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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간신히 추스린 마음..부모님과 한바탕하고 다시 멘붕이네요ㅠㅠ

슬픈성탄절 조회수 : 4,195
작성일 : 2012-12-25 12:53:44

저희 부모님 정치적인 부분만 빼고서는 너무 좋으세요.

근데 이넘의 정치문제만 걸렸다하면 아주 돌아버리겠네요.

다른 형제들처럼 제가 겉으로라도 네네하고 넘어가는 시늉을 해주시길 바라시지만,

제 성격상 그건 절대 할수가 없어서 10여년간 싸우면서,

저는 저희 집에서는 빨갱이로 불려요.

초반에는 부모님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했었지만,

그런 노력들이 서로의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하고,관계에 악영향을 주는거 같아서,

암묵적으로 정치적인 문제는 서로가 안건드리는걸로 하고 지내온지 몇년 됐어요.

대부분 정치얘기 나오면 제가 피해버립니다.

 

이번 대선 전후로 제가 친정에 갈때마다 아버지는 살짝씩 말씀하셨지만,

전 묵묵부답으로 잘 넘겼는데 오늘만큼은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네요.

추운날 두분이서 뭐하시나 해서 잠깐 친정에 들렸더니,

티비에서 박근혜얘기나오니 흐뭇하게 보시던 아버지가 너도 문재인 빨갱이 찍었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냥 넘기고 싶어서 웃으면서 " 민주주의 국가에서 제가 찍고 싶은 사람 찍었죠."

그랬더니 그때부터 아버지의 공격 시작~

그런 빨갱이들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일장 연설 시작하실려고 하길래,

빨갱이가 어디 있냐고 했더니,아주 노발대발 하셨습니다.

네....여기서 제가 참았어야했어요.ㅠㅠ

아빠가 그렇게 싫어하는 친일과 빨갱이짓 박정희가 다했노라 했어요.

그랬더니 나라 뺏기고 먹고살기위해서 그런걸 겪어보지도 않은 니들이 뭘아냐고 그러셔서,

친일에도 급이 있다고,먹고 살기 위해서 혈서로 충성을 맹세하고 독립군을 잡지는 않는다고 받아쳤어요.

이때부터 엄마도 가세하셔서 저를 빨갱이들 선동에 놀아나는 불쌍한 자식 취급하시면서 큰소리로 말씀하시길래,

같이 큰소리 치면서 받아쳤네요.

아버지 화나셔서 6.25도 겪어보지도 못하고 가난이 뭔지도 모르는것들이 나라 망친다고 그러시면서,

문재인같은 넘들이 나라를 위해서 무엇을 했냐고,너같이 배운것들이 이모양이라고 난리시더니,

급기야 저보고 이제 친정에 오지말라는 말씀까지 하셨네요.

아버지의 유치함에 너무 화가나서 아빠가 자유롭게 정치를 논하고 상대방 욕을 하는거 다 문재인같은 사람들이

목숨걸고 노력해서 얻어진 것들이라고 말하고 저도 이제 안오겠노라고하고 씩씩대면서 집에 왔어요.

남편한테도 챙피해서 말안하고 혼자서 서재에서 화를 삭히고 있는중인데,

친정갔다와서 기분 안좋은 마누라 눈치만 살피는 남편은 뭔 죄인가 싶네요.

아....너무 우울한 성탄절이네요.

 

 

IP : 182.219.xxx.143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휴
    '12.12.25 12:58 PM (115.22.xxx.53)

    원글님 토닥토닥....원글님 아버님도 지금쯤 마음이 아프실 거예요...

  • 2. 당분간
    '12.12.25 1:02 PM (59.16.xxx.47)

    거리를 두세요
    가족이라 더욱 허탈한걸꺼예요

    부모님도 다시 생각하실 시간이 필요하구요
    내딸이 왜 저럴까..듣는 귀라도 있으시면 좋은데

  • 3. 원글님
    '12.12.25 1:04 PM (1.238.xxx.44)

    화이틱..정 말 위로해 드랴요.저희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생전에도 강요하거나 확고한
    지지층이 아니어서 스트레스 받을일 없는데,작은 아버지가 그러네요. 만날때마다 ..정치얘기 나와서
    제가 결례임에도 들이대면 암소리 안합니다.그 작은 아버지..자기세계에 갇혀 사는 분이에요.
    가족들하고도 단절.. 가여워서 좀 잘대해 드렸더니 기가 막힌 발언들을 쏟아 내네여ㅛ.
    친인척들이 왜 멀리하는지 알겠더라구요.끝까지 끈질기게 대응하시길..감정적으로 앞서기 보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자세도 필요 하더군요.

