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잉글리쉬로즈님과 영미문학소설에 관한 글을 읽고 넋두리

30대 주부 조회수 : 3,000
작성일 : 2013-01-07 11:51:50

안녕하세요.

 30대 주부에요. 한참 육아에 지쳐서 5년여의 세월을 보내고.. 이제 6년차에 접어듭니다. 물론 임신기간 포함해서요.

인간의 삶은 어떤계기로 인해 각성을 하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깨달음일수도있고.

갑작스러운 사고나 이벤트일수도 있고.

저 같은 경우는 남편의 바람이네요.

이제. 1년 되었습니다. 최초 알게된 날짜가요.

작년 이맘 남편은 처녀를 만나 결혼하자고 호텔방에서 극락(?) 시간을 보냈죠.

 

어찌 저찌 봉합하고 살아오고있고, 그 와중에 82님들이 도움을 많이 주시기도 하시고. 뭐 악플도 견디고 그러면서 1년이 지났네요.

 

요즘 잉글리쉬로즈 처자의 글을 읽으며 새록새록 즐거워지고있어요.

저도 20세 이전을 책과함께 보낸 고독한 아이였거든요.

책을 읽기위해서는 

정말 친한 친구가 많이 없어야해요 ㅎㅎㅎ

혼자만의 시간=책보는시간 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뭐더라... 우리때는 조그만 문고판 '범어사?' 뭐 이렇게 써졌던거 같은데.. 노란표지의책은 모르겠어요.

200권씩 되는거  쫘아아악 있고 그런 책들로 홈즈시리즈도 다 읽고 (홈즈1, 2, 3 뭐 이런거?)

그리고 좀 큰 책으로 두껍게 오만과 편견등등 다 읽으며 컸는데.저같은 경우는 이사를 많이다니고 중간에 본가를 떠나 대학교부터 자취생활을 하다보니 책들을 본가에 둬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여튼, 각설하고.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 정말 고등학교때 내 인생 최고의 로맨스책.

남들 할리퀸보면서 흥분하고 왜 나는 몸매도 별로고 아몬드 or 다야몬드 눈 모양의 마성의 미녀가 아닐까 고민하던 친구들 사이에서 늬들은 육체적인 사랑을 좋아하니? 흥! 난 키스신 조차 안나오는 오만과 편견 좋아한다고 흥흥거리던... ㅎㅎ

그리고 그린게이블스의 빨강머리앤..... 완역본이 2002년도에 새로 나와서 그거 산다고 난리였었죠. 열 몇권짜리. 그때쯤 EBS에서 전쟁통에 길버트가 편지쓰는 버전의 드라마를 내보낸거 같네요.

 

폭풍의 언덕, 제인에어, 비밀의 화원, 소공녀, 그리고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보며 마들렌은 뭔맛인가?? 읭? 이러고..

 

근데 댓글 읽다보니 다들 가보신 분들이 많군요!

전 영국, 영국 노래만 불렀지. 20대에 가보지 못했어요.

어제 오늘 한동안 우울했죠..............

난.... 20대에 정말 열정적이고 새벽3시에 바다 보고 싶다고 서울에서-정동진까지 운전해서 모래사장에 맥주캔 하나 꽂아 놓고 뜨는 해를 바라보며 말보로 레드를 겉멋들어 한대 피우는  여자였는데.

어쩌다 다른 사람 다 가보는 소설속 영국도 못가본 아줌마가 되어버렸을까...

왜 안갔을까....

나도 프린스에드워드 섬 가서 양배추 소금절임돼지고기가 뭔맛인지 보고 싶고. 제인오스틴이 휴양지라고 극찬하던 바스에 들러 오후의 홍차 한잔을 즐기고 싶었는데 말이죠.

 

생각해 보니 남편놈때문이에요!!!!!

24세에 이놈을 만나!!!

혼자서는 눈치보여서 여행도 못가고...!! 그전에는 해외로 잘만 싸돌아 다녔건만.

동갑내기 남편이 군미필이라서.......... !

같이 해외여행 갈 수있는 나이가 되니 30대가 되고. 애낳고 기르다보니 멘붕.

 

아아아 ㅜㅜ 정말 가고싶습니다.

소설속 그곳!!!

남편은 자긴 원래 해외여행따위 안 좋아하고 한식만 좋아하고(난 식성이 서양식) 그렇다고 바람필 무렵에 폭탄선언을 하더군요......장장 10여년간 속고살아와서 정말 가슴아펐죠. 난 남편도 문학소년인줄 알고 사랑했거든요.

결혼하고 보니 책따윈 절대 안읽더군요.

