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덩달아 피를 봐야 하는지..

왜왜왜?? 조회수 : 504
작성일 : 2012-12-22 11:52:06
저희 아버지 70 중반에 강원도 산골 사십니다.
박정희 정권, 전두환 정권, 김영삼 정권, 노태우 정권까지
산골에서 눈 가리고 귀 막혀 산 탓에 언론에서 떠드는 대로 믿으셨고
민주주의를 외치며 시위하는 학생들 빨갱이라 욕하셨습니다.
제 바로 위의 언니랑 정치논쟁하다가 대학가더니 빨갱이 물들었다 해서
언니 울리기도 했고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산골 생활에서 벗어나 도시에서도 살아보고
자식들 말에도 귀 기울이더니 엄마와 같이 지난 날 우매했던 당신들을 후회합니다.
돌아가신 엄마는 말기암 투병 중에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 소식에 눈물을 펑펑 쏟으셨고
BBK 사건과 관련된 이 모 냥반만 나오면 피를 토할 정도로 치를 떠셨습니다.

금슬 좋았던 엄마를 보내고 홀로 남으신 아버지가 어찌 견뎌내실까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군 체육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참석하시면서 많이 밝아지셨고
운동 끝난 후엔 따뜻한(시원한) 노인정에서 어르신들과 동양화도 맞춰보면서 무료함을 달래셨습니다.

한달에 몇만원 나오는 노령연금과 국민연금, 그리고 자식들이 조금씩 보내드리는 돈으로 생활하시며
항상 자식들에게 부담을 준다며 미안해합니다.
 
그런데 이제 모든 공공요금, 물가 줄줄이 오르고 노인정, 양로원 냉,난방비 지원 끊고
그 외 노인복지 다 줄이면 생활하시기 더 힘들어질테고..
그만큼 자식들 부담을 더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아버지는 더 미안해 하겠죠.
더구나 동네 어르신들은 다들 여당이라 혼자 야당 편들다 기운 빠지고
젊은 사람들에겐 70대 노인이라 여당 찍었을 거란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이럴진데 정작 당사자인 아버지는 얼마나 답답하고 속이 상할까요.

82에 올라온 수 많은 노인 비하글들을 보면서..(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왜 97% 노인들 때문에 저희 아버지까지 피를 봐야 하는지 속이 상합니다. ㅠㅠ 
IP : 116.37.xxx.7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올갱이
    '12.12.22 11:56 AM (119.64.xxx.3)

    토닥토닥.
    안그런 어르신들도 계시다는거 알고 있어요.
    좀더 많은숫자의 무지로 인해 피해를 보는거죠.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힘내요.

  • 2. 왜왜왜??
    '12.12.22 11:58 AM (116.37.xxx.77)

    아버진 나이 먹으면 투표권도 제한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판단력이 떨어지는데 정당한 투표를 어떻게 하냐면서요.
    저희 아버지가 97%가 아닌 3%인 것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 3. ㅊㅍ
    '12.12.22 12:00 PM (115.126.xxx.115)

    그게 공동책임...정말 따로 나눠서 살고 싶다는

    일베버러지는...버러지들끼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3093 연애시대를 다시 보고 있는데요. 8 추억 2013/02/27 2,022
223092 가족의 탄생에 나오는 이채영역 마예리, 정신병자 같아요 8 드라마 가족.. 2013/02/27 1,401
223091 계란 쪄먹는거 편하네요 저만 몰랐나요..? 10 ㅇㅇ 2013/02/27 5,630
223090 유니클로 스포츠브라 ??? 3 ... 2013/02/27 9,953
223089 1월 까지만 회사 다녔는데. 연말정산결과는 전 직장에 물어봐야 .. 연말정산 2013/02/27 408
223088 사무직 경력있는 분중 취업원하시는 분 3 여기 올려도.. 2013/02/27 1,601
223087 오전에 피부과에서 엉덩이에 주사 맞았는데 한참 후에 욱신거리고 .. 1 포로리 2013/02/27 4,994
223086 입냄새 정말 많이 나아졌어요 22 감사글 2013/02/27 7,405
223085 2월 27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3/02/27 528
223084 미쉘위 가 미국국적을 선택했다네요 48 //// 2013/02/27 10,563
223083 고등아들 여자친구가 조모상에 문상을 14 귀여워 2013/02/27 7,313
223082 군내나는 김치로 맛있는 김치국 끓일 수 있을까요?? 2 시에나 2013/02/27 1,314
223081 급히 질문드려요. 고기가... 1 .... 2013/02/27 330
223080 중1 수학~ 2 수학이 2013/02/27 860
223079 세상에 내편이 하나도 없다는게 너무 슬퍼요 3 ... 2013/02/27 1,440
223078 저녁먹고나서 허기져하는 남편 8 허기 2013/02/27 1,586
223077 월세살다 돈모으신분계신가요? 6 ㄴㄴ 2013/02/27 2,351
223076 좀 급해요 pdf로 들어온건 2 지금 사무실.. 2013/02/27 518
223075 8시부터 공사하는 윗층 인테리어 업체 정말 짜증나요. 5 아래층 2013/02/27 1,881
223074 단발 머리,어떤 파마가 나을까요? 2 예비 중1 2013/02/27 1,608
223073 남편의 보험... 24 살다보면.... 2013/02/27 2,496
223072 집에서 염색하려고 하는데 추천해 주세요~~ 3 염색약 2013/02/27 895
223071 야왕에 나오는 침대 문의 2013/02/27 574
223070 몸무게 변화 별로 없고, 외모지수도 순탄한 분들, 비결 좀 풀어.. 5 초보맘 2013/02/27 1,410
223069 왜 악기 하나씩은 해야 하냐구요? 27 지니제니 2013/02/27 4,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