  • 4. 마론
    '12.12.25 1:04 PM (115.161.xxx.143)

    지난 세월 바뀌지 않았다면...
    애쓰지 마세요...

    장담하건데...대통령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이니까..?
    가족의 연을 더 중시하시구..
    만나시면 정치얘기 하지 마시구..
    서로간 사랑만 나누세요.

  • 5. ㅠㅠ
    '12.12.25 1:05 PM (121.88.xxx.248)

    남일 같지 않네요. 그분들은 워낙 철통 같으심요. 수십년을그렇게 믿고 살아오셔서요. 언론의 힘을 절감하게 되지요. 그래도 험한인생 잘 살아내신 인생선배라고 생각하고 맘 푸세요. 에효~ 정말 답답합니다

  • 6. 이글들을 읽어보세요.
    '12.12.25 1:20 PM (112.217.xxx.212)

    http://www.ilbe.com/85071526

    여기 리스트글들을 꼭 읽어보세요.

    그러면, 아버님의 깊은 뜻을 이해하실겁니다.
    동의는 안하더라도 아버님이 왜그런 생각을 하시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 7. 에휴....
    '12.12.25 1:20 PM (110.70.xxx.130)

    원글님 나이드신분들 고집 절대 못꺽어요.
    그분들은 가난한 시절과 전쟁의 공포를 느끼신분들이예요.
    답답하시겠지만 어쩌겠어요. ㅜ

  • 8. 거기를 왜
    '12.12.25 1:23 PM (1.236.xxx.223)

    뭐하러 들리셨어요? 시간이 더 지나고 이 분위기가 한 풀 꺽이고 들여다 보셨어야지요.
    지금은 서로 물리적 거리가 필요한 시간이랍니다. 말도 아껴야 하구요.
    저는 어느 시간부터는 정치 얘기 안합니다. 도저히 일치될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마음이야 씁쓸하지요.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하니까요. 혹 부모님이 제게 그런 부분으로 저를 찔러보실 때면 제가 아주 냉냉한 분위기로 말도 못꺼내게 합니다.
    어쩔 수 없어요. 서로 건드리지 않는 수 밖에..아버님의 말씀에 댓구하지 마시고 그냥 냉냉한 표정으로 그만 집에 가겠다고 하고 나오세요. 그럼 앞으로 부모님도 조심하실 꺼에요.

  • 9. 에효~~
    '12.12.25 1:24 PM (210.205.xxx.129)

    저희 시댁도 전부... 우리 남편만 이방인 취급 받아요, 지난 대선때 이명박이는 너무 부도덕해서 안됀다 하니까 그것도 자기 능력이라고 두둔하더군요 ,그런 부류들의 이중잣대에 넌덜머리나요, 진짜 인연 끊고 살고 싶을정도예요

  • 10. ..
    '12.12.25 1:39 PM (125.141.xxx.237)

    새머리당 지지자들의 논리적 모순과 이중잣대,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어 라는 궁색한 쉴드. 정말 넌더리 나지요.
    특히 골수 새머리당 지지자들에게는 민주주의라는 것 자체가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고 생각해요. 사고방식이 합리성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지요. 옳고 그름을 떠나서 주장하는 말 그 자체가 모순입니다. 이미 역사적인 평가가 끝난 부분에 대해서조차 객관적인 인식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런 사람들과 대체 무슨 대화가 가능할까요.;

  • 11. ㅇㄴ
    '12.12.25 1:54 PM (115.126.xxx.115)

    저도...그 어쩔수 없다는 말,,,,아주아주 넌덜머리가 납니다...
    그럼...그 노인네들,,,다 죽을 때까지
    삼십년 사십년..오십년...이대로 살자는 겁니까?....

    그냥비겁자일 뿐이에요.........자신들의
    비겁을 들추기는 겁나기...그걸 또 정당화해주니...거기에 올라타서는...

    지들이 혐오하는 빨갱이와...박정희랑 전대갈..무슨 차이가 있다고...
    결국은 지들이 가장 혐오하는인간들을 추종하는 거 뭐와 다르다고..

