20여일의 시간.. 참으로 어찌 할 바를 몰랐던 황폐한 마음이었지만..
82쿡이 있어 엄마의 따뜻한 손이 이마를 짚어주는 것처럼.. 그렇게 위로와 위안이 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제가 컴퓨터와 인터넷 공간이라는 어쩌면 차디찬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면서.. '이 곳을 몰랐으면 어찌 살았을까..'
싶을 만큼 가슴 따듯하고 뿌듯한 공간이지요..
피를 나누는 형제나 친구끼리라도 쉽게 같이 하지 못할 일들, 마음을 하나로 모으지 못할 일들이 이곳에선 자주
기적처럼 이루어짐을 봅니다..
역시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구.., 그래도 사람들에게 기대해볼 수밖에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곳..
저 오늘 여러분에게 일상에선 자주 하지 않는 사랑 고백을 하는 저녁입니다..! ㅋ~
인터넷 공간 그 어디를 둘러봐도 정을 붙일 만한 곳이 쉽게 없는데.. 이곳은 하루라도 안들어오면 좀이 쑤시는 곳,
시답잖은 미팅이나 만남을 하는동안에도 '아~ 이 사간에 집에 가서 우리 82 사람들 만나는 게 더 재밌고 유익하겠다..'
는 생각을 자주 하게 만드는 이상한 곳이지요..^^
잔다르크처럼, 장발장처럼 총대 매주신 믿음님, 그리고 도와주시고 성금에 참여해주신 모든 님들, 어쩌면 게시판을
들여다보질 못해 참여하진 못했으나 한마음으로 모두 응원하셨을 82님들과 길손님들.. 모두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의 문님은 트윗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제가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함께 했던 모든 분들께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멘붕이 변화의 새로운 에너지로 바뀌길 바란다" 구요..
어쩌면 그의 이름을 통해 우리가 치유받길 바랬을 이 광고 행위를 통해..정말이지 적지 않은 힐링이 되었음을
솔직히 우리 고백하자구요..! ^^
이제 뜨겁고 간절한 새해 소망의 모닥불처럼 피워올린 이 행사는 온통 가슴 먹먹한 추억 속에 막을 내리고,
그 불씨만 빨갛게 남아 있습니다.. 아마 이 불씨는 영원히 꺼지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문님도 우리가 차분한 일상인으로 살면서..이 불씨만은 영원히 간직해주길 바라시겠죠..
전남일보 기사를 제가 써서 믿음님을 통해 보냈는데..헤드 타이틀이 '문재인, 당신을 응원합니다'로 나왔더군요..
광고의 헤드 카피나 헤드 타이틀의 중요성은 언급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지요.. 조금 아쉽긴 하더군요..
아직도 우리가 대선 정국에서 그를 응원하는 것 같은 ,약간은 편가르기를 하는 느낌이 들어서요..ㅎ
그대로 실리진 않았지만..원래 보냈던 타이틀은,
"문재인님을 위한 위로 광고지만, 우리를 위한 치유광고입니다" 라는, 어쩌면 살쩍 이기적인 심리가 엿보이는
미안한 제목이었는데..'우리가 치유되길 바란다'는 문님의 트윗 글은 마치 이것을 이해하신 것 같아
역시 '우린 하나', 이심전심이라는 생각에 또 다시 행복해집니다..
전남일보에 한 기자가 편집해서 써주긴 했지만.. 우리 지난 20일간의 아름다운 여정을 되짚어보고..
이 광고 나눔의 역사를 모르시는 회원들이나 길손들에게도 이 과정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82쿡일보 기획기사'로 올려봅니다.. ^^
다시 한 번 믿음님과 여러분 모두에게 깊숙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소망의 불씨를 품고, 정결한 에너지 가득한 새해를 열어가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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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생활 정보 사이트, 82쿡 회원들 성금 모아 '문재인 헌정광고' 게재
“문재인님을 위한 위로 광고지만, 우리를 위한 치유 광고입니다”
“비록 문재인의 국민이 되지는 못했지만, 문재인을 영원히 기억하는 국민으로 살고 싶고, 그에게도 우리라는 존재가 변함없이 함께 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이 차가운 바람이 그분에겐 얼마나 시릴까요. 우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해 따뜻하게 녹여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어디선가는 승리의 뜨거운 함성이 겨울 한파를 몰아내고, 어디선가는 외신에서조차 언급되던 ‘멘붕’이 만들어내는 정신적 쓰나미에 집단 공황 상태를 일으키고 있던 지난 12월 20일 오후, 요리와 살림 정보를 공유하는 국내 최대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 82쿡( www.82cook.com )의 자유게시판에는 '믿음'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한 회원의 글이 올라, 불과 몇시간만에 1만여명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3백여개의 폭풍 댓글이 달렸다.
