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레미제라블을 보고(영화 vs 스케이트)

더블샷 조회수 : 2,232
작성일 : 2013-01-07 03:15:11

극장가서  조금만 지루하면 바로 잠이 드는 저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심지어 아바타도 거의 자느라 못봤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오늘 레미제라블 영화를 봤는데, 정말 1초도 안자고 너무 몰입해서 봤네요.  팜핀이 힘들게 죽어가는 모습보면서 폭풍 눈물,  계란으로 바위치듯 어설픈 힘으로 목숨 버리는 젊은이들,  그 순수하지만 허망한 죽음, 더러운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미한 눈빛들.. 보는 내내 너무 눈물이 나왔네요.

이런 저런 생각도 많이 들더라구요. 어릴 때는 혁명이니, 가난이니, 그런 것들이 정말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는데, 세상 무서운 거 아는 어른이 되어서인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저렇게 살았고, 아직도 세상에는 그 지독한 가난과, 지독한 혁명,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당장 나에게는 잠깐 운좋게 비켜가고 있는 거다라는.. 하지만, 누구든 항상 운이 좋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운이 나쁜 사람들은 저항하거나 체념하고,  운이 좋은 사람들은 외면하고... 역사와 사회 속에서 개개은 연약하고 어리석고..  그렇게 또 역사가 반복되며 사람들은 살아가고..

이게 아이들을 키우면서 더 절실하게 생각되는 것도 같아요.  (공포마케팅 영향을 받아서 걱정이 많아진 것도 좀 있는듯요), 드라마(서영이 같은)를 봐도 부모가 잠깐 정신줄 놓으면 아이들 인생이 참 서러워지는 것도 그렇고, 팜핀은 딸내미를 그런 곳에 맡기고 정말 심정이 어땠을까.......참.. 여러 잡생각까지 꼬리를 물면서 슬프게 봤네요.

오페라를 안 봤어서, 수잔보일이 씩씩하게 불렀던 그 노래(i dreamed a dream 인가..)를 앤 헤서웨이가 부를 때 아 저런 노래였구나 했네요.. 아, 앤헤서웨이는 정말..  갑입니다..    앤헤서웨이의 더럽고 너무 안 예쁜 모습이 눈물나게 아름다웠다는 것이 제가 느낀 이 영화의 주된 이미지인 것 같아요.  끝날 때, 와.. 이러면서 박수가 저절로 나왔는데,  아무도 안 쳐서 뻘줌했네요. 느낌이 다 같진 않았나 봐요. ^^;;

집에 오니 김연아의 또 다른 레미제라블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지난 번 경기때는 실수도 많이 하고, 음악도 잘 몰랐어서 별 감흥이 없었는데,  오늘은 많이 달랐네요.  on my own과 one day more 같은데, 영화장면도 생각나고, 김연아 선수 연기도 너무 아름답고..이건 뭐랄까 세속적인 성공을 떠나 어떤 경지의 아름다움 같은 거요..   해설하시는 분도 울먹이고, 관중들도 눈물을 글썽이네요.  일등한다고 올림픽같은 대단한 영애가 있는 경기도 아니지만, 참 아름다워서 왠지 맘이 짠한게 슬픔과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름다움과 슬픔의 느낌은 깊은 곳에서는 서로 비슷한 지점에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오늘의 감상평 요약은, 영화 레미제라블은 너무 슬퍼서 아름다왔고, 스케이팅의 레미제라블은 너무 아름다와서 왠지 슬펐다.인것 같네요. ^^

 

IP : 218.236.xxx.10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더블샷
    '13.1.7 3:18 AM (218.236.xxx.108)

    아.. 바로 전에 저랑 비슷한 느낌을 받은 분이 이미 글을 쓰셨네요.. ^^;;;

  • 2. 예술가 연아
    '13.1.7 3:20 AM (183.102.xxx.12)

    그렇죠!! 음악만 들었을 때와는 달리
    영화를 보고 연아 스케이팅을 보니 뭔가 더 깊은 울컥함이 몰려오더라고요.
    이것이 몇개의 감정이 중첩되어 나오는 감동같았어요.

  • 3. 더블샷
    '13.1.7 3:28 AM (218.236.xxx.108)

    오늘 괜히 감정과잉인가 살짝 걱정했는데, 동지를 만나서 반가와요 ㅎㅎ

  • 4.
    '13.1.7 3:29 AM (121.139.xxx.140)

    글 잘쓰시네요
    연아경기보고
    울면서
    내가 왜 우나했는데
    이런 감정 으로 그랬나봐요

    슬프고도 아름다운

  • 5. ...
    '13.1.7 7:05 AM (220.255.xxx.83)

    전 박물관이나 베르사이유 궁전 가서 화려한 유적유물들 전시해놓은것만 봐도 그냥 속이 별로 편하지많은 않아요.
    그리고 세상을 알면 알수록 그 당시나 지금이나 별 다를건 없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8383 잠이 안와서 꼼수 듣고 있어요 7 ㅇㅇ 2013/05/01 1,429
248382 돈 잘 버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7 -_- 2013/05/01 4,161
248381 색소폰 불고 곶감 먹고 - 미공개 노통사진 6 우리는 2013/05/01 1,510
248380 친정인데 집에 가기 싫어요 2 .... 2013/05/01 1,502
248379 7층여고생 8 9층아줌마 2013/05/01 2,670
248378 수학 2 중3 2013/05/01 896
248377 나인 정동환(최진철) 13 어쩌라고75.. 2013/05/01 3,813
248376 눈물이 멈추질않네요 7 슬퍼요 2013/05/01 2,158
248375 난 왜 나인보다 옥정이네가 더 좋죠? 20 키스신 2013/05/01 3,038
248374 호텔에서 지내면요 3 ㅇㅇ 2013/05/01 1,799
248373 공동주택 공시지가 어디가 내렸나 .. 2013/05/01 456
248372 국정원 보조요원 댓글 알바 실체 드러날까? 7 일베아베 2013/05/01 1,029
248371 바람난 아내글쓴이 - 아이의 소원 2 증말힘들다 2013/05/01 2,272
248370 이진욱..눈빛....ㅜㅜ 4 으악 2013/05/01 2,745
248369 상가주택을 주택으로 바꾸면 세제혜택이 있나요? 조언 부탁 2013/05/01 623
248368 한국사람들 미국올때요. 24 여행 2013/05/01 5,785
248367 삼생이 시청소감에... 2 ㅋㅋ 2013/05/01 1,759
248366 영어좀 도와주세요 2 ^^ 2013/05/01 580
248365 혹시 샐러드미인에서 샐러드 구입해 보신분? 4 ㅅㅅ 2013/05/01 1,171
248364 홈플러스 너무 비싸네요.. 9 정말 2013/05/01 3,474
248363 라식 수술후에 또 하신분 계신가요 3 열불나 2013/05/01 1,868
248362 출렁거리는 종아리 살 뺄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4 .. 2013/05/01 3,350
248361 문재인펀드 아직도 상환 중이랍니다~ 1 참맛 2013/05/01 1,659
248360 지금 GS홈쇼핑에 나오는 어린이 자동차.. 위험하지 않나요? 1 .. 2013/05/01 890
248359 늦은시간 귀가 . 질문요 바람난 아내 글쓴이입니다만... 29 증말힘들다 2013/05/01 5,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