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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비길냥이 그리고 옆집 고양이 죠오지

gevalia 조회수 : 1,939
작성일 : 2013-01-06 12:12:43

오늘 이곳은 토요일이라 동물병원이 문을 닫는데, 미리 약속을 하고 태비길냥이와 새끼길냥이를 보러 갔었어요.

아침에 원래 에이미와 같이가려고 했는데, 간호사가 좀 촉박하게 연락을 하면서 자기가 지금 병원이긴 하지만, 오래 머물지 않을 거 같아서 내일오면 어떻겠냐고 해요. 전 5분이라도 좋으니 오늘도 보고 내일도 가겠다고 하고 갔어요.

이 간호사가 참 좋은 사람인데 오늘 아이들이 이러저러한 행사가 많아서 좀 시간에 쫒기고 있는 중이었나봐요.

오래 머물지 않더라도 그냥 가서 목소리라도 한 번 더 들려주는 게 이녀석 마음이 놓일 거 같아 갔죠. 빨리 가야 했어서 저 혼자 다녀왔어요.

가니까 오늘은 어제보다 더 빨리 알아보고 좋아해요. 이제 그곳 간호사가 만져도 그릉그릉합니다. 캔을 잘 먹어서 두개 줬어요. 월요일 안락사 되겠지만, 그 사이에라도 고통을 좀 덜어주려 이런저런 주사를 맞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훨씬 기운차 보이고 잘 먹어요. 기분도 좋아보이고요.

이런 저런 안락사 이야기를 하던 중 불현 듯, 우리가 키우는 동물들이 사람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때로 불평하지만, 못 알아듣는게 낫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간호사와 하는 말을 다 알아 듣는다면 정말 끔찍하죠.

안락사 주사 전 마취에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이 병원 의사가 참 인도적인 수의사인것이, 안락사를 하기 전 의사 스스로 그냥 다 마취를 해 주거든요. 이게 어쩌면 의사가 주사놓기 좋게하기 위해서 일 수 도 있지만, 사실 죽어야 하는 동물에게 더 없는 배려죠. 안락사 주사가 고통이 없다고 들 말하지만 모르겠어요..다시 깨어나 말 할 수 없으니 고통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고..또 제가 이곳에서 응급실에서 갔을 때 주사쇼크가 왔었는데 대학병원이었는데도 제대로 주사에 대한 반응을 체크하지 않고 무작정 놔 준거였거든요. 전 태어나 그 때 처음 약물로 사형당하는 사람들 심정을 알겠더라고요. 주사 맞자마자 숨을 쉬기가 어려워고 심장을 조여왔어요. 그런데 의식은 있었어요. 이게 불과 몇 초 사이에 일어났고 몸이 점점 마비가와 움직이지 않았는데 정말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죠.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는데 그걸 지나가던 의사가 보고..왜 영화에 보면 눈 비춰보고 다른 주사로 중화시키고 난리가 나잖아요..딱 그런 광경이었죠. 제게 막 말을 시키는데 말이 안 나왔어요.

여하튼 그 때 그 충격이 참 오래갔는데, 모르겠어요..안락사도 우리가 보기에 안락한거지 아닐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 길냥이들 안락사를 시켜야 할 경우 마취를 부탁해요.

새끼길냥이는 코에서 피는 안 나왔지만 재채기를 어제보다는 좀 해서 오늘 또 주사를 맞았어요. 이 녀석도 배를 만져달라고 보기만 하면 발라당 누워요. 에이미가 이 녀석 이름을 피오나..라고 지어줬어요. 지금은 길냥이 1, 2 이렇게 이름표가 붙어있는데 둘 다 바꿔달라고 부탁했어요.  태비길냥이는 키사..새끼길냥이는 피오나. 둘 다 암놈이죠. 비록 키사는 월요일 이 세상을 떠나겠지만, 이름 있는 고양이인거죠.  

오늘은 내일 또 본 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 내일이 문제네요.

내일 아침 다시 마지막으로 에이미와 가 보기로 했어요.

키사를 사진에 담아 기억하고 싶어서 사진기를 들고는 갔는데 차마 찍을 수가 없었어요. 앞마당에서 왔다갔다 할 때 사진은 다시 볼 수 있겠는데 류키미아인 걸 알고 죽을 날 받아둔 키사에게 차마 카메라를 들이밀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나중에 그걸 보는 저도 마음이 아플거 같아서요.

새끼냥이 피오나는 어쩌면 희망이 보이는 게, 옆 집 지니 둘째 고양이 오렌조도 길냥이었는데 3달 정도 됐을때 데려왔거든요. 작년 크리스마스때 친정에 갔다가 데려왔죠. 그런데 오렌조 녀석이 저 때 류키미아 양성반응 이었다고 해요. 그러다 더 자라서 검사하니 음성이랍니다.  우리 피오나도 그렇게 되길 바랄뿐이죠.

죠오지는 오늘 가 보니 지니 첫째아들 이튼 이층 침대위에 올라가 있어요. 죠오지는 이튼이 어린시절 힘들어할때 대화 상대가 되어준 고양이래요. 오늘 다시 방광이 차 오르는 듯 하고 고통스러운지 평소와 다른 울음을 울어요. 내일 다시 병원에 데려가 본다고 합니다. 죠오지는 이제 세 살..어린나이인데 이런일이 찾아와 지니가 걱정을 많이 합니다.

 

IP : 172.1.xxx.4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gevalia님의..
    '13.1.6 12:23 PM (180.70.xxx.45)

    따뜻한 마음과 키사..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저도 길냥이 들여서 돌보고 있는데 이녀석 방광염이 왔어요. 냥이는 의료보험이 되지 않으니 초음파 보고 약받아오는 데에 생각보다 큰 비용이 들더군요.
    이웃들은 그럽니다. 데려온 아이인데 그동안 보살핌 받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내보내라구요.
    아아.. 그 사람들 이 엄동설한에 아픈애를 내보내라니.. 참..
    저도 방광염 앓아봤어요. 그런데 이런 녀석을 내보내라는 사람들.. 다 밖에 세워놓고 싶어요.
    하룻저녁만 세워놓으면 얼어죽을 거예요 아마.. 그러고 싶어요.
    그녀석 가는 걸 어떻게 보실지.. 전 자신 없어요.
    눈물 나요.

  • 2. 55
    '13.1.6 3:10 PM (218.53.xxx.97)

    마취 주사 없으면 안락사가 고통스러운 거 맞을걸요.
    우리나라 많은 보호소, 즉 동물이 어떻게 되든 상관은 없고 돈에 관심있는 보호소들이 안락사시킬 때
    돈을 아끼느라 마취주사를 안쓴대요. 바로 근육을 마비시키는 약을 투여하기 때문에
    매우 오랫동안 고통스러워하다가 죽는다고 들었어요.
    키사가 꿈꾸듯이 좋은 세상에 갔으면 좋겠어요. 한잠 자고 일어니니 하늘 위 평안한 세상이라면
    키사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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