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레를 너무 안하는 아이, 모험심이 없는 걸까요?
신혼살림 살 때 아기 낳으면 가구 다 망가진다 등등 겁주는 소리를 들을 기회가 많았어요.
누구네 아기는 매직으로 소파에 굉장한 12폭 추상화를 그리고 다 긁어놨다. (무려 300만원 넘는 가죽소파 ㅎ;;;)
누구네 아기는 집 전체를 낙서로 도배를 했다.
같은 큰 대형 저지레부터 해서...뭐.....
우리 조카는 밥상을 확 뒤집어 엎었다....화분을 홀라당 뽑고 다 뜯었다 먹었다;;;뭐 그런거..
친정/시댁에서도 다 들었고 주변 친구들한테도 들었고 형님이나 기타 친척들한테도 들었고...
그래서 정말 허접스런 가구만 샀어요 돈아낀다고 집엔 화분 하나도 귀찮은김에 잘됐다 해서 안들이고...ㅎㅎ;;
벽에도 큰 도화지 붙여놓고 소파도 곧 수명이 다해 버려도 아깝지가 않네요. 워낙 대학시절부터 갖고 다니던 싸구려라...
그런데 음 아직 머나먼 여정이 남았는진 모르겠으나
아직까진 아무런 저지레도 안하네요 ㅎ;;; 마음의 준비가 허무할 지경...
오히려 어디서 이런 깔끔떠는게 나왔나 싶어요 부담스럽습니다 ㅠㅠ
현재 19개월 찍었는데....엄마인 저는 전혀 안그렇거든요.
혼자 몰래 아직 코파는 버릇도 있고;;;지금이야 안그렇지만 자취때는 정말 쓰레기집만들며 산 전력도 있고...
(지금도 뭐 그닥 깔끔치는 않습니다;;)
크레용 쥐어주고 그냥 가만 두고 할 일 해도 소파에 얼씬도 안하고 벽에도 안칠하고
크레용으로 스케치북에만 조심조심 그리면서 넘기고
오히려 전셋집이라 좀 남루한 벽의 얼룩을 가리키며 닦으라고 소리지르며 생 난리;;;
(박박 닦으면 닦이지만 귀찮고 남의 집이라 놔둔 게으른 엄마 ㅠㅠ)
오히려 전에 살던 애들이 벽에 키재놓은 연필자국이랑 스티커자국을 혼자 물티슈로 지우고 있음 ㅠㅠ
(저는 인간적인 면모라 생각해 일부러 놔뒀는데;;ㅎㅎ )
형님댁에 가면 화분이 많은데 형님이 00야 뜯어봐 공부해 그래도 제가 눈치보여서
(원래 뜯어 드시기도 한다는 허브지만 흙이라도 쏟아지면 ㅠㅠ)
풀이 아야한다. 이쁘다 이쁘다 해줘 당기지마. 아퍼. 하면 그냥 슥 쓰다듬고 보기만 하고 건들지도 않고....
풀잎 하나를 안뜯어요.
유리 장식장도 매달리고 사고날까 불안해서 임신중에 갖다버릴까 잠금장치할까 했었는데
그 근처 깨질라 아이 무서! 한마디 하니 가지도 않고 그래요 ....
잘때 우리 부부 베개도 삐딱하게 놓이면 반듯하게 놔주고 이불도 각 잡아 낑낑대며 바로 덮어주고;; 어휴..부담스러 ㅋㅋ
남편 말로는 니가 너무 애를 평소에 기죽이고 키우는거 아니냐 하는데;;
뭐 하지 말라고 할때 표정이 너무 단호해서 좀 그런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정말 정리정돈이나 깔끔성은 저 자체가 남만 못해 아예 기대도 안했고 모범도 못보이거든요 ㅎ;;
그런데 남편은 자꾸 모험심이 부족한거 아니냐. 독려를 좀 해줘라 하는데
얘는 사실 겁이 많은 것 같긴 해요.
아이챌린지도 지금 받으려다 못받는게 사은품으로 준 호랑이 인형이 무섭대요 ㅠㅠ
아앙! 앙! 하고 도망가네요 ㅠㅠ
공부시키려다 애 잡을 듯...
선천적으로 겁이 많고 좀 소심한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ㅠㅠ
저는 전혀 안그렇고(완전 왈패) 남편은 순둥이지만 그렇다고 겁쟁이는 아닌데..깔끔이는 둘 다 아니고!
얘는 누굴 닮아 이렇게 닦아대고 (아까전까지 바닥을 정말 그럴듯하게 걸레로 닦고 있었어요;;;)
너저분한 장난감을 지가 막 치우는지;;ㅎㅎ
잠시나마 얘가 똑똑한건 아닐까 생각도 해 봤지만...
말은 그닥 다른 또래보다 빠르거나 그렇진 않아요.
손동작으로 모든걸 해결하지
(물마시는 흉내를 내거나, 젖달라고 지 가슴을 가리키거나 ㅋㅋ 그런거..;;암만 따라하라 해도 안함 ㅠㅠ)
학습적으로는 뭐 딱히 동화책을 줄줄 읽어요! 우리 애 영재에요!그렇게 내세울건 없는 듯 해요 아직까지 ㅎㅎ
음 뭔가 좋기도 하지만 딱히 자랑은 아닌게....
탐구심이나 모험심은 저지레를 통해 얻어지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뭐 하지마! 하면 바로 안하고 그런게 편하긴 해도 불안하기도 해요...
낙서는 좀 해도 상관 없거든요 책에나 벽에나...어차피 온 집에 다 종이 붙여놔서...문짝낙서는 제가 지우면 되고...
제가 미술에 약해서 창의성을 맘껏 발휘하며 그런 재능을 길렀음 하는데..
그런데 절대 안해요..;; 스케치북에만 갈작갈작 조심스럽게 칠해보고 말아요 에혀...
이런것도 타고나는건지..
아님 좀 더 지능발달을 위한 용감성, 창의력을 길러주기 위해
제가 나서서 낙서나 저지레 어지르기를 좀 더 보여줘야하는지(지금도 썩 깔끔한 주부는 아닙니다만^^;)
선배 어머님들 고견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