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내상이 너무 심합니다. 하지만...

... 조회수 : 1,860
작성일 : 2012-12-20 20:20:00

노통 가시던 날, 하늘이 무너진다란 말의 뜻을 알았어요.

양친 무고하게 생존하시고, 그때까지 가까운 이의 죽음을 맞이한 경험이 없었습니다.

하여, 애간장이 끊어지는 고통이란 걸 그 때 처음 겪고서는 어찌할 바를 몰라

몇날 몇일을 앓고 한달여를 자다깨는 선잠을 자면서

그분 가신 그 시간이 되면 눈이 떠졌죠.

베겟잇은 항상 젖어 있어서, 잠들어서도 내가 우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그런 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젓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함께 울고 아파서 어찌할 바 모르던 남편이 화를 내기도 했죠.

저 자신,

내가 왜 이러는지 알 수 가 없어서 슬픔과 고통의 한편에선 어리둥절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노무현이란 한 사람이 우리를 다 잘 살게 하거나 하루 아침에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꾸진 못할 거다,

하지만 그가 대한민국이란 배가 나아가는 방향, 그 각도를 조금은 옮겨 놓을 거다,

지금은 미미해도 그 각도의 차이는 훗날 엄청난 변화의 단초가 될 거다,

그렇게 믿으며 바라보던 나이브한 지지자였던 나의 내부에 이토록 엄청난

그에 대한 사랑이 있었음을 그가 떠나고서야 발견한 겁니다.

 

그 날 이후 처음으로 몸둘바 모르는 당황 속에서 많이 아픈 24시간을 보냈네요.

얼마만큼 더 아플지, 우울과 침잠 속에 있게 될 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내 안에 자리한 탄력성은 나를 회복시키고

더 강해지고 더 깊어지게 만들 거라고 확신합니다.

 

나이브하고 철없던 지지자였던 저는 그 분의 죽음을 겪고

모든 면에서, 나의 인생 속에서도 철이 들었고 강해졌습니다.

이리저리 흔들리기 일쑤였던 유약한 제가 단단한 중심을 가지게 된 것 역시

그 사건 이후로 서서히 일어난 변화입니다.

 

내가 지지했던 한 정치인은 그저 한 사람이 아니라

내가 꿈꾸는 세상,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세계관의 대체물임을 이제 깨닫고 있습니다.

 

다시 일어날 겁니다. 지금은 조금만 더 앓을께요.

그리고 점점 더 분명하고 강한 빛을 내는 등대가 되어

내가 선 자리에서 세상과 연계하며 내 존재만으로도 세상을 변화시키는 동력이 되는

그런 사람으로 나이먹고 늙어갈 겁니다.

 

 

 

 

IP : 223.222.xxx.23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2.20 8:21 PM (175.119.xxx.247)

    저도 그럴께요,,우린 외롭지 않은겁니다.

  • 2. 그래요
    '12.12.20 8:22 PM (58.236.xxx.74)

    내상,은 조금 다독다독할 시간이 필요해요. 거기 그냥 콘크리트 부으면 나중에 병돼요.

  • 3. 두혀니
    '12.12.20 8:23 PM (1.241.xxx.171)

    저도요....우리 서로 힘이 되기로 해요.

  • 4. 자끄라깡
    '12.12.20 8:24 PM (121.129.xxx.144)

    저도 많이 아팠어요.지금도 누군가 올려논 동영상보면 눈물먼저 나옵니다.
    아 미안해요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너무 아까운 사람을 보냈네요.

  • 5. 안 울려구요
    '12.12.20 8:28 PM (223.222.xxx.23)

    조금 지나서 상처가 조금 아물며 그때 울려고 합니다.
    82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요...
    이렇게라도 말할 수 있으니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

  • 6. 이명박 찍은 무개념 중도파이던 저..
    '12.12.20 8:28 PM (39.112.xxx.208)

    제 남편을 돌려세운 것이 노통입니다.
    살아 생전 봄이 봄인줄 몰랐네요.

    전 내성이 생겼어요.
    제 할 일 열심히 하면서 자칭 보수라는 인간들 비웃어 주려구요.

    기본 적인 역사 인식도 못되는 돌대가리들이 잘난척은!!!

  • 7. ㅠㅠ
    '12.12.20 8:29 PM (61.85.xxx.102)

    문재인은....지키고 싶습니다..

