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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인에어, 폭풍의 언덕, 오만과 편견

일기장이 없어서;;; 조회수 : 8,212
작성일 : 2013-01-07 00:59:02

앞에서 어떤 분이 위의 세가지 책을 가장 좋아하신다고 하시고

재미있게 줄거리를 적어주셔서 저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저 역시 저 책들이 저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책들이었고

지금도 틈틈히 좋아하는 부분을 읽거나 관련 컨텐츠를 찾아보는 것이 취미입니다.

82에는 저와 같은 취향의 분들이 많으셔서 참 좋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제인에어 양장본 앞에 나온 브론테 자매의 초상화와 목사관사진을 보거나

"바람에 나부끼는  황야의 히이드 같이"

라는 구절을 읽을 때 도대체 히이드란 식물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하고

구릉지대는 어떤 모습일까 혼자 상상의 나래를 폈었습니다.

 

돈피일드 저택과 로체스터씨가 말을 타고 달렸을 황야의 길, 그리고

캐서린의 오두막은 어떤 모습일지, 펨벌리의 숲과 다아시씨의 저택을

사춘기 소녀의 상상력으로 그려보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나이 마흔이 다 되어가는 즈음에 더 늙기 전에 제 소녀때의 상상을 만나러

좀 무리를 해서 2년전 영국 중부 잉글랜드 지방을 혼자 여행을 갔었습니다.

 

먼저 상대적으로 교통편이 편한 오만과 편견 영화의 배경이 된 채스워스저택을

버스를 갈아타고 물어물어 찾아갔었는데

애석하게도 이곳에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씨를 만나기보다는

조지아나공작부인에 대해서만 잔뜩 알고 왔습니다.

영국국왕과 러시아 황제가 손님으로 머물렀던 엄청난 규모의 저택은 화려하게 장식된 방들과

잘 다듬어진 정원과 그당시 기술로는 놀라웠던 분수가 있는 대연못 등 볼거리가 많았지만

리지와 다아시씨가 같이 거닐던 정원을 느끼고 싶었던 저에게는 아쉬움이 많은 장소였습니다.

 

당시에 저택에서는 현 데본셔 공작이 자신의 어머니의 생일을 기념한 회고전같은 것이

열리고 있었는데 초상화와 사진을 통해 본 전공작부인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에

같은 여자로 태어났는데 인생 참 공평치 못하군하는 쓸데 없는 생각을 했읍죠.

 

하지만 책에서 리지가 언니 제인에게 펨벌리의 저택을 보고 나니

다아시씨에게 호감이 생기더라 하고 농담으로 웃으며 말했던 것이 이해가 되었어요.

나같아도 그런 대저택에 살면서 나에게 잘해주려고 애쓰고 우울한 인상이지만 지적인 느낌의

날씬하고 키큰 남자라면 없던 호감이 마구마구 생길 것 같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찾아간 곳은 정말 어렸을 때부터 가고 싶었던 하워스였습니다.

이곳은 아직도 예전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작은 마을로 가는 교통도 불편했습니다.

마을도 아주 작았고 묵을 곳도 예약이 안되어서 이웃마을의 옛저택을 개조한 유스호스텔에서 잤는데

커다란 저택의 어두운 삐걱거리는 마루, 4개의 이층침대가 있는 커다란 방에 투숙한 사람은 나혼자이고

저녁이 되어 창밖을 보니 불빛하나 안보이는 깜깜한 야경에 혼자 아! 제인에어가

돈피일드 저택에 왔던 첫날 느낌이 이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며

설마 내가 잠든 와중에 미친 로체스터 부인이 촛불을 들고 내 침대 머리맡를 내려다보진 않을거야

다독이며 잠들었습니다. ^^;;

 

비가 오락가락하는 음울한 날씨에 하워스 마을의 뒤편 언덕에 있는 교회와

교회뒤의 묘지, 그리고 묘지를 바라보고 서있는 작은 이층의 목사관은

어렸을 적 추운 밤 이불속에 엎드려 책을 보며 상상하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브론테자매가 날씨가 나빠 황야를 산책하지 못할때 책의 줄거리를 구상하며 서로 소설속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하며 운동삼아 종종 거닐었다는 거실은 터무니 없이 작아 어이가 없는 동시에 왠지 울컥했고

거실의 창문을 통해 바라본 바깥 풍경은 교회뒤편의 시커먼 묘지뿐이라

샬로트와 에밀리의 소설의 정서가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거라 공감했습니다.

