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 호구였다고 속상해하시는 님 글 읽고
저의 흑역사시절이 떠올라 괴로워하다가 ㅠㅠ 글로 기분 풀어보려고 주섬주섬 예전 이야기 시작합니다.
아오.. 진짜 저 병신 인증하는 이야기지만 ㅋㅋ
저같은 호구도 있었다 정도로 ㅋㅋㅋ 그리고 다른 호구분들께 위안도 드릴겸...
20대때 알바하다가 만난 친구였어요.
저랑 다르게 유머감각 풍부하고..활달하고 말주변 좋은 그애랑 저는 친해져서 잘 지냈어요.
그때도 뭐.. 같이 돈벌어도 굉장히 안쓰는구나 싶은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그때는 더치페이정도는 한듯.
그러다 안지 한 1년 지났을땐가.. 걔가 휴대폰판매점을 하다가 명의도용건도 걸리고
이래저래 삼천만원인가 빚졌다고 신용불량자가 됐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된 마음에 안됐기도 하고 해서 만나면 밥도 제가 사고.. 술도 제가 사면서,..저의 호구짓이 시작되었습니다 ㅋ
밥과 술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같이 알바하는데 스타킹 사가지고 와달라고 해서 사다주고.. 버스카드도 찍어달라고 ㅋㅋ
택시타면 먼저내리면서 잘가~ 하고 가버리는 건 당연지사 ㅋ
그짓을 한 1년 한거 같네요 ㅋ 아닌가 2년인가 가물가물
네네네 저 돌맞아도 싸고 병신 맞습니다 ..ㅠㅠ
근데 그때 저 참 외로웠나봐요.
오래만난 남자친구한테 배신당해서 헤어지고..
그래서 그때는 그런 외로움이 이렇게라도 해서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서 친구를 만나면 없어질거라는 생각을 했었던거 같습니다.
이제는 외로워서 죽을거 같아도 그런짓 안합니다.
지랄총량의 법칙이 있다더니 저는 제인생 호구총량을 완전히 채웠나봐요.
암튼 그러다가..
갑자기 외국으로 유학을 간답니다.
오래전 못다한 예술혼을 잠재울수 없답니다. ( 미대나왔다고 했었거든요 )
그래서 정신못차린 저는 가슴아파하며 잘갔다오라고 송별회까지 해주며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지하철에서 우연히 그 아이 선배라고 했던 남자를 만났어요.
같이 술자리 한번 한적 있었거든요.
걔 미술 유학갔다니까 그분 깜놀하며
무슨소리냐 ㅋ 걔 대학 안나왔다 내가 아는데.. 뭔 유학을 가냐며....
배신감이 파도처럼 밀려오더군요.
대학? 안나와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사실대로 걔가 말했어도 걔를 좋아했을 거예요. ( 성격적인 부분)
제가 분노한건.. 친구라고 생각해서 저는 최선을 다했지만
저는 그냥 친구라는 이름의 사기꾼에게 호구짓을 한 바보였던 거 때문이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그 아이의 연락을 계속 씹다가
어느 욱! 한날 전화해서 말했습니다.
나 이러이러해서 알게되었다. 난 대학 그런거 상관없다. 다만 네가 몇년을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속여온거..
과연 나를 친구로 생각한건가 너무 의심스럽다... 등등 말했더니
아니라고... 펄쩍 뛰다가.. 그 선배 욕하다가... 다시 자기방어하다가.. 헛소리를 지껄이는데
제 국제전화카드가 다 되서 전화 끊어졌고 ( 이때도 내돈들여 전화... 마지막까지 저는 호구 )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때 느낀게..
사기꾼들이.. 사실이 들통나면 미안해하고 당황해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화를 낸다는 거였어요 ㅎㅎ
호구짓하고 배운 교훈치고는 좀 많이 비싼가요... 하하하...
암튼 저 그렇게 바보같은 20대 보내고.. 정신차려서
이제는 그런 인간관계 안만들고 삽니다.
암튼 저같은 호구도 있었음을 알려드리니
다른 82님들도 앞으로는 그런 친구 만나면 훠이훠이~ 보내버리는 새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