  • 8. ..
    '12.12.20 8:31 PM (219.249.xxx.19)

    자꾸 눈물나요...애들 앞에서 운다고 한소리 들어서 ..지금 혼자일때 실컷울려구요.

  • 9. ...
    '12.12.20 8:32 PM (1.247.xxx.40)

    문재인 이라서 더 마음이 아프네요
    자격도 안되는 여자한테 언론장악 권력으로 밀리고

  • 10. ...
    '12.12.20 8:32 PM (122.43.xxx.164)

    저도 그렇네요.
    노대통령 가신후.. 세상과 거의 단절하고 지냈던 시간이 있었지요.
    문재인님 이렇게 보내며 남은 사람들 걱정에 잠이 안오네요.
    나꼼수를 비롯하여 우리편에 서서 애쓰셨던 수많은 분들의 안위가
    진심으로 걱정 됩니다.

  • 11. ..
    '12.12.20 8:37 PM (59.0.xxx.43)

    우리 노통을 보냈을때처럼 마음이 아리네요
    왜이렇게 마음이 허한지
    아직도 믿고싶지가 않아요 ㅠㅠ

  • 12.
    '12.12.20 8:47 PM (110.70.xxx.129)

    언제쯤 이충격에서 벗어날지ᆢ
    계속 눈물이ᆢ
    운동을 해도 샤워를 해도 저녁준비를 해도ᆢ
    언제쯤 이 상처가 이 충격이 아물까요?

  • 13.
    '12.12.20 8:49 PM (182.212.xxx.144)

    위로가되고힘이되는글이네요
    감사해요ㅠ

  • 14. ....
    '12.12.20 8:52 PM (125.143.xxx.206)

    저도 오늘 많이 울고 많이 다짐했어요
    더 강하게 일어날꺼에요
    1469만명이 투표를 해도 폐족이라고 하는데.. 같이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된거죠
    노통..문님이 바랬고, 우리가 같이 꿈꿨던 것도 사람사는 세상인거였으니 그런 세상 만들어야죠

  • 15. 노통은님/
    '12.12.20 8:55 PM (223.222.xxx.23)

    저와 똑같은 죄책감이 있으신가 봅니다.
    모든 언론과 방송이 검찰이 소설을 확대재생산하며 그를 조롱하고 땅바닥에 내팽개칠 때
    심지어 한겨레 경향마저 그를 등뒤에서 마구 찔러댈 때, 저는 우아하게 침묵했습니다.
    문화센터 어학클래스의 강사가 뜬금없이 노통 얘기를 꺼내 비하하고
    절반 이상의 수강생들이(대부분 나이지긋하고 중산층 이상의 배운분들)
    차마 입에 옮기기 민망한 단어로 그분을 욕보일 때 솟구치는 분노가 감당되었을 때도
    한마디 말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와 수강중단 하는 행동밖엔 못했습니다.
    두고두고 그 날의 비겁함이 죄책감의 원인이 되었구요. ㅠ ㅠ

  • 16. 이팝나무
    '12.12.20 8:59 PM (115.140.xxx.135)

    내가 지지했던 한 정치인은 그저 한 사람이 아니라

    내가 꿈꾸는 세상,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세계관의 대체물임을 이제 깨닫고 있습니다. 2222222222222

    그분을 지지했던게 저혼자 잘먹고 잘살자가 아니었죠.
    좀은 그분이 추구하는 정치적 지향점이 대한민국을 좀은 상식적인 나라로 만들게 한다는것에
    대한 동조였는데.............무참히 꺽였어요

    제자신이 아마 그분이 었던거 같아요.

  • 17. ㅜㅜ
    '12.12.20 9:08 PM (124.53.xxx.208)

    내가 지지했던 한 정치인은 그저 한 사람이 아니라

    내가 꿈꾸는 세상,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세계관의 대체물임을 이제 깨닫고 있습니다. 333333333


    제가 하고픈 말 그대로 쓰셨네요..

    이제 그만 눈물 거두고 제대로 지켜봐야지요..