 

잔뜩 가라앉은 기분으로 이층에 올라가 샬로트가 머물렀던 침실에서 그녀의 유품을 보다가

당황스럽게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터졌는데

그녀가 만들다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죽은 신생아용 하얀 보닛 앞에서 였습니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을텐데

뱃속의 아이와 함께 짧은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을 어렸을 적의 저는 미처 몰랐었고

보닛을 본 그 순간에야 알았기에 감정이 다스려지지 않았습니다. 

 

목사관 뒤편으로 드디어 제가 꿈에 그리던 히이드가 펼쳐진 넓은 구릉지대로

브론테 자매의 산책로라고 명명되어진 트래킹길로 접어들었을 때에는

마음이 너무나 센치해져 이 감정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데

오가는 사람들은 없고, 양들 뿐이고 참 외롭더군요.

사람들이 있어도 영어가 안되는 한계가 있네요;;

 

한시간 정도를 걸어 브론테 자매의 이름을 딴 아담한 폭포를 지나 양들이 다니지 못하게 쳐놓은 울타리도 넘고

가끔 양들의 응가도 밟으면서 언덕 위 캐서린의 오두막에 갔습니다.

폐허가 된 그곳은 양 몇 마리만 머물고 있을 뿐 사람이 사는 흔적이 오래전에 끊겼고

그곳 마당의 의자에 앉아 내려다본 구릉 저 아래지대는 아득하기만 했습니다.

 

폭풍이 치던 밤에 이곳으로 온 히드클리프를 생각하며 점심으로 싸간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먹고 있는데 저멀리 하늘에 시커먼 구름이 몰려오면서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양들은 비를 피해 허물어진 담벼락 밑으로 들어가는데

조그만 우산으로 버티며 오락가락 하는 영국 날씨를 즐겼습니다.

날씨가 개어 캐서린의 오두막을 뒤로 하고 목사관으로 돌아오는데

발길이 안떨어져 가다가 뒤돌아보고 또 조금 가다가 뒤돌아보고...

언덕 위 홀로 페허가 된 집을 돌아봤습니다.

내 생전 언제 또 여기 올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음울한 하워스를 뒤로하고 다음으로 간 곳은 윈더미어 호수지방입니다.

리지와 삼촌부부가 호수지방 여행을 계획했다가 시간이 부족해 방향을 바꾼것이

펨벌리가 있는 더비셔지역인데 저는 호수지방을 보지 못해 실망스럽다는 리지의

발언에 '내가 대신 봐줄께' 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였지요.

과연 리지가 가고 싶을 만한 멋진 풍광을 지닌 베아트릭스 포터와 피터래빗의 고장은

포터의 집도 좋았지만 배에서 내려 포터의 집까지 걸어가는 한시간의 여정이 꿈결같았습니다.

아마도 리지는 다아시부인이 된 후에 그곳을 다아시씨와 여행했을 것 같습니다.

 

십대초반의 날카롭지만 감성이 하늘을 찔렀던 어린 나와 다시 만난 것 같고,

꿈에 그리던 그 장소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던, 제 인생 가장 행복한 순간을

생각나게 해주신 어떤 분의 글에 갑자기 센치해져 이 밤에 이런 말도 안되는 긴글을 적었나 봅니다.

 

적어놓고 나니 쑥쓰럽네요.;;

IP : 125.177.xxx.170
4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영국
    '13.1.7 1:07 AM (193.83.xxx.244)

    갔다오면 그 상황이 전부 이해가 되죠. 글 잘 읽었습니다.^^

  • 2. 잉글리쉬로즈
    '13.1.7 1:12 AM (218.237.xxx.213)

    아아, 이런 글 진짜 좋아요ㅠㅠㅠㅠㅠ 저도 가보고 싶었거든요ㅠㅠ 왜 남들 보기엔 꾸질꾸질한 목사관인데, 완전 눈물 터지는 장소ㅠㅠㅠ 브론테 가는 그 미친 문학적 재능의 대가인지 전부 요절들을 해서ㅠㅠㅠ 샬롯이 그나마 안정된 삶을 누렸지만ㅠㅠㅠ 조지아나 데본셔는 공작부인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되어 국내에도 상영됐었는데 볼만합니다. 위더링 하이츠 자꾸 말씀들 하시는데, 그 작품은 참 가슴이 먹먹해져서, 해피엔딩도 아니고 하니, 하기 좀 힘들어요. 물론 사랑하지만ㅠㅠ

