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까다로운 아이 키우시는 분

한숨 조회수 : 2,147
작성일 : 2013-01-01 17:36:38

큰아이(아들)가 어려서부터 가만히 있지 않고, 말도 많고, 고집도 세더니

이제 초등4학년 되는데, 여전히 말 잘 안듣고, 남 생각 잘 안하고,

키우기다 넘 힘들어서 하소연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육아서를 몇 권 읽어봤는데, 저희 아이는 기질적으로 the difficult child라고

까다로운 아이라네요.

 

아직은 어려서 제가 강하게 나가면 시키는 일을 하기는 하는데, 조금 더 커서 사춘기 되면

제 말이 먹히지 않을테니 걱정이 됩니다.

 

어른이 한마디하면, 수긍하고 듣는 것이 아니라, 말대꾸 하고(자기 나름대로 논리와 이유가 있음),

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공감능력', '역지사지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본인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만 중요해서 정작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지 못해요.

본인이 가장 큰 것을 먹어야 하고, 하기 싫은 것은 너무나도 하기 싫어합니다.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지 말고, '남'이 좋아하는 행동을 하라고 누누히 이야기 하는데,

알아듣는 것 같으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네요.

가끔 좀 눈치가 없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도 들고요.

 

잘 모르는 주변분들은 아이가 똑똑하다, 똑부러지게 말 잘한다.(자기가 좋은 것, 싫은 것 분명하고, 나름 말이 되는 이유를 대가며 주장하니까)면서 놀랍다는 반응인데, 엄마인 저는 키우기가 참 힘들거든요.

 

눈치라는 것은 타고나는 것이 클 텐데 저희 아이는 자기 욕심이 먼저라 남 눈치 살피는 것은 생각도 못하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감정표현이 거의 없는 가정분위기에서 자라서 무던하고 담담한 성격을 가졌어요.

좋게 말하면 차분한 성격이고, 나쁘게 말하면 좋아도 좋은 척 안하고, 기분 나빠도 그냥 넘기구요.

가부장적인 아빠, 그런 아빠에 주눅들어 사신 엄마 밑에서 장녀로 자랐고,

조그만 일에도 잔소리 하시는 엄마 때문에 정말 남에 눈에 띄는 행동 안하려고 조.용.히. 살았어요.

사춘기 이후부터 집에서 거의 말 안하고 산 것 같아요.

가족이 다함께 모여서 티비 시청한 기억도 없구요.(아빠가 드라마 같은 건 왜 보냐고 하셨거든요.  뉴스와 스포츠만 보심)

게임을 하거나 하다못해 윷놀이를 한다던지 함께 웃고 떠들고 했던 기억도 없어요.

 

제 감정이 메말라 제 아이도 감정이 모자란 것이 아닌가 싶고,

 

반면, 어찌보면 정상범주에 있는 아이인데 제가 너무 조.용.히. 자라와서 제 아이의 고집세고, 무난하지 못한 성격을 제가 못 참는 것이 아닌가도 싶구요.

 

이제 11살인데, 저희 아이를 도와주고 싶어요.  남들에게 사랑받고, 무엇보다 저희 아이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저희 아이 같은 자녀 두신 분들 안계신가요? 저 좀 도와주세요.  제가 변해야 아이도 변할텐데 어찌하면 될지 모르겠어요.

저와 제 아이가 과연 변할 수 있을까요?  꼭 도와주세요.

 

 

IP : 125.128.xxx.15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책을 좀
    '13.1.1 5:40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많이 읽히는건 어떤가요?
    상대방 입장에선 어땠을지 생각하게 하는 줄거리들이 많이 있거든요.

  • 2. 새봉마니
    '13.1.1 6:05 PM (219.240.xxx.9)

    어쩜 저랑 똑같은 고민을...
    우리 애도 똑같아요.
    그래서 친구도 없고 외톨이가 되는데 이상하게 선생님들은 예뻐하네요.
    천성적으로 사회성이 부족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주려 노력한답니다.
    엄마나 아빠랑은 많이 부딪쳐서 상담선생님한테 부탁도 많이 해요.
    자기자신을 이해해 주는 제삼자가 있다는게 좋은가봐요.
    찬찬히 대화 해 보면 많은 사건들 중에 반 정도는 자기가 생각해도 자기 잘못이란걸
    알더라구요. 하지만 고집때문에 우기는거고...상담샘께 부탁해서 듣게하면 어느정도 수긍을
    해요. 힘든 아이들은 제 생각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게 좋을듯 싶어요.
    아이들은 이해받고 싶은데 엄마는 아무래도 나도모르게 비판자가 되더라구요.

