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포레스트 검프 보다가 울었네요..

조회수 : 2,138
작성일 : 2012-12-25 16:20:31

십여년도 전에 본 것 같은데..

포레스트 검프를 첨 봤을땐 그냥 하하호호 웃고 그 바보스러움에 재밌었고

깔끔한 전개와 훌륭한 연출 덕분에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재방송을 하길래

정말 백만년만에 영화를 봤는데

왜이리 슬픈지요..

펑펑 울음이 나오네요

누구는 포레스트 검프가 미국사를 보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아무 생각없이 시대에 순응하며 통과해야 잘먹고 잘살게되는걸 말하는 영화라고 비판하던데요

그런데 정말 더럽고 저급하고 사리사욕때문에 보수라는 이름을 쓰는 일부 무뇌아들 말고

사람이 한 시절을 산다는거..

그냥 뭔지는 몰라도 열심히 산다는거..

이제 그게 너무나 힘들다는 걸 알게된 나이에서인지,

여주인공이 모든 풍파를 다 겪고 결국 포레스트에게 돌아와 에이즈로 죽잖아요

히피 세대로 시대에 반항하며 개인적으로 불행했는데

포레스트에게 결국 돌아와 가족을 안겨주고 죽잖아요

순진하고 뭘 모르지만 한가지 마음으로 시절을 관통하는 바보 포레스트..

그런 그조차도 자기 아들이 생기자

절대 자리를 뜨지 않고 스쿨버스 정거장에서 아들을 꼭 기다리며 끝나는 걸 보면서

그냥 울음이 나왔어요.

무심한 듯, 바보스럽게 그냥 저냥 운에 맡기며 엉망이면 엉망인채로

남이 속이면 속는채로,

그래도 곁에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죄그만 아들 하나 건져서

앉아 있는 주인공을 보니

왠지 모를 이 슬픔은 뭔지 모르겠어요

연말같지 않은 무거운 세밑에

그냥 가슴만 답답해서 센치했나 봅니다..

 

그런데 정말.. 나이를 먹을수록

톰 행크스가 진짜 위대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찰리채플린보다 더 위대한 배우같아요. 어떨땐... 

IP : 220.86.xxx.16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틈새꽃동산
    '12.12.25 4:25 PM (49.1.xxx.179)

    어 나도 글보면서 간간히 봤는데..

  • 2.
    '12.12.25 4:33 PM (58.236.xxx.74)

    저희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예요,
    런, 포레스트, 런 요 대목이 제일 좋으시대요.
    전 냉소적이라 그냥 우리사회에선 어려운 '따뜻한 환타지' 라고 느꼈어요.

  • 3.
    '12.12.25 4:39 PM (121.150.xxx.12)

    이런 시각도 있군요.
    전 여자가 무슨 병으로 죽었는지 늘 궁금했는데..에이즈였군요.
    포레스트 검프만큼 바보처럼 살아야 성공하나보다..이렇게 결론내렸고
    포레스트 검프의 지고지순한 사랑 받은 여자가 부럽다.. 내 남자도 저랬음 좋겠다며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비해 눈물흘렀네요 ㅎㅎ..
    쩄든,,원글님 마음이 참 따시네요. 토닥~~

  • 4. 원글
    '12.12.25 4:51 PM (220.86.xxx.167)

    ^^
    글쎄 말입니다..
    사실 어렸을때 볼때는 베트남전 참전하고 나와
    말도 안되는 이 일 저일 운덕분에 크게 성공해서
    결국 갑부가 되는 포레스트와 중위의 일이 이해가 안갔어요
    바보처럼 살면 주위에서 다 도와주나 보다..

    환타지 맞지요
    그런데 정말 살면서
    아무리 정교하고 세련되고 날카롭게 현실을 재단하고 열심히 단속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도
    전혀 위로가 안되는 나이가 되다보니
    시각이 좀 달라졌나봐요
    그렇다고 바보처럼 살면서 타인의 순진함에 기대야 한다는 게 좋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못하겠지만
    사람한테 끝까지 남는게 뭘까..
    저 영화를 보다보니 정말 판타지지만
    엄마가 죽고, 아이를 낳고
    그래도 바보로서 죽지도 않고 자기 경멸도 없이
    나름대로 원망없이 살아남았잖아요
    부럽고 슬프더라구요..
    너무 삭막하고 독하게 발버둥쳐대야하고 미워할 이유만 많이 찾은 요즘이다보니..
    바보 정신이라도 부럽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6884 [3보]'만삭부인 사망사건' 의사남편 결국 징역20년 확정 13 샬랄라 2013/04/26 4,668
246883 블랙야크 바람막이 못 찾겠다 .. 2013/04/26 1,797
246882 여시주최로 국정원 대선공작 관련 촛불집회를 합니다 세수하자 2013/04/26 738
246881 아이와의 약속 지켜야겠죠 10 걱정 2013/04/26 1,484
246880 내가 이상한 건지... -_- 14 ... 2013/04/26 3,451
246879 강릉A여중서 교직원이 여중생 '폭행'…고막 파열 2 참맛 2013/04/26 1,891
246878 '자영업자 80%','가정주부 75%' 24 대체휴일반대.. 2013/04/26 4,018
246877 열무김치 파김치 부추김치 쉽고 맛있는 레시피? 2 김치 2013/04/26 2,325
246876 안철수·김무성·이완구, 오늘 국회 첫출근…의원 선서 세우실 2013/04/26 735
246875 어깨관절 잘~~보는 병원 추천해주세요. 강북이나 일산지역이요. 2 ;;; 2013/04/26 1,481
246874 최고다 이순신 아이유 친아빠 5 프라푸치노 2013/04/26 6,830
246873 40대 유부남인데 제가 예민한건지 이곳에 물어보고싶습니다. 73 당산사람 2013/04/26 21,001
246872 어제 소리질렀다는 엄마인데요.. 조언말씀대로 했는데ㅠ 12 .. 2013/04/26 2,878
246871 강아지 키우면 원래 이렇게 예쁜가요? 20 .. 2013/04/26 3,063
246870 괴로워서 코가 없었음 좋겠데요(코뼈가 많이휘고 비염까지.) 7 초등5학년 2013/04/26 1,483
246869 애 훈육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2 육아실미도 2013/04/26 766
246868 꿈해몽 부탁 드려요. 1 2013/04/26 937
246867 브라운색 바지에 맞는 상의 추천부탁드려요 8 패션조언 2013/04/26 1,745
246866 초1여아. 친구가 자꾸 돈을 달라고 한다네요 5 조언 부탁드.. 2013/04/26 1,287
246865 [의견구함] 조금은 황당한 경험담.txt 3 처음글올려요.. 2013/04/26 1,079
246864 고르곤졸라에 흰곰팡이가 폈어요 1 먹어 말어 2013/04/26 3,612
246863 '대체휴일제' 유보…재계 반발 성명 1 세우실 2013/04/26 1,245
246862 배란유도제를 먹어야 할까요?? 2 happy 2013/04/26 1,369
246861 온라인으로 입금한 돈 바로 취소할 수 있나요? 2 송그미 2013/04/26 919
246860 플륫을 배우려고 하는데요 2 예쁜봄날 2013/04/26 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