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 전두환 정권, 김영삼 정권, 노태우 정권까지
산골에서 눈 가리고 귀 막혀 산 탓에 언론에서 떠드는 대로 믿으셨고
민주주의를 외치며 시위하는 학생들 빨갱이라 욕하셨습니다.
제 바로 위의 언니랑 정치논쟁하다가 대학가더니 빨갱이 물들었다 해서
언니 울리기도 했고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산골 생활에서 벗어나 도시에서도 살아보고
자식들 말에도 귀 기울이더니 엄마와 같이 지난 날 우매했던 당신들을 후회합니다.
돌아가신 엄마는 말기암 투병 중에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 소식에 눈물을 펑펑 쏟으셨고
BBK 사건과 관련된 이 모 냥반만 나오면 피를 토할 정도로 치를 떠셨습니다.
금슬 좋았던 엄마를 보내고 홀로 남으신 아버지가 어찌 견뎌내실까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군 체육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참석하시면서 많이 밝아지셨고
운동 끝난 후엔 따뜻한(시원한) 노인정에서 어르신들과 동양화도 맞춰보면서 무료함을 달래셨습니다.
한달에 몇만원 나오는 노령연금과 국민연금, 그리고 자식들이 조금씩 보내드리는 돈으로 생활하시며
항상 자식들에게 부담을 준다며 미안해합니다.
그런데 이제 모든 공공요금, 물가 줄줄이 오르고 노인정, 양로원 냉,난방비 지원 끊고
그 외 노인복지 다 줄이면 생활하시기 더 힘들어질테고..
그만큼 자식들 부담을 더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아버지는 더 미안해 하겠죠.
더구나 동네 어르신들은 다들 여당이라 혼자 야당 편들다 기운 빠지고
젊은 사람들에겐 70대 노인이라 여당 찍었을 거란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이럴진데 정작 당사자인 아버지는 얼마나 답답하고 속이 상할까요.
82에 올라온 수 많은 노인 비하글들을 보면서..(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왜 97% 노인들 때문에 저희 아버지까지 피를 봐야 하는지 속이 상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