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소식만 연속이네요.
죠오지를 보러 문을 열고 나서는데, 꼬리가 반 만 남은 태비길냥이가 또 좋다고 다가오기에 케이지에 넣고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류키미아에 걸린 새끼 길냥이와 같이자고 먹이도 같이 먹어서 혹시나하고 피검사를 해 볼 생각에요.
동료 에이미는 이 녀석 이름을 Kisa라고 지어줬어요. 이 녀석은 제가 몇번 물 휴지로 닦아줬는데도 아직 온 몸에서 말할 수 없는 냄새가 납니다. 의사가 이를 체크하는데 잇 몸이 빨갛게 부어올랐고 벌써 이도 몇개빠졌어요. 입에서도 냄새가 심하게 났고요. 하긴 먹는게 다른 길냥이 같지 않고 좀 힘들어보였어요. 캔 먹을 땐 괜찮아 보이다 건사료를 좀 이상하게 먹더군요. 이가 안 좋은가 생각은 했습니다.
피 검사 결과 이 녀석도 류키미아예요. 의사도 저도 이 녀석에게 최선은 안락사라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오늘 당장 안락사를 못 시키겠더군요. 필요한 이런 저런 치료를 해 달라고 했어요. 하루만이라도 따듯한 곳에서 지내보고, 치료라도 좀 받아보게 해 주고 싶더군요. 다시 앞마당에 풀어 놓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고양이들에게 전염을 생각 안할 수도 없고요 나중에 다시 안락사 시키자고 차마 데려올 수 없을 거 같았습니다.
얼마 오래 버티지 못할거란 의사말에 차라리 보내주는 게 나을듯도 싶어요. 목 주위에 만져보니 동글동글 한 것들이 뭐가 잔뜩 잡혀요. 안 울어야지 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의사가 뭐라고 뭐라고 위로를 했는데 하나도 생각이 안 납니다. 이 녀석은 병원에 가서도 길냥이 같지 않고 얌전했어요. 품에 안아주니 팔에 꾹꾹이도 하고 그릉댑니다. 평소에도 꾹꾹이 하길 좋아했는데, 날카로운 발톱으로 그렇게 하면 아프더군요..그래서 이 녀석아 아줌마 아파 하지말아..그러면 또 알아듣고 그러는건지 안 했거든요..하라고 그냥 둘 껄 그랬나봐요.
내일이고 언제고 병원에 찾아가서 안락사에 싸인을 하기 너무 힘들거 같아 미리 싸인은 해 뒀어요. 전화통화로도 할 수 있게요. 재 작년 노란고양이 안락사 처음 싸인할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요. 이젠 좀 나아졌을까 했는데 마찬가지예요.
병원에 있는 새끼 고양이는 먹이를 전혀 먹지 않아 간호사들이 주사기로 강제로 급여하고 있어요. 이번 주 금요일까지 더 치료해달라고 했어요. 그 때 까지 먹기만 좀 해 준다면 다시 데려와 제가 먹이는 줄 수 있으니까요. 오늘 보니 눈물과 재채기는 더 심해진 듯 싶어요.
밖에 둔 물그릇과 밥그릇은 일단 거둬들여 소독을 하고 다른 그릇을 내 놔야겠어요.
적절한 말이 잘 생각이 안 나네요..품에 안고 의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 녀석을 내려다 보면서 생각들이 스칩니다. 이 녀석은 오로지 목숨이 제게 달린거니까요. 그냥 제가 좋아서 쫒아왔을 텐데요..살자고 제게 온 길냥이 들을 이런저런 이유로 안락사 시키는게 잘하는 건지 정말 판단이 안 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