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남편이 빌러 갔어요.
남편왈, 제가 이 사건 자체를 모르는 걸로 하라고 제가 아는걸 알면 더 기분나빠 하실수도 있을 거라고 해서 모르는 척 하고 있었는데요.
남편이 빌러 다녀와서 상황이 더 악화된거 같아요.
굉장히 화를 많이 내셨대요. 남편이 그날 엄마 그럴거면 집에 가라고 됐다고 한거 말고도
3일 동안 저희가 기분 나쁘셨대요.
1) 첫째날 눈이 넘 많이 와서 집에 못 가시고 저희랑 주무셨는데 남편-안방, 저-아기방, 어머님-서재에서 주무셨는데 이불이 넘 얇아서 추우셨다.
(이건 맞아요. 차렵이불이니까 추우셨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희가 이불이 사실 없어요. 침대 이불이랑 예전에 아주머니가 쓰시던 요이불세트가 전부예요. 저는 아기방에서 요 없이 코스트코 플리스담요 덮고 잠...)
2) 어머님이 오셨을때 아침에 식사 하셨냐고 안 물어봤다.
(저는 안녕하시냐고 오시는데 힘드셨죠? 에 모든게 축약되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남편에 대해서 말씀하신 걸수도 있어요.)
3) 아침에 나갈때 인사 제대로 안했다. 딸래미한테만 인사하고 엄마한테는 안한다.
(남편한테 그랬냐고 물어보니 남편은 자기는 기억 안나는데 제대로 안 했을 수도 있대요. 근데 남편 출근할때는 아기가 자는 시간이라서 남편을 지칭한거 같지는 않고요.
제 얘기를 한거였다면 넘 서운해요. 당연히 어머님 다녀올게요 안녕히 계세요 했었는데 둘째날인가는 아기가 저 나가면 운다고 걍 몰래 빨리 가라고 하셔서 몰래 나온적이 있거든요;;; 셋째날은 확실히 기억나는게 아기한테 빨리 온다고 인사하고 어머님 다녀올게요 했었고요)
이런 모든게 쌓이셨나 봐요. 남편이 사과해도 안되고 안 그런다 해도 안되고 해서 남편은 그냥 집에 왔어요.
어머님은 그날 정신은 죽었다고, 빈 육체만 남아서 살고 있다고 하셨나봐요.
저는 음... 이번에 떡국이라도 끓여서 사과의 의미로 초대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는데
앞으로 어머님 뵐 일들이 난감해요.
분명히 3일 동안 계시면서 모든게 좋으실 수야 없었겠지만 제가 퇴근하면서 음식도 사다드리고 수고하셨다고 선물도 드리고 힘드시죠 감사해요 그런 말도 많이 하고 어머님이 막 집안일 하시려고 하면 하시지 말라고 괜찮다고 말리고 주무시고 가셨을때도 이거저거 잠옷도 챙겨드리고 로션도 드리고 챙겨드리려고 챙겨드린건데.
어머님의 기억과 저희의 기억이 이렇게 다르다는 점과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조금만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화를 내실 일이 생겼던 점들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아기랑 상관없이 같이 만나거나 할때 계속 이런 서운함을 느끼실테고...
결혼하고 늘 드라마드라마의 연속이었거든요.
안 뵙고 사는 것도 아닌거 같고 많이 뵈면 서로 안 좋아지니 조금만 뵙고 지내는게 상책 같은데
그게 조금만 뵙기 시작하면 조금씩 조금씩 또 가까워지다 꼭 사단이 나요.
남편은 자기 인생은 늘 이랬다고 엄마는 아무 문제가 없으면 문제를 만들어 내고 만다고 그냥 신경쓰지 말고 친구들한테도 말하지 말고 친정에도 말하지 말래요.
그래서 인터넷에 써요. 착한 사람이지만 그런 감정적인데 둔감해서 사과하면서도 화를 돋궈서 더 욕먹었을 남편도 불쌍하고 어머님도 제가 총체적으로 봤을때는 뭔가 애정결핍이신거 같고 다 불쌍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