  • 12. 정말
    '12.12.25 1:55 PM (125.177.xxx.18)

    저 사악한 것들의 세뇌 정치 때문에..
    세대간, 가족간 불화가 정점이네요ㅠ

    원글님 조금만 한 템포 쉬어가시고, 포기마시고, 힘내세요!

  • 13. 음..
    '12.12.25 2:00 PM (211.234.xxx.252)

    불안과 공포가 그분들을 놓아주지않는거죠..물론 그걸 직접겪은 분들 마음이해못하는건 아닙니다만 그런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셔야하는데 그걸 안하는건 그분들의 잘못이기도합니다.지금은 625를 겪는 시절이 아니거든요.

  • 14. 원글님
    '12.12.25 2:18 PM (110.70.xxx.238)

    속 푸세요

    바뀔것 없으니 그냥 넘기시고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안그래도 힘든데ㅠㅠ

    저도 마찬가지 상황인데 이런거 반복되니 애틋한 정이 점점 사라지네요

  • 15. 후아유
    '12.12.25 2:51 PM (115.161.xxx.28)

    뭐하러 부모님하고 정치적인 대화를 하세요?
    안되는거 아시면서..절대 안바뀌세요.
    님이 안바뀌는것처럼 부모님도 안바껴요.
    그냥 정치적인 대화를 하지 마세요.
    저도 아버지랑 노무현때 한번 싸우고 절대 얘기안해요.

  • 16. 할말 하셨네요
    '12.12.25 3:25 PM (121.145.xxx.180)

    할 말은 하고 열은 받지 마세요.

    그냥 그러세요.
    당신 딸 당신 사위 빨갱이라고요.

  • 17.
    '12.12.25 3:28 PM (61.41.xxx.100)

    pk서 방학 했다고 온다는 친정식구들 전화 피하고 있어요. 조금만 상처 치유할 시간 좀 주면 안 되겠니?
    원글님이 나쁜건 아니지만...피해있는게.
    지금 붙어봐야 나쁜 사람 되고 막말 나가는건 우리쪽이기 쉽잖아요...

  • 18. ..
    '12.12.25 3:36 PM (112.165.xxx.187)

    여기 보면 부모님은 새눌당 지지자고 자녀분은 민통당 지지자인분들이 많은데 이 분들 지역이 어디신지 궁금하네요.
    억울하게 대구,경북만 욕 먹는것 같아서...

  • 19. 이해하세요
    '12.12.25 3:52 PM (14.52.xxx.59)

    우리 부모님 피난가서 시체밟으며 학교 다녔고
    친지들 많이 죽었어요
    전 전쟁겪은분들은 이해합니다
    아버지 정년퇴임할때 젊은시절,나라 생각하고
    몸바친 기억밖에 없다는데 다들 숙연해지더라구요
    우린 그래도 좋은시절에 살았던거라고 생각해요
    전두환때 대학다녀 최루탄 코끝에 달고 살았지만요 ㅠㅠㅠ
    어떤일이 있어도 가족이 우선이에요
    부모님보다 문님이 먼저는 아닙니다

  • 20. sarah
    '12.12.25 4:07 PM (125.178.xxx.28)

    저두 저런 상황나올거 같아서 선거이후로 전화만 잠깐...아주 잠깐 안부만 묻고 말구여 1-2달은 어르신들 아무도 안볼려구여. 어쩔수 있나여... 6-70년 살아온 세월을 바꿀수 없기에 그냥 최대한 안마주치는게 답인거 같아여. ㅠㅠㅠㅠㅠㅠㅠ 에휴... 5년을 어케 피해야할까여...

  • 21. 순이엄마
    '12.12.25 5:48 PM (211.60.xxx.240)

    아이구 속이 많이 상하셨겠네요

  • 22. ㅇㅇ
    '12.12.25 8:05 PM (182.218.xxx.224)

    님 부모님 말씀 하나도 틀린 것 없어요
    그 시대에 살아오신 분들은 살아오신 나름대로의 지혜가 있고 경험이 있는거예요
    문제는 님 말도 틀린게 없다는거죠....
    그러니 그냥 서로의 정치성향을 존중하면 되는데 아버님이 그게안되시네요;
    그냥 한번 허심탄회하게 말씀하세요. 아버지가 얘기하셔도 저 안바뀌고
    괜히 가족끼리 사이만 나빠진다고. 사람이 먼저 아니겠냐고.... 그냥 각자 존중하자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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