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들의 힐링 메시지는 참 위안이 됩니다만 아울러 무너지지 않기 위한 방법도 찾아야 한다는 숙제도 깨닫게 해줍니다.
나꼼수는 큰 일을 해낸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을 일컬어 정치 무관심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상당수 바꾸어놓은 듯 하기 때문이죠. 정치 따위가 척박한 내 삶과 무슨 상관이냐,며 현실 정치에 조롱을 보낸 자들에게 그 고된 삶의 원인이 바로 잘못된 정치라는 깨달음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조사한 건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의 증언만 들어봐도 알 수 있어요..
마케팅이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들은 타겟팅(targeting)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죠. 예산은 언제나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쉽게 말해서 내가 만든 제품을 구매해줄 고객들에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인데, 여성이 쓰는 화장품 광고를 할 때는 여성이 보는 TV 프로그램, 여성들이 읽는 잡지, 여성들이 즐겨찾는 웹사이트에 하는 게 정답이겠죠. 내 말에 귀를 기울이고 들어줄 사람을 찾아나서는 것, 이런 targeting을 정치와 언론의 영역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제게 오늘 찾아온 생각입니다.
나꼼수는 정치에 등을 돌리고 있던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호소력 있는 메시지를 던지며 그들을 포섭(?)하는 데 성공한 듯 합니다. 지금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누구겠어요? 그들은 바로 스마트폰과 SNS 헤비 유저(heavy user)들입니다. 애초에 젊은 세대들만 targeting한 건 아니라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젊은이들이 머무는 곳에 가서 젊은이들과 대화하며 젊은이들의 변화를 일궈낸거죠. 그러나 이제는 더 큰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기기 위해서는 설득해야 할 대상을 제대로 골라내고 그들이 들을 수 있는 곳에 가서 그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번 선거의 결정적인 패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장악당한 언론이죠. 더 정확하게 말하면 매스미디어입니다. 저들의 주장과 다른 주장을 들을 수 있는 통로를 원천적으로 묶어버렸으니 깨어있는 지성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조차 없었던 거죠. 5년 후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다른 목소리도 들을 수 있도록 언로를 열어야 합니다. 그 언로는 50,60,70대가 들을 수 있는 방법으로 열려야 합니다. 나꼼수류의 메시지를 매스미디어급으로 올려놓지 않고 현재 수준에 머무른다면 이미 우리편이 된 사람들에게 우리 편이 되라고 설득하는 꼴이거나 우리끼리 악다구니를 하는 꼴이 될 겁니다. 명백한 비효율이며 낭비죠.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팟캐스트 정도로는 안 됩니다. 게임의 판을 완전히 다시 짜려면요...어떻게 안 될까요? 잊지 말아야 해요. 이번 선거는 전략의 실패라는 것을...오늘의 분노를 소멸시키지 말고 새로운 힘을 낳는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을...
힘내자고요. 그리고 무엇이 되었건 함께 실천하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