  • 3. 매직
    '13.1.7 1:13 AM (175.208.xxx.17)

    우리가 어렸을 때 상상으로 보았던 정경을 실제로 가서 보고 걷고 느꼈다니 정말 부럽네요. 마치 내가 같이 걸어다닌 것처럼 공감이 되네요. 호수지방까지 간 이유도 너무 재미있네요.
    책과 여행
    이 두가지가 나에겐 너무 꿈같이 좋은데요.

  • 4. 매직
    '13.1.7 1:17 AM (175.208.xxx.17)

    책과 여행 이야기 좀 더 풀어놔 주세요.
    마음이 시리게 하는 영국의 풍경이 본 것처럼 느껴지네요

  • 5. 잉글리쉬로즈
    '13.1.7 1:17 AM (218.237.xxx.213)

    샬롯이랑 막내 여동생은 그래도 그 황야를 떠나, 황야에서 만나더라도, 어떻게든 맺어지고, 안정적 삶을 누리는 소설들을 쓰는데, 에밀리는 그냥 황야에 심장을 묻은 여자였어요. 그녀 소설은, 한 번도 재밌게 읽은 적이 없어요. 지금까지도 무섭습니다ㅠㅠ
    저도 그 황야가 참 가보고 싶었어요. 목사관도 물론이지만, 그냥 황야를 거닐면, 저기 히스클리프, 저기 제인, 저기 말탄 로체스터, 저기 캐더린, 그런 식으로 등장 인물들이 뿔뿔이 흩어져 서로 찾아 헤매는데, 제가 그 가운데 걸으며, 가르쳐 줄 수 없어 안타까워 하는...그런 상념에 젖은 적도 있어요.
    아, 저도 망해가는 사업 걷어치우고, 여행이나 떠날까 봐요ㅠㅠ 정말 오밤중에 제 가슴을 자극하시네요ㅠㅠ

  • 6. 모모
    '13.1.7 1:18 AM (221.139.xxx.40)

    참 좋은 글이네요.많이 부럽기도 하구요
    전 에밀 아자르의 '자기앞의 생'에서 주인공 모모가 '니스'를 꿈꾸잖아요. 그리고 르끌레지오의 소설들속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이 거닐던 니스해변과 콩코드호텔의 로비,
    이런곳을 실제 가서 본 기쁨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수없는 추억이랍니다
    원글님처럼 그런 여행을 꿈꿔봅니다만...ㅠ
    늦은밤에 좋은글 일고 갑니다

  • 7. ^^
    '13.1.7 1:18 AM (61.99.xxx.70)

    글에서 브론테 자매의 느낌이 납니다.
    영향을 많이 받으신듯 해요.
    저도 낮은 구릉지대 라거나 바람결에 흔들리는 히이스 더미 이런 글로 표현된 풍경이 궁금합니다.

    살짝 따라갔다온 느낌이예요.

  • 8. 아..
    '13.1.7 1:19 AM (39.119.xxx.150)

    넘 부럽네요.. 호수지방이라니 ㅠㅠ 전 언젠가 프린스 에드워드섬 가서 일주일 있다 오는게 꿈이에요.

  • 9. 잉글리쉬로즈
    '13.1.7 1:22 AM (218.237.xxx.213)

    와 에밀 아자르 소설 간만에 듣네요. 그 꼬마가 개를 포기하던ㅠㅠㅠ

  • 10. 잉글리쉬로즈
    '13.1.7 1:23 AM (218.237.xxx.213)

    근데 가장 좋아한다기보다 영국 연애 소설에선 빅 쓰리다 이런 거였어요ㅋㅋ 프랑스 연애 소설도 또 장난 아니어서ㅋㅋㅋㅋ

  • 11. 고전여행
    '13.1.7 1:23 AM (221.139.xxx.223)

    올 여름 영국가는데 시간내어서 고전여행을 실제로도 꼭 해보고 싶네요.
    글 잘읽고 갑니다~

  • 12. ㅡㅡ
    '13.1.7 1:28 AM (211.234.xxx.73)

