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부모 밑 형제들을 보시면 답나오죠.

가난의 고찰 조회수 : 2,539
작성일 : 2012-12-24 20:10:55

베스트 글로 도움이 되신다는 분들과 심기가 불편하시다는 분들 나오는데

저는 둘다 이해는 갑니다.

단지 서로 가난과 부자의 기준을 어디에 갖다 놓는가...여기서 부터 얘기 자체가 달라지는데

구조적인 가난, 사회적 가난(즉, 빈곤한 지역, 빈곤한 국가..)등을 제외 하고 그 글의 원글님이 가난한 사람들의 특징을 묘사해달라고 하니 댓글들은 자기의 경험이나 주변에서 겪은 자기기준에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여러가지 묘사들이 나온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원글님이 부자인데 자기가 볼때 가난한사람들은 이렇더라...하면  답글들도 그렇게 안달리고

그냥 얘 뭐래니..하고.

조용히 넘어갔을 것 같기도 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회적인, 외부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같은 조건에서

가난해지는 사람과 덜 가난해지는 사람,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 좀더 가난을 벗어나는 사람, 가난에서 아주 멀리 벗어나 부를 축적하기 시작하는 사람, 아주 부자가 되는 사람.

이사람들에게 분명히 통계학적인 특징들은 있고 그 공통점을 찾고 싶은게 그 원글님이 글을 올린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같은 부모밑에서 같은 환경, 같은 교육을 받았다고 가정할때 그 자식들이

같은 용돈을 받으면서 그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혹은 용돈 전혀 없는 집이라도 아이에 따라  아르바이트를 해서 집을 돕는 아이도 있고,  아르바이트는 하지만 자기만을 위해 쓰는 아이, 아르바이트는 안하고 그냥 없는대로 사는 아이, 아르바이트도 안하고 오히려 다른 형제한테 용돈을 타 가는 아이도 있고.,,,, 사람마다 분명히 돈에 대한 습관이나 개념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그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어 어떻게 생활하고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어떤 배우자를 만나 어떻게 사는지 그걸 관찰하면 답은 나오지 않을까요.

한부모 밑에서 자라도 고등학교 지나  대학갈때 자기 돈으로 등록금 마련하는 놈도 있고  등록금은 커녕 사업한다고 혹은 다단계에 빠지거나 , 카드빚 등등 여기 저기 빚내서 부모 등꼴 빼는 자식도 나오는 법이죠. 혼자 사고치는 것으로도 모자라 부모, 형제의 재산도 날리는 경우 많고요.

하지만 그 개개인의 특징들도 결국 사회의 구조가 사회의 안전망이 얼마나 잘 되어있냐에 따라 크게 삶의 질을 좌우합니다.특히 서민들에게 더욱 더 그렇죠.

즉,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계층과 바로 그 위의 차상위 계층, 그리고 서민 . 이 세개의 계층은 언제든지 서로 뒤 바뀌거나 ,

경제적 기준이 하향화된  커다란 한 카테고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예를 들어  지방에서  공장을 다니는 맞벌이 부부가 단칸방에서 키운 쌍둥이 딸둘이 있는데 부모님이 공무원이 되라고 고등학교까지 열심히 뒷바라지를 했다고 칩시다.

딸 A는 아무도 공무원을 하고 싶어하지 않을때(예전에는 공무원 지금처럼 인기직종 아니었죠)  지방 공무원을 해서 안정적이고 걱정없는 노후를 선택하고 같은 직장에서 남편을 만나 평생 공무원부부로  아이 둘을 낳고 큰 욕심 없이 지방에서  안정적이고 서민적인 삶을 살고 소소하게 저축하며 살고 있고

다른 딸 B는 공무원은 싫다고  무리를 해서  학자금론을 얻어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대학을 나왔는데 대기업에 취직을 했고  대기업에서 받은 월급으로 학자금 론 갚고 결혼자금  악착같이 모아, 비슷한 배경의 남편과 결혼해서 처음엔 잘 사는듯 보였으나 아이 둘을 낳아 회사를 다니기 어려워 전업으로 아이들을 키우던중 남편의 회사가 파산하거나  명퇴로 나오거나 해서   그간 모은 돈으로  치킨집차렸다 돈 다 날리고, 집 날리고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빚은 남아아있고  반지하 월세방에 살게 되었고  아내는 학습지 교사일/마트 일을 하고 남편은 택배일을 한다면  하루 12시간 일을 해도 서울에서 아이들 키우는데 삶이 팍팍하겠죠.

