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한 회사에 근무해요..
이곳 가산은 예전 구로공단이었지요.. 공장들을 허물고 그 자리에 거대한 빌딩을 세우고..
아이티 노동자들이 예전 미싱을 돌리고 신발을 꼬매던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요..
형태만 바꼈지 달라진건 없는..
옆동네 구로디지탈단지도 마찬가지구요..
저는 줄곧 강남등지에 회사를 다니다... it. 컨텐츠 회사들이 대거 이동네로 이전하면서
서식지가 변하게 되었지요..
점심시간에는 부하직원들과 밥먹고 빌딩주변을 한바퀴 돌면서 걷거나...
간단히 커피를 마시면서 그런얘길 자주 했죠..예전 이곳에서 일했던 노동자들 피눈물이 복도에서 어른거리는거 같다고..
미싱이 컴퓨터로 변했네.. 얼마나 많은이들이 이곳에서 죽어나갔을까 등등....그들의 노동이 박정희가 이룩했다는 경제성장의 실질적인 주체라고.. 그들을 지워버린 박정희 독재의 경제성장 논리에 대해서 꽤 오래 얘기를 했지요..
어느날 부하직원이 그럽니다.. 우리는 노예에요...
맞아..우린 이시스템에 일만 겁나게 하라고 scv로 프로그래밍 되었어..
문화시설도 없이 그저 일만 죽어라 할수 밖에 없는 구조의 사무실..공장형 아파트들..
요즘 이곳의 분위기는 우울하고 암울하고..
누구하나 웃는이 없는 슬픈 풍경이에요..
선거다음날 벌개진 눈으로 출근한 회사 사무실엔.. 팀 하나가 모여서..
울고 있더군요.. 회사 분위기가 초 울트라 우울에 암울모드...
대선에서 이기면 떡을 하겠다.. 누구는 술을 사노라 호언하며 웃고 떠들던 전날과는 판이하게 다른..
진정한 절망과.... 이 깊은 빡침이란...
지금의 20-30대는요.. 지금 노인들이 얘기하는 그들의 젊은 시절보다..
더 힘듭니다..
젊은것들이 고생을 덜해봐서 그런다등.. 익히 이나라의 노인층이 얘기하는거에 대해서 전 절대 동의하지 못합니다.
강도높은 노동에.. 대학교육까지 받았지만 자기 능력을 발휘할수도 발휘하려도 발목을 붙잡여 옹여맨 이 구조..
밥사먹을 돈이 없어서.. 도시락을 싸 다닙니다..도시락 안싸온 날은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오뎅 사먹습니다..
왠만한 거리는 걸어다니고..
내가 커피를 사주면..몇번 마시고는 그것도 부담된다며..
실장님도 월급쟁이쟎아요.. 거절합니다.. 이렇게 착한 20-30대를 누가 왜 이렇게.. 만드는 건가요..
어느글에서 봤어요.. 그래요.. 젊은이들의 이번의 투표는 단순한 투표가 아니라..
발악에 가까운.. 독재에 저항했던 세대도 아니고.. 데모도 안해봤던 이 친구들이 진정으로 삶을 개선시키고픈..
처절한 자기 행동이었어요..
50대가 종부세가 걱정되 박을 찍었는지 모르지만... 지금 이 친구들은 고시원을 탈출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참담한 심정은 이 친구들에게 비젼을 제시해줘야 힘내서 일을해야할텐데..
더욱 곤고한 노예가 되었구나.. 이렇게 말을 해야하는군요..
이나라의 개발자들이 뭔죄가 있어서... 데체 왜 우리가 이렇게 되었는지...
회사친구들 생각만하면 눈물이 나고..갑갑하고.. 구시대의 망령을 끌어안고..
노망든 이나라가..
원망스럽고.. 이 분노감을..어째야 할지.. 우리 불쌍한 이 친구들을..
적어도 선배인 우리는 해결을 해줘야는데..ㅠㅠ 앞날을 망쳐놔도 유분수지..
데체 이런.. 일이..현실에게서 가능하다는게 지금도 믿어지지가 않네요....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