    일기장없으신게다행입니다

  • 13. 찻스워스를 가보셨다니
    '13.1.7 1:30 AM (86.18.xxx.237)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영국의 명소중 하나예요. 저희는 비교적 가까운데 살아서
    애들 어렸을때 여름이면 계단 폭포에 들어가 놀곤했죠..
    갈때마다 영국은 확실한 계급 사회구나 하는걸 절실히 느끼고 옵니다. 스케일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ㅠㅠㅠ

  • 14. 원글
    '13.1.7 1:37 AM (125.177.xxx.170)

    오래 벼르고 준비해서 간 여행이지만 정작 사진은 목사관 앞에서 한장밖에 안 남겼어요.
    혼자이기도 했고 그 음울한 분위기에 흠뻑 젖어서 기계에 방해받기도 싫고
    사진보다는 그 순간의 느낌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였죠.

    아마 죽을 때까지 못잊을 여행이 될것같고 제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었는데
    주위에 별로 공감할 분이 없어서 이런 이야기는 82에 처음 털어놔요.

  • 15. 멋져요
    '13.1.7 1:38 AM (211.58.xxx.120)

    정말이지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곳의 공기를 느끼며 내 두발로 밟고 섰을때의 기분이란!

  • 16. 원글
    '13.1.7 1:41 AM (125.177.xxx.170)

    내 인생 제일 행복한 여행이란 이야기는 남편에게는 차마 못하겠더라구요.
    실용서적만 읽는 남편이라 공감도 못해줄 뿐더러 혼자 떠난 여행이라 미안하기도 하구요.

    올해 13살이 된 딸은 엄마가 자기를 위해서 고이 간직해둔 빨강머리앤 12권 전집을 끔찍하게 쳐다보네요.
    아빠 닮은 건조한 감성을 가진 딸은 독서기록장을 위한 책이 아니면 읽을 생각도 안하고
    작은 아씨들, 키다리 아저씨 다 재미없다고 합니다.

    나중에 대학생이 된 딸과 함께 프린스에드워드섬을 가는 것을 아이가 태어난는 순간 꿈꿨던 엄마를 참 슬프게 합니다.

  • 17. ..
    '13.1.7 1:58 AM (118.2.xxx.113)

    저도
    영국소설 ,영화 너무 좋아해서
    작년에 영국다녀왔어요.
    저는 윈더미아호수 근처
    워즈워스산책로를 걸었는데
    가이드가 워즈워스가
    동생이랑 매일 걸어다녔다고하더라군요.
    그 동생이 폐렴으로 죽었다는 설명을듣고
    납득했어요.
    ㅠㅠ
    날씨가 변덕스럽기도하고
    비가 오는것도 아니고
    안오는것도 아닌 가랑비를 맞아가며
    산책을하면 병걸리겠다는
    생각도들더라구요.
    저는 영화속이나
    소설의 한장면을 생각하며 너무
    낭만적으로 생각을하고
    영국을 가서
    원글님처럼 그런 멋진 감동을
    못받았어요.
    원글님의 그감수성과 지식이 부러워요.

  • 18. 잉글리쉬로즈
    '13.1.7 2:16 AM (218.237.xxx.213)

    다른 분 댓글도 보고 있는데 위에 한 분 일기장 없어서 다행ㅋㅋㅋ 애잔하게 분위기 접어들다가 빵 터졌어요ㅋㅋ 아 우리 계해서 다 같이 에드워드 섬 가죠ㅋㅋㅋ 워즈워스 동생 말고도 영국 시인들은 폐렴, 익사ㅠㅠㅠ 한 시인은 이태리에 갔는데도 폐렴ㅠㅠㅠ

  • 19. 만만
    '13.1.7 2:17 AM (119.82.xxx.0)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때문에 우크라이나 얄타 여행을 고민해 본 아줌마도 여기 있어요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혼자 가기가 쉽지 않네요....

