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러분 고맙습니다.

임부장와이프 조회수 : 495
작성일 : 2012-12-20 10:21:24
참으로 어이가  없어요.
어찌 이런 참혹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는지...

그래도 선거운동을 하면서 기뻤고,희망을 가져도 보았고,아무튼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빨갱이,외곬수,세뇌...
이런 말들을 들으면서 마치 방문판매원이 된 것 같은 심정이었지만 그래도 너무나 간절했기에 그런 조롱들은 견뎌낼 수 있었어요.
간절하면 이루어 진다는 말을 믿으며,열 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는 말을 믿으며,난공불락인 사람들 하나 둘씩 설득할 때,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내 말에 동의하고 지지해 줄 때.
정말 기뻤어요.
전 후회없이 보낸 대선기간이었어요.
진인사대천명이라고 최선을 다했는데,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어쩌겠어요!
이게 국민들의 뜻이라는데.

한국과 여기는 15시간의 시차가 있어요.
새벽에 일어나니 딸아이가 인터넷 방송을 사수하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엄마 출구조사에서는 박근혜가 이겼어. 근데 YTN에선 문재인님의 승리로 나왔어. YTN이 정확하대.엄마 흥분하지마"라는데 전 졌구나 싶더라고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 어찌 해야 할지.
일단 아이들 쳐다 볼 낯이 없더라고요.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들고는 왜 2,30대들에게 그리 미안한지...
이 많은 짐을 나눠주지 못하고 고스란히 그들에게 맡겨야 한다니!
그게 참 힘들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점심을 먹으러 갔어요.
누구 좋으라고 이렇게 절망하고 있으랴 싶어서요.
맛있는 거 먹고 다시 일어서야잖아요.

밥을 먹는데 남편과 통화를 하게 되었어요.
제가 걱정이 많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오늘은 절 위로하는 전화가 많이 왔어요.
식사를 막 끝내고 나오려는데 아는 언니가 전화가 왔어요.
제가 걱정이 되어서 전화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제가 "언니 정말 미안해.전라도 분들에게 늘 신세만 지고.언니들 한테 빚을 좀 갚고 싶었는데 그게 안되네.언니 정말 미안해."
식당에서 울음이 터져 참 난감한 상황이 되었어요.
다들 저를 쳐다보며 수근거리더라고요.
언니가 같이 울면서 알을 잇지 못하더군요.

적극적으로 선거활동도 못하는 전라도 출신의 내가 사랑하는 언니들.
내가 벽창호같은 사람들 앞에두고 "전두환을 잊었어?광주를 잊었어?어떻게 박근혜를 지지할 수 가 있어?"하고 목소리 높혔을 때 눈물 맺히는 언니들 눈.

저는 그 언니들의 눈물을 조금은 닦아 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이런 결과를 접하니 새삼 미안하고 또 미안하더라고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요.
전라도 도민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과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서예요.
역사의 고비마다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받치신 위대한 전라도민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살아서 두 다리의 힘이 있는 한 어떻게든 해 보겠습니다.
제발 제 살아생전 여러분들께 진 빚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살아생전 하지 못하면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제 아이들이 할 겁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국에 계신 여러분.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해외에 있는 사람들에겐 여러분이 든든한 친정이었어요.
여러분이 계셔서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2박 3일 국경넘어 문재인님을 투표하고 온 저.
후회하지 않습니다.
미담이 되지 못하고 비록 괴담으로 끝났지만,다음 선거에서는 재외부재자도 투표하는 길이 괴담이 아니라 더 쉽고 간단하게 만드는 초석은 제가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산,경남,대구,경북 지역에서 문재인님을 지지해 주신 여러분들의 용기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저 박정희도 겪었고,전두환도 겪었고,이명박도 겪었습니다.
앞으로 5년 박근혜도 또 겪어지겠지요.
저는 지난 시간이 참 싫고 힘들었는데,많은 분들은 그리웠나 봅니다.
그 분들의 선택도 인정합니다.
제가 축하는 드리지 못하지만 패배는 인정합니다.

다시 일어나죠.
해외에서 괴담을 만들며 투표했던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하시다며 다시 일어서 주세요.
지금 누구 좋으라고 이러고 있어요?
5년 금방 지나갑니다.
82의 명언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를 잊지 마세요.

지금 제가 횡설수설, 맞춤법도 맞는지 틀렸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게 제 진심입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달리신 위대한 여러분!
제가 드릴 수 있는 모든 찬사를 여러분께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IP : 187.160.xxx.21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2.12.20 10:30 AM (119.204.xxx.190)

    임부장 와이프님
    감사합니다

  • 2. ...
    '12.12.20 10:45 AM (182.219.xxx.111)

    저도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5537 쌍화탕 따듯하게 먹으려면 어떡하면 될까요? 9 집에서 2013/04/22 2,867
245536 속옷을 샀는데 과욕이였나봐요... 5 과욕 2013/04/22 2,307
245535 이렇게 많이 먹어도 될까요? 1 중1 2013/04/22 1,000
245534 밤에 듣기좋은 클래식 추천부탁드려요 8 밤과 음악사.. 2013/04/22 1,312
245533 자살예방 신고 광고 왤케 무서워요ㅠ 11 2013/04/22 3,620
245532 중고차를 속고 샀어요. 제발 아시는분 알려주세요 3 중고차 2013/04/22 2,311
245531 전 졸지에 꼴뚜기가 됐어요 ㅜ 5 어물전 2013/04/22 2,017
245530 방통심의위, ‘뉴스타파’ 심의한다 4 ㄹㄹ 2013/04/22 1,061
245529 만원의 행복 신청해주실수 있을까요? 2 빵구똥구 2013/04/22 973
245528 중학생 아들이 다른 동네에 살겠다는데..가슴이 답답해집니다..... 176 민트우유 2013/04/22 21,560
245527 댓글알바 부적 3 일베박멸 2013/04/22 741
245526 음악좀 찾아주세요.파도타기 하는 영상에 깔린 슬픈 첼로? 였나 .. 1 별똥별00 2013/04/22 773
245525 [부산/인문학]자본주의와 과학, 그리고 협동-서울대학교 우희종교.. 요뿡이 2013/04/22 723
245524 대학신입생 노트빌려주기 12 희야 2013/04/22 1,887
245523 도깨비 방망이와 빨간통 스텐 믹서기중에서 고민입니다. 3 문의 2013/04/22 2,012
245522 고데기 좀 추천해 주세요 8 봄아줌마 2013/04/22 2,447
245521 코스트코의 미소숩 건더기 드셔보신분 계셔요? 4 미소 2013/04/22 1,527
245520 미싱이 이상한데 원인을 모르겠어요 ;; 6 왜그러지 2013/04/22 1,972
245519 운동 과 생리 3 건강 2013/04/22 1,802
245518 생협 매장에서 이런경우 제가 이상한가요? 5 이런경우 2013/04/22 2,070
245517 초등6영어교과서 듣기공부 어떻게?? 5 6학년 2013/04/22 1,103
245516 이빨이 뽑히는듯 아픈데 문제를 못찾았어요 8 치통끔찍 2013/04/22 2,533
245515 행복이라는 착각.. 3 ........ 2013/04/22 1,314
245514 부동산에 따라 부가세 10%받는곳이있고 아닌경우가 있다는데 어디.. 2 .. 2013/04/22 880
245513 결혼을 해야할까요??? 14 젊은미혼처자.. 2013/04/22 2,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