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마흔 넘긴 처자고, 햇수로 5년정도 사귀고 있는 남자가 있어요.
둘이 결혼은 하기로 했는데 (그 사람은 아이 없이 노후를 함께 하고 싶어해요. 이젠 저도 체력이 딸려서 아이는 포기 )
원거리로 각자의 나라에 살다보니 내년에 내년에 하면서 2년째 서로 미루고 있네요.
한달에 한번 만나지만 아직까지는 애뜻하고 뜨겁고 좋아요. 남친은 매일 스카이프나 보이스톡으로 전화 하고 있고요.
결혼식은 어려서부터 싫어해서 안하려고 해요.
그래도 저는 주변 사람들 눈 의식해서 혼인신고라도 빨리 할까도 했는데 남친은 어차피 곧 몇년내로 같이 생활하게 될텐데
급할게 뭐가 있냐 그냥 금년, 내년 이런 식으로 시기를 잡아 버리니 저도 양국에 혼인 신고시 번역도 해야하고
귀찮다 싶어지니 같이 미루게 되네요.
(서로 결혼의 관점이 다른것도 있어요. 저는 혼인신고만 하고 각자 돈 벌고 따로 살아도 신고 했으니 결혼이다.
남친은 혼인신고하면 같이 생활을 해야 결혼이다. 같이 생활하는게 확정되면 그때 신고하자 이거죠.
- 제 직장 대우가 너무 좋아서 그만두고 바로 갈 상황도 아니에요.)
문제는 주변 사람들... 만나면 언제 결혼하느냐가 인삿말이죠.
이 질문에 위의 상황을 다 설명했지만 다시 만나면 다 까먹고 또 질문들을 해대니 또 똑같은 대답하려면 짜증도 나고...
몇달전엔 베프가 자기 남편이 저보고 그만 딴 사람 만나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듣고 도대체 말을 어떻게 전했길래
저런 말이 나오게 하나 싶어 서운하고 열 받아서 저도 모르게 '그걸 말이라고 하냐'라고 소리를 빽 질렀네요.
지난주엔 저희 소개해 준 친구가 몇년 지켜보더니 속 터진다고 다른 사람 만나보라고 소개해준다고
카톡으로 다른 남자의 사진을 보내왔네요.
최근엔 제가 결혼 빨리 하고 싶다고 한적도 없고, 이대로가 좋다는 말을 했는데도 그러네요.
'너 제정신이냐..'라고 카톡 대답 하고 싶은것을 꾹 참고 '41살에도 소개팅이 들어오니 신기하네' 이러면서
'나는 결혼이 안급해' 라고 답장했어요.
지금 남친이 거의 처음 남자인데 남자가 없을때는 '남자 없냐 왜 없냐' '눈이 높아 그러지' 하면서 불쌍하게 보더니
최근 몇년은 남자가 있다고 당당해 말하니 '결혼은 언제 하느냐' '왜 여태 결혼을 못 하느냐' 결혼 결혼 결혼....
요즘은 차라리 결혼 날짜 잡을 때까지는 남친 있다 소리 하지 말것을 하며 후회가 되는군요.
아! 결혼이 연애와 인생의 목표여야 하는 이 현실이 참 깝깝하구만요.
언니들 동생들 위로 좀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