  • 20. 잉글리쉬로즈
    '13.1.7 2:19 AM (218.237.xxx.213)

    아 체호프 나오네요ㅋㅋ 그거 정말, 읽을 때마다 아후아후ㅠㅠㅠㅠ 체홉 오빠는 정말 마술사 같아요ㅠㅠ

  • 21. 완전 즐겁게
    '13.1.7 2:32 AM (86.128.xxx.199)

    읽고 있어요.
    영국 사는데, 책을 읽으면 정말 눈에 구구 절절히 보여요. 어땟을지가~
    전 제인 에어나 오만과 편견을 학생용 써머리 버전으로 읽고는 영화로 봐서 참 상상력에 한계가 왔네요.
    읽을 책 목록에 적어놔야겠어요~

  • 22. 보통
    '13.1.7 3:38 AM (183.99.xxx.19)

    좀 더 자세히 시리즈로 올려주심 안되나요 넘 좋아요

  • 23. dd
    '13.1.7 4:03 AM (121.130.xxx.7)

    일기장없으신게다행입니다 222222

    근데 일기는 매일 써야합니다.
    매일 쓰세요.
    도장 찍어드릴게요.

    참 잘했어요. 도장 쾅! ^ ^

    저도 제인에어 왕팬이예요.
    물론 오만과 편견도 좋지만요.
    근데 폭풍의 언덕은 어릴 때라 그랬는지 통 공감이 안갔어요.

    제가 좋아해서 읽고 읽고 또 읽었던 책들이
    제인에어, 소공녀, 작은아씨들, 빨강머리 앤 시리즈 모두.
    키다리아저씨도 좋아하지만 위의 것들 보다는 한 단계 아래로 좋아했구요.

    오만과 편견은 좀 철들고 읽어서 반복은 많이 안했어요. 두 번 정도?

    요즘 다시 보고 있는 게 키다리아저씨랑 제인에어예요.

    폭풍의 언덕, 다시 한번 읽어볼까요?

  • 24. ..
    '13.1.7 4:32 AM (59.10.xxx.89)

    감성 충만한 시기에 소설로 읽었어요.
    원글님 글 읽는 순간 흑백영화를 보는 듯이 장면이 떠오르면서..

    줄거리도 정확히 기억안나지만 그 느낌..아련하고 애절함이.

  • 25. 20년전
    '13.1.7 4:41 AM (71.172.xxx.98)

    같은길 여행하고온 사람입니다.
    중학교때 제인에어와 폭풍의 언덕읽고 그 소설의 분위기와 브론테가의 비극적인 가정사랄까 그런것들이 문학소녀였던 제게는 너무 큰 울림으로 항상 남아있어서 항상 가보고 싶은곳 일순위였지만 그때만해도 해외여행이 그렇게 가기쉽지는 않을때였지요.
    결혼하고 몇년잇다 남편이 런던 주재원으로 발령을 받았는데 그때 제일 먼저든 생각이 아 브론테 자매의 소설의 배경이 된 하워스에 가볼수 있겠구나해서 너무 좋았답니다.
    런던에 가서 크리스마스 휴가때 파리에 가자는 남편말에 절대 안된다고 하고 하워스로 출발했답니다.
    가서보니 제가 소설을 보며 상상했던 그 분위기 정말 그대로이다더군요.
    그런곳에서 살면 정말 그런 소설이 안나올수없겠다 하는 분위기
    겨울이라 더 그렇기도 했겟지만 한여름에도 변덕스런 바람때문에 난로가 필요하다는 그곳 기후는 왜 브론테가의 자녀들이 하나같이 요절했는지 알겠더라구요.
    20년이 다되어가는 지금도 그 목사관이랑 뒤쪽의 무덤 브론테자매의 방, 옷들 신발 이런것들이 너무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그곳을 거쳐 워즈워드 생가를 들러 런던으로 돌아왔는데 그후에도 꽤많은곳을 여행했지만 그때의 어떤 가슴저림이랄까 그런걸 경험하지는 못했네요.
    저도 남편이 그런쪽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어서 같이 갔지만 그런 감정의 교류는 못해서 무척 속상했는데 지금 원글님 글읽고 너무 반가웠답니다.
    다시한번 오겠다 생각했는데 그후 다시 가보지 못했는데 지금 이글 읽으니 다시한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영국에서는 오년동안 살았는데 제가 읽었던 문학작품의 배경이되는 곳을 찾아다니며 여행했던 제 인생 최고의 행복했던 시간이었네요.
    지금은 미국에 살고 있는데 그시절이 정말 그립습니다.
    그때 세살이었던 딸아이는 미국에서 대학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는데 작년에 영국으로 여행을 갔다오더니 어린시절 우리 살던 동네도 가보고 많이 생각이나더라면서 너무 행복했다고 하네요.
    원글님 옆에 계시면 커피라도 한잔 하면서 얘기 나누고 싶네요.
    20년전의 추억속으로 잠시 돌아가서 행복하게 해주신 원글님 감사합니다.