  • 18. 명바기
    '12.12.20 9:15 PM (125.177.xxx.83)

    당선되던 날, 패배가 명백한 승부였기에 출구조사 발표될 6시에 티비 끄고 이불뒤집어쓰고 펑펑 울었었어요.
    그때 미리 멘붕의 추억을 겪어놔서 그런지 어제는 그냥저냥 넘어갔는데...
    오늘 광주분들이 올린 트윗 보고 참았던 눈물이 팍 터지더니...해단식 영상 올라온 거 보면서 울고
    또 원글님이 쓰신 글 보면서도 찔끔..
    그치만 1469만의 우리편이 문재인을 지지했다는 선거최종 결과를 보고 나니 다시 희망이 샘솟아나네요.

  • 19. 마들렌
    '12.12.21 9:05 AM (211.215.xxx.78)

    그가 우리의 대통령이실 때 오년내내
    말씀하신 한 마디 한 마디
    국민의 한 사람으로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그의 국민이었던게 과분할 정도로 행복했었습니다.
    그가 매일 매일 단 하루도 심지어 잠자는 시간까지도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날이 없었기 때문이며
    혼자서 피흘려가며
    그 공룡같은 검찰,조중동과 싸우며
    그 몸이 망신창이가 되어도
    단 하루도
    국민에게 주어야 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빚이 있습니다
    우리의 사랑은 가슴속에 불꽃이 되었습니다

    김어준이 나꼼수를 끝내며
    노무현이 자신의 몸을 던져서 한 시대를 끝내는 것을 보고 나머지 세대는 자신들이 조금이라도 맡아야겠다고 했습니다
    민주진영,가슴에 열망을 지니고 있는 대부분의 마음속에
    그의 사랑을 품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래요 우리는 사랑이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4178 충전식청소기중 최고봉은 뭘까요?^^ 2 충전식청소기.. 2013/02/26 1,478
224177 결합상품해지후 요금이 어마해요~~~ㅠㅠ 1 요금폭탄 시.. 2013/02/26 1,665
224176 지금 늑대아이 봅니다 10 4ever 2013/02/26 1,618
224175 중학교 수학 문제집 아작과 개념플러스 1 바다짱 2013/02/26 1,010
224174 여러님들,,해양수산부가 결국 세종시로 간답니다. 11 믿음 2013/02/26 3,368
224173 독일 사람들 무자녀 부부 많지 않나요? 6 ---- 2013/02/26 3,304
224172 나이 42에 사회생활 계속해도 바뀌지 않는 제 성격에 지쳐요. 12 흔히말하는트.. 2013/02/26 3,705
224171 [원전]월성원전 4호기 61명 피폭 사고 10 참맛 2013/02/26 2,250
224170 병든 소를 도축해서 팔다니 2 .... 2013/02/26 929
224169 구둣방에서 구두 발볼도 넓혀주나요? 7 ... 2013/02/26 3,026
224168 강릉가려는데 맛집 ᆞ커피로유명한곳은어디? 9 여행 2013/02/26 2,297
224167 베를린 넘 재밌게 봤네여 7 마mi 2013/02/26 1,050
224166 아발론 테스트요 초6 2013/02/26 1,114
224165 구의동 중학생들은 학원 어디다니나요? 5 광남 2013/02/26 1,264
224164 퇴임 하룻만에 - 여야, MB 4대강-김윤옥 한식 감사 확정 13 참맛 2013/02/26 2,595
224163 휠라매장에서 맘에드는신발을봤는데요ᆢ 1 신발 2013/02/26 651
224162 중1 수학문제 8 수학이 2013/02/26 908
224161 혹시 일룸 대리점 중 링키 진열품 판매하는데 아시는 분 알려주세.. 일룸링키 2013/02/26 828
224160 권고 사직을 당했습니다 ㅠㅠ 35 ... 2013/02/26 23,473
224159 스마튼폰 중독이 심각하네요 2 중독 2013/02/26 1,086
224158 (층간소음) 아래층에서 천장 치면 정말 윗집에 소리가 나나요? 11 여쭤요. 2013/02/26 44,696
224157 여기분들 새누리 지지하면 바로 욕하네요.... 21 문재인짱짱맨.. 2013/02/26 1,313
224156 [유럽여행] 항공권부터 막히네요~(도와주세요!!) 7 마음부자 2013/02/26 1,274
224155 궁금해서요 1 돼지고기 2013/02/26 355
224154 ‘성장위주’ 박 취임사…‘민주’, ‘인권’, ‘대탕평’은 어디에.. 3 0Ariel.. 2013/02/26 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