연애때는 내가 무슨무슨책 읽고있어... 하면 당장 사거나 대출해서 읽어보고 감상평을 말해주고 이야기도 곧잘 하곤 해서

난 저와 같은 취향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아마 지금은 내가 영국간다고 하면 돈낭비 시간낭비 잉여충같은 인간이라고 비웃을거에요.

그래도 최근 글들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희망없이 살았구나....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저 힘내서....일단 도서관 가서 읽은지 오래된 책들부터 차근차근 읽어보고...

영국여행을 버켓리스트에 올려놓고 희망을 가지고 살래요...

 

50살 되면 애들도 다 대학가느라 없을테고...

저도 자유로워지겠죠...?

 

오늘도 견디렵니다.

 

 

저도 일기장이 없어 여기다 쓰네요 ㅎㅎ

 

 

 

 

 

 

 

IP : 222.114.xxx.57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13.1.7 12:00 PM (175.118.xxx.55)

    님 일기 잘읽었습니다ᆞ또 일기 부탁해요ᆞ^^

  • 2. 말보로
    '13.1.7 12:05 PM (59.26.xxx.236)

    레드
    그 독한걸~

    재밋네요
    저하고ㄷ도 오버랩되구..
    저야말로 잉여 같다는...글도 이렇게 맛나게 못쓰는 ㅠㅠ

  • 3. ㅁㅁ
    '13.1.7 12:16 PM (210.216.xxx.203)

    글 잘쓰시네요 저도 동감을 하며 읽었어요
    우리 나중에 영국 같이갈까요?ㅎㅎ
    저도 어제 영국다녀오신분 글 읽고 새벽까지 잠이
    안오더군요 나는 뭐한거지 싶어서요

  • 4. ...
    '13.1.7 12:22 PM (221.141.xxx.56)

    아직 젊으신걸요. 책 많이 읽으시고요, 오늘도 힘차게 파이팅하세요!
    이루시고 싶은 소망, 언젠가 꼭 이루시길 바랄께요 ^^

  • 5. 잉글리쉬로즈
    '13.1.7 12:23 PM (218.237.xxx.213)

    제가 친구 없이 책만 읽은 케이스예요. 속으론 열렬히 친구 사귀고 싶긴 한데, 사람들 앞에선 참 쑥맥이고 그랬어요.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그래도 원조 쑥맥끼는 숨기려도 남아 있어요ㅋㅋ 범우사 세계문학전집 이야기하시나봐요. 그것도 좋아했는데ㅋㅋ 비밀의 화원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오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제 대학 시절을 점령했던 책이죠ㅋㅋㅋ 우리 다 함께 언젠가 영국 갔으면 좋겠어요. 저도 지금은 시간도 돈도 안 되지만 힘내보려구요.

  • 6. ㅋㅋㅋ
    '13.1.7 12:40 PM (110.11.xxx.43)

    당연히 지구 어디라도 갈 수 있죠....그래서 우리에겐 곰국이 있잖아요...ㅋㅋㅋ
    저는 벌써부터 남편한테 곰국 끓인다고 협박합니다. 남편이 그거 끓여놓고 어디 갈건데?? 물으면
    간략하게 대답하지요...."응? 묻지마 관광!!!"

  • 7. 이거이거
    '13.1.7 12:55 PM (203.244.xxx.3)

    82 영국 여행계 하나 조직해야겠어요
    저도.... 너무너무 가고 싶어요
    아침 출근길에 그 글 읽고 정말 가슴이 두근두근 했어요

  • 8. 원글
    '13.1.7 1:00 PM (222.114.xxx.57)

    지금 드는 생각인데.. ㅎㅎ 이거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겠네요. 카모메 식당이 여행와서 정착하는 아줌마 이야기라면 우리는
    온라인커뮤니티 파리쿡에서
    아줌마들이나 싱글미혼이 삼삼오오 모여서 영국소설 이야기하다가
    마침내 영국계를 조직해서
    일주일간 떠나는 이야기 ㅎㅎㅎ
    낮에는 관광하고 늦은 저녁 영국식 펍이나 호텔라운지에서 삼삼오오 모여 흑맥주 한잔에 or tea 한잔에 살아온 인생이야기도 하고
    삶의 추억들을 공유하는 잔잔한 드라마 영화.

    한편 만들어도 잼날거 같아요.

