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까다로운 아이 키우시는 분

한숨 조회수 : 1,940
작성일 : 2013-01-01 17:36:38

큰아이(아들)가 어려서부터 가만히 있지 않고, 말도 많고, 고집도 세더니

이제 초등4학년 되는데, 여전히 말 잘 안듣고, 남 생각 잘 안하고,

키우기다 넘 힘들어서 하소연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육아서를 몇 권 읽어봤는데, 저희 아이는 기질적으로 the difficult child라고

까다로운 아이라네요.

 

아직은 어려서 제가 강하게 나가면 시키는 일을 하기는 하는데, 조금 더 커서 사춘기 되면

제 말이 먹히지 않을테니 걱정이 됩니다.

 

어른이 한마디하면, 수긍하고 듣는 것이 아니라, 말대꾸 하고(자기 나름대로 논리와 이유가 있음),

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공감능력', '역지사지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본인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만 중요해서 정작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지 못해요.

본인이 가장 큰 것을 먹어야 하고, 하기 싫은 것은 너무나도 하기 싫어합니다.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지 말고, '남'이 좋아하는 행동을 하라고 누누히 이야기 하는데,

알아듣는 것 같으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네요.

가끔 좀 눈치가 없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도 들고요.

 

잘 모르는 주변분들은 아이가 똑똑하다, 똑부러지게 말 잘한다.(자기가 좋은 것, 싫은 것 분명하고, 나름 말이 되는 이유를 대가며 주장하니까)면서 놀랍다는 반응인데, 엄마인 저는 키우기가 참 힘들거든요.

 

눈치라는 것은 타고나는 것이 클 텐데 저희 아이는 자기 욕심이 먼저라 남 눈치 살피는 것은 생각도 못하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감정표현이 거의 없는 가정분위기에서 자라서 무던하고 담담한 성격을 가졌어요.

좋게 말하면 차분한 성격이고, 나쁘게 말하면 좋아도 좋은 척 안하고, 기분 나빠도 그냥 넘기구요.

가부장적인 아빠, 그런 아빠에 주눅들어 사신 엄마 밑에서 장녀로 자랐고,

조그만 일에도 잔소리 하시는 엄마 때문에 정말 남에 눈에 띄는 행동 안하려고 조.용.히. 살았어요.

사춘기 이후부터 집에서 거의 말 안하고 산 것 같아요.

가족이 다함께 모여서 티비 시청한 기억도 없구요.(아빠가 드라마 같은 건 왜 보냐고 하셨거든요.  뉴스와 스포츠만 보심)

게임을 하거나 하다못해 윷놀이를 한다던지 함께 웃고 떠들고 했던 기억도 없어요.

 

제 감정이 메말라 제 아이도 감정이 모자란 것이 아닌가 싶고,

 

반면, 어찌보면 정상범주에 있는 아이인데 제가 너무 조.용.히. 자라와서 제 아이의 고집세고, 무난하지 못한 성격을 제가 못 참는 것이 아닌가도 싶구요.

 

이제 11살인데, 저희 아이를 도와주고 싶어요.  남들에게 사랑받고, 무엇보다 저희 아이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저희 아이 같은 자녀 두신 분들 안계신가요? 저 좀 도와주세요.  제가 변해야 아이도 변할텐데 어찌하면 될지 모르겠어요.

저와 제 아이가 과연 변할 수 있을까요?  꼭 도와주세요.

 

 

IP : 125.128.xxx.15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책을 좀
    '13.1.1 5:40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많이 읽히는건 어떤가요?
    상대방 입장에선 어땠을지 생각하게 하는 줄거리들이 많이 있거든요.

  • 2. 새봉마니
    '13.1.1 6:05 PM (219.240.xxx.9)

    어쩜 저랑 똑같은 고민을...
    우리 애도 똑같아요.
    그래서 친구도 없고 외톨이가 되는데 이상하게 선생님들은 예뻐하네요.
    천성적으로 사회성이 부족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주려 노력한답니다.
    엄마나 아빠랑은 많이 부딪쳐서 상담선생님한테 부탁도 많이 해요.
    자기자신을 이해해 주는 제삼자가 있다는게 좋은가봐요.
    찬찬히 대화 해 보면 많은 사건들 중에 반 정도는 자기가 생각해도 자기 잘못이란걸
    알더라구요. 하지만 고집때문에 우기는거고...상담샘께 부탁해서 듣게하면 어느정도 수긍을
    해요. 힘든 아이들은 제 생각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게 좋을듯 싶어요.
    아이들은 이해받고 싶은데 엄마는 아무래도 나도모르게 비판자가 되더라구요.