그 와중에 공장일을 하시던 부모님이 아프신데, 일을  더이상 할 수 없으시고 연금도 들어 놓지 않아 생활비가  해결이 안되는 상태고  지속적으로 병원비를 대야 하는 입장이라면 ( 이경우 일정기준이상의 소득이 있는 자식들이 있기 때문에 기초수급자 선정이 안됩니다.)

딸 A도 딸 B도 모두 돈을 내야 하지만 둘다 여유는 없을겁니다.

하지만 평소에 저축을 어떻게 해왔는지, 부모님의 노후에 대한 대책을 세웠는지 돈이 필요한 순간에는 그 둘은  큰 차이를 보이겠죠.

현찰 10억을 가진 사람에게는 저 집의 부모나 딸 A.B 가정 모두 10억현찰을 가진 사람보다는 가난한 사람이겠지만

빚이 있는 딸 B가 빚이 없는 딸 A 보다는 가난한 거겠죠.

그렇다고 딸 A가 혼자 부모님을 책임질 여유는 없겠죠. 자기가 부담할 수 있는 최대비용을 대 봤자 부모님의 필요를 다 지불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그런데 시댁도 비슷한 상황이라면 더더욱 경제적 궁핍은  깊어집니다.

현실적으로 지방에 가까이 부모님과 사는 딸 A 가 더 많은 시간과 돈을 부모님에게 소비하는 쪽으로 대게는 흘러가죠.

그러다 보면 작게 모아두었던 저축도 병원비로 야금 야금 쓰게 되고 지금까지의 안정적인 서민의 삶도 겨우겨우 한달을 넘기고  또 다음 한 달로 넘기는 수준으로 가는 거죠.

만일 정부가 부모의 최소생활비와 병원비와 주거비를 해결해 준다면 딸 A는 지금처럼 안정적인 서민의 삶을 살 수 있겠지만 외부의 도움이 없다면 부모의 삶은 가장 낮은 빈곤수준으로 딸 A 에게 전적으로 의지 할 수 밖에 없고 딸 A는 친정과 시댁의 양가를 경제적으로 지원해야하는 입장으로  더이상 안정적이지 않은 경제 상황을 맞을 수 있죠. 즉 빚은 없지만 저축을 할 수도 없는 상태.--이는 다시 딸 A 의 아이들에게 반복적으로 나타 납니다. 물론 그 아이들이 자랐을때 딸 A 부모는 연금이 나오니 지금과는 다른 상태이겠지만  열심히 벌고 늘 일함에도 아이들에게 더나은 교육을 시켜줄 여유는 없는것이죠.

딸 B 는 본인이 원하는 삶을 선택해서 열심히 살았지만  사회적으로 몰아닥친 경제 위기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고 일부러 그런게 아니기 때문에  부모의 병원비도 한푼 내지 못하는 지금의 가난의 잘못이 전적으로 딸 B 에게 있다고만 할 수는 없죠.

이런 삶을 살고 있는 딸 A,B 사이가 좋을 수만은 없죠.

그리고 자식에게 생활비와 노후를 온전히 도움받는 부모의 입장이 당연하다는듯, 더 내놓으라는 태도라면,

내가 여태 껏 고생했으니 너희들한테 받는 도움은 당연하다면서 자식들이 어렵게 보낸 돈으로 자식들과 손주들은 구경도 못하는 비싼 음식을 사먹거나, 좋은 옷을 입고 또 다시 돈없다고 내놓아라고 한다면  자식들은 심기 마저 불편하고 마음이 독해지고 우울하기만 하겠죠.

반면 부모가 자식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아껴서 산다면 자식입장에서야 더 못해드려 미안한 마음도 들것이고요.

하지만 자식들은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이 가난을 벗어나게 하기 위해 더 좋은 학교, 더 좋은 직업, 더 좋은 배우자를 만나도록 가르칠것이고 그것을 위해 또 빚을 지게 됩니다. 아이를 위해 노후를 포기하고 올인하는 부모가 되어 다시 자식에게 노후를 기대야 하는 현실이 돌아오는 것이죠.