  • 26. &&&
    '13.1.7 5:17 AM (80.187.xxx.83)

    원글님 글과 덧글님들 글이 쓸쓸하고 황량한 영국 황야 이야기인데도 따뜻한 차를 마시는 느낌이 들어요. 다들 풍성한 이야기 보따리 고맙습니다.

  • 27. ..
    '13.1.7 7:12 AM (221.165.xxx.70)

    작년에 이렇게는 도무지 안될 것 같아 책을 억지로라도 읽자가 목표였는데
    결과는 창피 할 정도 였어요.
    올해도 계획을 세웠는데 님의 글에 다시한번 제 자신을 다 잡아 봅니다

  • 28.
    '13.1.7 7:27 AM (122.32.xxx.131)

    멋져요 정말 멋져요

  • 29. ...
    '13.1.7 7:39 AM (211.202.xxx.242)

    저도 한 10년 전에 했던 여행길이로군요. 저는 영국 전역을 구석 구석 많이 돌아다녔어요. 아 그리워라.

  • 30. wow
    '13.1.7 7:48 AM (67.171.xxx.108)

    홍차 한잔 함께 하면서
    책 이야기, 여행 이야기....인생 이야기
    하고 싶네요

  • 31. 멋집니다!
    '13.1.7 8:19 AM (121.157.xxx.193)

    이런글 참 좋습니다.
    새록새록하네요. 가슴도 콩콩...

  • 32. ..
    '13.1.7 8:20 AM (180.67.xxx.204)

    아.. 원글님 글 읽으니 그 풍경이 눈에 선하네요. 원글님 감수성, 지금도 멋져요.
    이런 글 더 자주 써주세요.
    요즘 고전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와서 좋네요. 가을도 아닌데 책이 마구 읽고 싶어져요.

  • 33. 감성
    '13.1.7 8:26 AM (115.143.xxx.5) - 삭제된댓글

    저희 초등아이들도 유아때 보았던 영국의 시계탑 위 날으는 피터팬을 보고 꼭 저곳을 가고 싶고 직접 가서 보고 말거라고 어린나이부터 지금껏 얘기하더군요.
    빨강머리앤의 프린스 애드워드섬의 초록지붕도요
    정말 그곳에 가는길은 사과꽃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지 초록지붕 집에 가면서 나도 그하얀 사과꽃길을 걷고 싶다고 꼭 그곳도 가고 말거라고 동경해요
    아이의 감성이 책이나 영화에서의 배경을 통해
    꿈과 감수성이 얼마나 중요한 요인이 되는지 알겠더라구요
    원글님처럼 혼자라도 갈수있는 용기와 열정이 부럽고
    감성이 풍부하고 애틋한 맘이 전달되는거 같아
    이 아침 마음이 따뜻해지고 갑자기 착해지는
    기분이 드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 34. 자끄라깡
    '13.1.7 9:12 AM (121.129.xxx.143)

    살아보지 않은 시대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됩니다.
    문학이란 얼마나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지.

    원글님 덕분에 호강하고 갑니다.

  • 35.
    '13.1.7 10:11 AM (121.167.xxx.32)

    좋다!
    예전에 세계명작 전집 이런거 세로줄로 되어있고
    번역도 개판인거, 그걸로 고전읽느라 애썼는데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 36. 와~~
    '13.1.7 10:36 AM (121.134.xxx.102)

    원글님 글 너무 좋네요..
    저도 어렸을 적 좋아했던 책들인데..
    잊혀졌던 기억들도 되살아나고,
    그 기억들을 추억할 수 있는 좋은 여행법도 배우게 되네요.
    감사해요^^

  • 37. 테스
    '13.1.7 10:36 AM (14.51.xxx.209) - 삭제된댓글

    도 여자의 일생도 목로주점도..
    그리고 우리나라 단편소설 중 염상섭 현진건 김유정 등 작품들 외국 작품 보다 좋네요. 춘천은 메밀꽃 필무렵과 김유정 생가가 있어서 가봤는데 문학의 향기기 느껴지다군요.