대선 후유증으로, 많은 회원들이 무기력증을 호소하며 일이 손에 안잡힌다, 당분간 TV건 인터넷이건 아무것도 하기 싫다, 는 등의 반응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게시판을 순식간에 뜨겁게 달군 글의 내용은 낙선한 문재인 전후보를 위로하는 신문광고를 내자는 것. 문후보가 당선되면 돌리려고 했던 떡값, 비록 올해는 사입지 못해 춥겠지만 따뜻한 미래를 위한 겨울 방한복비, 우울증 치료약값.. 등을 내어놓겠다는 회원들의 응원글이 쏟아져 나왔다. 그 어떤 사이트에서도 보기 힘든 반응들이었지만, 82쿡에서는 그리 생경한 일도 아니었다.
아기를 키우는 30-40대의 평범한 주부들이 대다수지만, 사회의 모든 문제에 예민한 촉각을 세우고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해 진보적 성향으로 무장되어 있음을 숨기지 않는 그들은, 이미 여러번 단결된 행동을 통해 집단 지성의 힘을 과시한 바 있다. 광우병 파동 때는 유모차 군단으로 촛불 시위 현장에 나타나 아기엄마들의 절실한 마음을 보여주었으며, 조선일보 광고주들을 압박하여 광고를 철회시키는 놀라운 위력도 나타내어 조선일보측으로부터 고소 협박도 당해보았고, 나주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 때는 성범죄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명동에서 벌이기도 했다. 지난 해 7월엔 1백50일 넘게 파업을 벌이고 있던 MBC 노조원들의 몸보신을 위해 요리 사이트 회원답게 영양 삼계탕을 여의도 사옥 앞으로 나르기도 하였다.
그렇다고 그들이 정치적 이슈에만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남편이 췌장암으로 사망하고 어린 아이와 힘겹게 살아간다는 회원의 글이 익명으로 올랐을 때도 순식간에 마음을 모아 지원해주고, 소모임을 조직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펼치기도 한다. 요리는 물론, 육아, 리빙, 쇼핑 등 주부 생활 전반에 걸친 노하우를 10여년에 걸친 역사 속에 축적된 풍부한 자료로 소개하고, 살아가면서 부딪는 다양한 궁금증에 대해 실시간 조언들이 생동감 있게 올라오는 이곳은, 인터넷 여론을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면서도 자체 정화작업을 강력하게 해나가는 ‘개념있는 여성들의 공간’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는 사이트다.
이번 문재인 위로 광고도 보름정도의 모금기간을 예상했으나 불과 나흘만에 6백여명이 넘는 모금이 이루어져, 한겨레신문과 전남일보, 시사인 잡지 등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었으며, 성금의 일부는 쌍용, 한진중공업 등의 해직노동자 가족을 위해서도 쓰여진다. 그 어떤 정치권의 도움이나 단체의 후원 없이, 회원들의 나눔의 열기만으로 만들어진 이번 광고는 제안에서 모금, 광고 카피 및 디자인, 홍보 등 모든 작업이 그들의 힘만으로 이루어졌다.
그렇다고 진행과정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금액이 적지 않은 만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인터넷 포탈에서 제공하는 희망모금을 청원하여 진행시키고자 하였다. 서명인원 5백 명을 넘기면 해당 포탈에서 심사를 하여, 통과되면 본격 모금을 실행시킬 수 있는 과정이었다. 불과 며칠만에 수천 명의 네티즌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웬일인지 심사 결과는 1주일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정치적 사안이 심사의 발목을 잡은 듯한 분위기였다. 회원들의 슬픔을 치유하고, 문재인 후보에게 위로와 감사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행여 꺾일새라 노심초사한 이들은 결국 82쿡 회원 중심으로 모든 것을 해나가기로 결심하였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엠팍이나 PGR21 같은 커뮤니티에서도 성금을 보태왔고, 미국, 캐나다, 싱가폴, 인도 등지에 있는 해외 회원들까지도 정성을 보내왔다. 빠르고도 뜨거운 성원에 힘을 얻은 82쿡 회원들은 이틀간 사이트 내에서 바자회도 개최, 중고 생활용품을 팔아 기금을 늘려나갔다.
광고 문구와 디자인 등은 지나친 정치색을 띄거나, 현 당선자를 지지한 사람들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는다는 엄격한 원칙 아래서 게시판을 통한 공모를 하여 재능 기부로 이와 같은 감사와 희망을 전하는 광고가 만들어졌다.
“몇십만, 몇백만 씩의 돈이 쉽게 모여 만들어진 단순한 종이 한 장의 광고가 아닙니다.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상실감과 절망감 속에 자신을 내던지고, 정의는 사라졌다는 생각 속에 나눔조차 포기하겠다는 의식들이 팽배해 있는 이 때, 그래도 우리는 사랑과 희망으로 새로운 시간을 함께 열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어려운 상황에서 살림을 해나가는 많은 주부들의 작은 정성이 강물처럼 모여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단순히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반대편에 서있는 절반의 사람들에게도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메시지를 잔잔하게 심어주었으면 하는 그들의 따뜻한 소망이 시대의 큰 울림으로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