  • 9. ...
    '13.1.7 1:04 PM (203.244.xxx.3)

    오호.. 영화 아이디어 정말 좋은데요
    제가 좋아하는 스턀의 영화이기도 하고요

  • 10. 잉글리쉬로즈
    '13.1.7 1:14 PM (218.237.xxx.213)

    그래서 황야에서 비 맞으며 다들 아임 커밍 아임 커밍 하고 기우제 지내는 광년이들처럼 싸돌아 다니고ㅋㅋ 펍에서 싱글 미혼은, 로체스터나 다아시 같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영국 훈남 만나서, 친구도 우정이고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고ㅋㅋㅋㅠㅠㅠㅠㅠ

  • 11.
    '13.1.7 1:26 PM (121.130.xxx.202)

    혼자만의 시간=82쿡하는시간
    82쿡에서 추천받아 읽으려고 쌓아둔 책은 탑을 이루고. . .
    꿈을 찾으셨네요 이제 정진합시다 일단 적금부터 들고!^^

  • 12. ㅁㅁ
    '13.1.7 2:08 PM (175.211.xxx.106)

    저는 40넘은 아줌마인데요 . 활발한 편이었는데도 중고딩 야자 시간에 읽었던 수많은 고전 ... 제인에어 , 퀴바디스 ,폭풍의 언덕 .. 등등 중학교 입학하고 학교 도서관에 있던 10권짜리 빨강머리앤보고 도서관에 처박혀 다 읽었던 기억들 ....나 크면 꼭 영국 , 캐나다 가보리라 했는데 어느새 50이 다되어갑니다 ㅜ.ㅜ
    어제오늘 마음이 따땃해집니다 ....

  • 13. 유ᆞ
    '13.1.7 2:10 PM (175.223.xxx.240)

    계속 일기 여기다 써주세요
    님 멋진 분 같아요
    미루지마시고 멋지게사세요

  • 14. 쓸개코
    '13.1.7 4:54 PM (122.36.xxx.111)

    원글님 원글이며 댓글이며 너~무 재밌어요.^^ 심정도 이해가고요~
    아몬드 or 다야몬드 눈 모양의 마성의 미녀..ㅋㅋㅋ
    근데 갈때 82깃발 가지고 가는건가요?

  • 15. ...
    '13.1.7 8:06 PM (222.109.xxx.40)

    자유 여행갈 깜냥은 못되고 혹시 한국 여행사 상품에 원글님 말씀하신
    문학 여행 상품 있을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8021 접촉사고후 1 ㅠㅠ 2013/02/14 990
218020 2월 14일 경향신문,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3/02/14 607
218019 가구 쏘홈 어떤가요 2 루비 2013/02/14 1,546
218018 서울에 1 궁그맘 2013/02/14 711
218017 유리냄비 쓸만한가요? 3 보관만 2013/02/14 1,386
218016 피부관리실에서복부관리 도움되나요?경험자계심 말씀부탁드려요 2 집앞 2013/02/14 1,788
218015 외고생 학부모님들께 질문드려요 8 결정 2013/02/14 2,224
218014 스크린골프비용 5 마리 2013/02/14 2,970
218013 면세품.. 한국 영국 중 어디가 더 쌀까요?? 면세 2013/02/14 1,421
218012 7년동안 연락안한, 알았던 사람의 결혼식 모른척해도 되죠? 8 나참 2013/02/14 3,268
218011 38에 임신을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19 임신으로힘든.. 2013/02/14 4,888
218010 다가구주택인데 주인이 집을 팔았어요 6 나나 2013/02/14 2,811
218009 프랑스 파리요^^ 3 ... 2013/02/14 1,770
218008 조인성이 연기 잘하는거예요? 10 연기란 2013/02/14 4,571
218007 송혜교는 피부 나는 거죽 29 송혜교 2013/02/14 7,123
218006 영화 "졸업"ost 중-스카보로 시장.. 1 까나리오 2013/02/14 1,162
218005 7월 극성수기 이전 제주 호텔 요금 아시는 분.. 3 ... 2013/02/14 1,145
218004 남편이 죽어도 이혼한대요..글을 보고 93 ... 2013/02/14 19,632
218003 박근혜 말 되네요 3 박근혜 2013/02/14 1,855
218002 대형건설사들 '아파트 층간소음' 등급 살펴보니 1 주택소음등급.. 2013/02/14 2,038
218001 도박은 정말 답이 없나요? 7 지나는이 2013/02/14 3,043
218000 미국 소방관의 감동적인 운구 행렬 3 카우 2013/02/14 2,335
217999 조카가 너무 이뻐죽겠어요... 10 ^^ 2013/02/14 3,612
217998 궁금해요~ 오수 조인성을 왜? 6 그겨울바람 2013/02/14 2,781
217997 미국내 태권도장의 사기수법과 도장 선택법 2 신문기사 곧.. 2013/02/14 3,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