결국은 가난은 순환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혼자 벌어 열심히 살아도 어느 정도 가난을 벗어나는 체감속도가 빨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대부분은 가족이라는 끈이 더더욱 가난을 지독하게 만들고요.

독하게 자기 가족 외면하고 혼자만 잘 살겠다고 몸부림 쳐도 큰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빚을 지지 않을 정도지요.

한정된 자원,땅, 재화를 많은 인구가 공평히 나눈다는 것은 영원히 인류의 이상이겠지만

정부의 개입이 없고, 부자의 자발적인 희생이 없다면  대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은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가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비난 받아야 할 가난한 자들은 열심히 일하지도 않는 가난한 자들일지 모르나

가난한 자들이 모두 비난을 받기엔,

현재 자본주의를 너머 신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는  너무 혹독하고 교묘한 가면을 가진 제도입니다.

IP : 125.152.xxx.19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12.24 8:59 PM (203.226.xxx.34)

    끄덕끄덕..공감 가는 글이네요. 개인의 게으름 그런 것을 넘어 서는 문제죠.

  • 2. 바람
    '12.12.24 9:04 PM (175.213.xxx.204)

    공감이 가면서도 참.. 슬픈 글입니다.
    특히나.. 가진것 없이 애들 많은 집은 어떨까.. 생각하면 더 그렇네요.
    결국 가난하면 아이도 마음대로 가질 수 없는 게 당연한 세상..
    슬픕니다.

  • 3. 하늘바다
    '12.12.25 3:32 AM (116.123.xxx.4)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이 시점에서 우리들에게 필요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요점은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경우..
    저도 아는 게 별로 없어서 확실하게 짚을 수는 없지만
    개인의 노력으로 안되는 것은 국가가 도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9770 에버그린 모바일 쓰는 분들 엘지텔레콤 이용자는 못쓰나요? 3 .. 2012/12/25 799
199769 체해서 몸이 아플까요? 몸살이 나서 체한걸까요.. 손발이 저린데.. 8 Yeats 2012/12/25 6,354
199768 조리도구 이름을 좀 알려주세요 4 헤이데이 2012/12/25 1,620
199767 시댁식구들과 함께 가는 해외여행 18 도움 절실 2012/12/25 5,185
199766 오늘 같은 날 1 슬프다 2012/12/25 723
199765 전 친구가 없어요 7 오잉꼬잉 2012/12/25 6,639
199764 아이허브에서 물건사시는분들께 질문이용~ 4 .. 2012/12/25 1,407
199763 러브액츄얼리 무삭제판 6 크리스마스 2012/12/25 4,696
199762 외식할때 복장 16 ㅠㅠㅠㅠㅠㅠ.. 2012/12/25 3,413
199761 종편에서 먹거리검증 프로는 왜하는걸까요? 5 ㄴㅇㄹ 2012/12/25 1,886
199760 시어머니 의료비 2 보통엄마 2012/12/25 1,794
199759 터키햄 백화점에서 파나요?아시면 꼭 답변 좀... 2 샌드위치 2012/12/25 933
199758 도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8 ? 2012/12/25 2,726
199757 윤창중이 윤봉길의사의 친척..?헐.. 11 와우. 2012/12/25 3,559
199756 노회찬님 말대로 정말 화이트 크리스마스 6 불판좀바꾸자.. 2012/12/25 2,109
199755 역사, 고전 등...책 추천 좀 해주세요. 15 작은이야기 2012/12/25 1,417
199754 저렴한 스마트폰 질문이요.. 2 질문 2012/12/25 1,152
199753 포레스트 검프 보다가 울었네요.. 4 2012/12/25 2,092
199752 엄마가 엄청 불안해 하시면서, 이것저것 다 아끼고 내핍해야지 이.. 3 에고 2012/12/25 3,489
199751 (펌)제가 물러 터졌다고 하시네요 6 1470만 2012/12/25 1,938
199750 군산 뚱보식당 가보고싶어요 5 ㅡ.ㅡ 2012/12/25 4,006
199749 급해요!!카카오톡 친구한테 전화 할수 있나요?????? 3 nn 2012/12/25 1,687
199748 난 행복한적이 없어요. 5 .. 2012/12/25 2,064
199747 옥천 '퍼스트레이디 센터' 건립 논란 1 .... 2012/12/25 1,122
199746 김현철 "창녀 보다 못난…" 윤창중에 독설 41 호박덩쿨 2012/12/25 13,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