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도 전에 본 것 같은데..
포레스트 검프를 첨 봤을땐 그냥 하하호호 웃고 그 바보스러움에 재밌었고
깔끔한 전개와 훌륭한 연출 덕분에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재방송을 하길래
정말 백만년만에 영화를 봤는데
왜이리 슬픈지요..
펑펑 울음이 나오네요
누구는 포레스트 검프가 미국사를 보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아무 생각없이 시대에 순응하며 통과해야 잘먹고 잘살게되는걸 말하는 영화라고 비판하던데요
그런데 정말 더럽고 저급하고 사리사욕때문에 보수라는 이름을 쓰는 일부 무뇌아들 말고
사람이 한 시절을 산다는거..
그냥 뭔지는 몰라도 열심히 산다는거..
이제 그게 너무나 힘들다는 걸 알게된 나이에서인지,
여주인공이 모든 풍파를 다 겪고 결국 포레스트에게 돌아와 에이즈로 죽잖아요
히피 세대로 시대에 반항하며 개인적으로 불행했는데
포레스트에게 결국 돌아와 가족을 안겨주고 죽잖아요
순진하고 뭘 모르지만 한가지 마음으로 시절을 관통하는 바보 포레스트..
그런 그조차도 자기 아들이 생기자
절대 자리를 뜨지 않고 스쿨버스 정거장에서 아들을 꼭 기다리며 끝나는 걸 보면서
그냥 울음이 나왔어요.
무심한 듯, 바보스럽게 그냥 저냥 운에 맡기며 엉망이면 엉망인채로
남이 속이면 속는채로,
그래도 곁에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죄그만 아들 하나 건져서
앉아 있는 주인공을 보니
왠지 모를 이 슬픔은 뭔지 모르겠어요
연말같지 않은 무거운 세밑에
그냥 가슴만 답답해서 센치했나 봅니다..
그런데 정말.. 나이를 먹을수록
톰 행크스가 진짜 위대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찰리채플린보다 더 위대한 배우같아요. 어떨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