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붕에 이어 분노의 하루를 보내고..
아침일찍 출근해야 하니 남들 마시는 술도 한잔 못하고 그냥 쓰린가슴 부여안고 버티다 내일은 쉬는날이라 남편이랑 술도 한잔 하고싶고 이 심란한 마음에 밥도 하기싫어 외식하러 나갔다죠..
보통은 삼겹살 냄새를 싫어해서 남편이 좋아하는 식당이지만 썩 가고 싶지 않아하는 곳인데 어린 사장님 가게이고 연세드신 분들이 오지 않는곳이라 이번엔 고민도 하지 않고 이곳으로 출동했답니다.
이젠 사람 좋아보이시는 연배 있으신 사장님들 식당도 가기 싫습니다. 혹여 모 공주님 찍었을까봐서요.
그런데 하필이면 오늘같은 날 혹은 요즘같은 때
연세드신 어르신 '망개떡'을 파시려고 이 가게에 오셨네요..
그것도 젊은 친구들은 구입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저희가족에게만..
젊은 사장님 이런경우 만류하는 경우도 없는 작은 가게랍니다.
보통은 가격, 용도에 무관하게 구입을 합니다.
보통은 제가 구입을 하고 남편은 냉정하게 상품 평가를 합니다. 비싸다고..
그리고 저는 항상 그랬습니다. 아이가 보고 있다고..
연세드신 분들 나름 애쓰시는데 우리가 1인분 더 먹었다고 생각하고 구입해야 한다고.
하지만 오늘은 치밀어 오르네요.
그냥 무시했습니다.
노령연금에 홀려 아이들 생각하지 않고 한표를 내세우는 세대를 우리가 왜 생각해줘야 하냐고..
그렇쟎아도 저 세대들 우리세대와 우리아이 세대가 부양해야 하는데 나 개인적으로까지 돕고 싶지 않다고.
나도 이젠 쪼잔해질꺼고 내가 가진 아주 사소한 걸로 휘두르는 인간이 될꺼라고..
저 스스로도 알고 있습니다.
쪼잔하다는것..그런데 왜 쪼잔하면 안되는지.. 왜 이런것을 부끄러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저의 가치관이 흔들린다는거죠..
이전엔 이런 쪼잔함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힘든 시절을 겪었던 세대이니 조금 풍요로운 시절을 산 우리가 개인적으로 아끼면서 도우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에게도 항상 그렇게 가르쳤는데..
서울에 사는 학부모로써 솔직히 교육감도 멘붕입니다.
그 역시도 아주 쪼잔하게 극복하기로 작정했습니다.
아이들 줄세우기..
그래 고맙게도 내아들은 그줄의 최상위 그룹에 서있다고..
다행히 인성 교육도 나름 잘 되어 계속 칭찬 받고 있다고..
나 아쉬운거 별로 없다고..
한번의 선거가 철든 이후 30년 이상의 가치관을 마구 헤집어 놓네요..
하지만 이젠 전 노인 세대에 대한 어떤 인간적인 연민도 개인적으로는 발휘하지 않을껍니다.
그래 나 쪼잔하고 뒤끝있고 인간성 나쁜 인간이다..
그래서.. 내가 법을 어겼냐? 반역을 했냐..
의료보험료 한번 떼먹기를 했냐? 탈세를 했냐?
젊고 조금 능력된다는 이유로 내눈에 보이는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으려 내 허리끈 졸라맸는데..
그런 나의 행동이 내 아이세대를 옭아매는 올가미가 된다면 이젠 그러지 않겠다고..
정말 나름 열심히 산 개인으로써 힐링이 필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