  • 3. 저희딸도
    '13.1.1 6:11 PM (211.60.xxx.221)

    좀 그런편인데 그렇게 키워진게 아니라 기질인것 같아요. 애가 까다롭고 예민하고 논리적이고 욕심이 많아요. 먹는것, 공부, 자기물건...여자애라 감정공감은 잘하는편이라 그나마 낫네요. 되도록 다양한 애들 구성에 자주 노출시키고 어
    려움을 겪고 해결해야하는 기회를 자주 주려고 노력합니다.

  • 4. 시간
    '13.1.1 6:15 PM (183.102.xxx.20)

    아이를 훈육할 때 한번에 따끔하고 확실하게 변화시키는 건 불가능하구요.
    아주 조금씩 많은 시간을 들여야해요.
    가랑비에 속옷 젖듯.. 콩나물에 물주듯.. 섬세하고 길게 가야죠.

    일상에서도 그렇고
    책이나 티비를 볼 때도 그렇고
    네가 그 사람이라면 어떨까..라고 물어봐서 생각하게 만들고
    엄마라면 이럴 것 같아..라고 다른 의견도 보여주는 등.
    보이지 않는 엄마의 섬세한 노력이 시간이 흐른 후에 결실을 맺을 거에요.

    그리고 원글님과 아이의 기질이 다르다는 것도
    평이하게 받아들이셔야겠죠.
    나와 똑같은 사람으로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의 본성이 가장 밝고 이쁘게 필 수 있도록..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해요.
    저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중입니다.

  • 5. 원글
    '13.1.1 10:01 PM (125.128.xxx.155)

    좋은 말씀들 새겨 듣겠습니다.
    1월1일이니 제 마음 다스리는 것부터 새로이 시작해야 할 것들이 많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3118 8월달에 제주도 여행 괜찮을까요? 7 가족여행고민.. 2013/05/13 2,727
253117 고등 1학년 담임샘이 좀 이상합니다. 7 2013/05/13 2,890
253116 나인 못 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한줄씩 중계 좀 부탁드리면... 57 ㅠ.ㅠ 2013/05/13 3,120
253115 아주연한 혈흔이 이틀째 보여요 1 sksssk.. 2013/05/13 1,189
253114 서울시, 예산낭비 잡으면 최고 1억 본문서울시, 예산낭비 잡으면.. 샬랄라 2013/05/13 450
253113 1대1 영어회화....선생님을 구하고 싶어요. 5 .... 2013/05/13 1,291
253112 구가의서 보시는분 계세요? 아비랑 아들이랑 같은 운명 4 .. 2013/05/13 1,989
253111 제주공항 근처 이른시간 택배 접수하는 편의점이나 택배접수하는곳있.. 3 선물 2013/05/13 2,302
253110 악! 드뎌 합니다 4 나인 2013/05/13 1,207
253109 숨 죽이고 나인 기다리는 중~^^ 5 제니 2013/05/13 660
253108 수학30점대인 고2학생 대학갈수있나요? 4 고등생 2013/05/13 2,560
253107 이 여자 잘못인가요 17 ㅠㅜ 2013/05/13 3,354
253106 세입자가 중요한것만 가져가고 짐을 우리더러 치우라고 하는데 ㅠㅠ.. 7 겨울 2013/05/13 2,460
253105 동생이 갑자기 가슴통증을 호소하네요 6 어디가아픈가.. 2013/05/13 1,935
253104 김혜수... 저나이에 참 대단하네요. 39 ..... 2013/05/13 16,973
253103 개인이 구매대행을 해줄 때의 수수료 6 .. 2013/05/13 1,063
253102 장도리 ㅎㅎ 3 샬랄라 2013/05/13 926
253101 살림하는게 재밌는 분도 있나요? 26 혹시 2013/05/13 3,907
253100 [단독] 신세계, 편의점 차린다 7 임아트 2013/05/13 1,824
253099 락*락 쌀통 괜찮은가요?? 3 벌레 2013/05/13 1,267
253098 초6수학 어렵지않나요? 3 초6수학 2013/05/13 1,180
253097 결혼준비 하실때 다들 행복하셨나요? 5 만만치 2013/05/13 1,988
253096 스승의날 선물로 양키캔들 어떨까요? 5 고속도로 2013/05/13 1,970
253095 세관 관련 문의 4 ... 2013/05/13 873
253094 청 귀국지시 ‘사법방해죄’ 가능성…미국서 성추행보다 중범죄 4 참맛 2013/05/13 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