  • 3. 저희딸도
    '13.1.1 6:11 PM (211.60.xxx.221)

    좀 그런편인데 그렇게 키워진게 아니라 기질인것 같아요. 애가 까다롭고 예민하고 논리적이고 욕심이 많아요. 먹는것, 공부, 자기물건...여자애라 감정공감은 잘하는편이라 그나마 낫네요. 되도록 다양한 애들 구성에 자주 노출시키고 어
    려움을 겪고 해결해야하는 기회를 자주 주려고 노력합니다.

  • 4. 시간
    '13.1.1 6:15 PM (183.102.xxx.20)

    아이를 훈육할 때 한번에 따끔하고 확실하게 변화시키는 건 불가능하구요.
    아주 조금씩 많은 시간을 들여야해요.
    가랑비에 속옷 젖듯.. 콩나물에 물주듯.. 섬세하고 길게 가야죠.

    일상에서도 그렇고
    책이나 티비를 볼 때도 그렇고
    네가 그 사람이라면 어떨까..라고 물어봐서 생각하게 만들고
    엄마라면 이럴 것 같아..라고 다른 의견도 보여주는 등.
    보이지 않는 엄마의 섬세한 노력이 시간이 흐른 후에 결실을 맺을 거에요.

    그리고 원글님과 아이의 기질이 다르다는 것도
    평이하게 받아들이셔야겠죠.
    나와 똑같은 사람으로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의 본성이 가장 밝고 이쁘게 필 수 있도록..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해요.
    저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중입니다.

  • 5. 원글
    '13.1.1 10:01 PM (125.128.xxx.155)

    좋은 말씀들 새겨 듣겠습니다.
    1월1일이니 제 마음 다스리는 것부터 새로이 시작해야 할 것들이 많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1606 예전들었던 아이9,900원 실비보험 100세 만기로 갈아타야할까.. 7 보험 2013/03/21 1,977
231605 손님이 아이 책가방을 가게에 두고 가셨어요. 8 책가방어쩔... 2013/03/21 1,533
231604 돌아서버린것 같은 남편 마음.. 48 피제이 2013/03/21 15,937
231603 중1 딸아이가 학교에서 봉변을 당하고 왔어요...(원글은 지웠습.. 99 2013/03/21 16,602
231602 돌잔치, 양가 부모님만 모시고 간단히 하는데 분당/용인 추천해 .. 머리아퍼요 2013/03/21 645
231601 일본어 한문장만 알려주세요 4 .. 2013/03/21 598
231600 지금 오수는 영이가 자길 아직도 오빠라고 믿고 있는 줄 아나보죠.. 3 그 겨울 이.. 2013/03/21 1,842
231599 SJSJ상설매장이나... 4 SJSJ 2013/03/21 4,433
231598 누릉지에 먹음 좋을만한 반찬 좀 알려주세요 17 ... 2013/03/21 2,095
231597 한번에 지울수 있는 클렌징제품 추천해주세요~ 9 현이훈이 2013/03/21 2,063
231596 모두가 피하고 싶은 진실... 7 ... 2013/03/21 2,822
231595 지금 항문이 가려워 잠못자겠다는데요 20 6학년 아들.. 2013/03/21 8,290
231594 예단 얼마나 해야 하는 걸까요? 38 예단ㅇ고민 2013/03/21 8,650
231593 어디까지가 가난일까..가난은 나의 잘못일까. 4 기다려곰 2013/03/21 1,750
231592 좀 톡톡한 트렌치코트 지금 살까요? 3 봄날씨 2013/03/21 1,471
231591 24시간 단식하고 있어요. 3 쩜쩜 2013/03/21 2,803
231590 남편이 혼자되신 시어머니를 모시고 싶어하는군요. 43 외며느리 2013/03/21 19,745
231589 색깔이요 4 알려주세요 2013/03/21 574
231588 29일출국해요 런던 파리예정인데 조언부탁드려요 9 지독한감기앓.. 2013/03/21 974
231587 지금 ebs 나오는 왕따학생 너무 안타깝네요 2 휴.. 2013/03/21 2,007
231586 아 조정치 광고 웃긴다 5 ㅋㅋㅋㅋ 2013/03/21 1,823
231585 쌀든 물 귀찮아 그러는데요 1 이러면요? 2013/03/21 646
231584 런닝머신하고나서 발톱에 멍들었어요ㅠㅠ 카멜리앙 2013/03/21 1,508
231583 꿀꿀해서 3 야옹 2013/03/21 393
231582 야돔 쓰보신분들? 4 깐네님 2013/03/21 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