  • 38. 이팝나무
    '13.1.7 10:49 AM (115.140.xxx.135)

    저두요...제인에어역의 샬롯 갱스부르의 무뚝뚝하고 깡마른 몸..툭 튀어나온 입..
    저런 여배우도 있나 했죠..작년엔가 새로 나온 제인에어도 다시 찾아보구요.
    오만과 편견 ,,원서로 읽을려다..그 휘황찬란한 형용사와 고어들에 놀라서 접었네요.
    무뚝뚝한 다아시와 열정적인 리지...
    영국의 그 황량한 언덕과 ,날씨들이 ,그런 소설들이 태어나게 한 배경이 아닐가 싶어요.
    브론테 자매들이 얘기도 흥미롭고,

  • 39. 저도...
    '13.1.7 11:42 AM (98.216.xxx.121)

    옛날 오래전 Haworth 가본적이 있어요. 대학 졸업하고 바로 영국의 중부지방으로 어학연수를 갔었는데 그곳에서 haworth라는 곳이 버스로 한시간 남짓 걸렸던거 같아요.
    같은 반 일본친구들이 간다고 해서 얼떨결에 같이 갔었는데..그곳의 분위기가 이상하리 만치 오랫동안 남아있었는데 원글님 글을 보니 제가 갔었던 그때의 기억들이 새삼 떠올라 몇자 적어봅니다.

  • 40. 작년에
    '13.1.7 11:52 AM (119.67.xxx.75)

    20년 만에 폭풍의언덕을 다시 읽었어요.
    케서린의 유령과 고뇌에 찬 히드클리프..이승에서의 안타까운 인연이지요.
    오렛만에 브론테 자매를 다시 생각나게 하는글 좋네요.

  • 41. ..
    '13.1.7 12:23 PM (112.147.xxx.24)

    저도 문학기행하고 싶어요.현재 현실로는 꿈이네요.

  • 42. 아껴서 ...
    '13.1.7 1:44 PM (116.34.xxx.67)

    읽고 싶어서 저장 했어요^^

  • 43. 호워쓰
    '13.1.7 6:55 PM (211.46.xxx.253)

    저도 남편 따라 영국에서 2년 동안 생활하면서 어린 시절 심취했던 소설 속 그곳을 찾아가는 여행을 했었답니

    다. 제인에어나 폭풍의 언덕에 나오는 히이드라는 풀이 어떻게 생겼는지 저도 제일 궁금했었어요. 영국 사

    람들은 헤더라고 발음을 하더군요. 영국 2년 있는 동안 힘든 일도 있고 즐거운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책

    으로만 읽던 그 장소에 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추억만으로도 나에게 주어진 2년이라는 기간은 의미가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고요.

    래이크 디스트릭트, 데본셔 지방의 황량한 구릉, 바스에 갔을 때 봤던 제인오스틴 문학관 등등이 생각이 나네요.

    제가 그런 곳을 여행지로 택해서 갔을 때는 참 소녀취향이다 했는데 저랑 비슷한 분들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네요. 반갑기도 하구요.

    정말 계모임 만들어서 다시 가보고 싶네요. ㅎㅎ 낼 모레 오십인 아짐입니다.

  • 44. 저도
    '13.1.7 8:52 PM (59.8.xxx.73)

    고딩 때 베토벤, 고흐, 퀸..에 빠졌을 때 이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이 엄청 궁금하더라구요.
    아니,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머릿 속에 새겼었어요.

    결혼 후 마흔 넘기 전에 남편이 보내준다고 했지만 그게 안되었어요.
    마흔이 한창 넘어 오십 되기 전 마흔 여덟에야 고흐의 흔적을 찾는 여행을 할 수 있었어요.

    물론 베토벤이나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좋아했던 곳을 찾는 여행은 아직도이지만...

  • 45. 저도
    '13.1.7 8:56 PM (59.8.xxx.73)

    꼭 언젠가는 가고 싶어요 몽트뢰, 레만호, 본, ....

  • 46. 원글님도
    '13.1.7 8:57 PM (59.8.xxx.73)

    꿈을 그려보세요. 당장이 아니여도 먼 훗날...저도 마흔 여덟에야 첫 해외여행 겸 제 꿈 첫번째를 시도했답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구요.

  • 47. 뮤즈
    '20.11.23 9:54 PM (175.207.xxx.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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