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러분 고맙습니다.

임부장와이프 조회수 : 361
작성일 : 2012-12-20 10:21:24
참으로 어이가  없어요.
어찌 이런 참혹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는지...

그래도 선거운동을 하면서 기뻤고,희망을 가져도 보았고,아무튼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빨갱이,외곬수,세뇌...
이런 말들을 들으면서 마치 방문판매원이 된 것 같은 심정이었지만 그래도 너무나 간절했기에 그런 조롱들은 견뎌낼 수 있었어요.
간절하면 이루어 진다는 말을 믿으며,열 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는 말을 믿으며,난공불락인 사람들 하나 둘씩 설득할 때,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내 말에 동의하고 지지해 줄 때.
정말 기뻤어요.
전 후회없이 보낸 대선기간이었어요.
진인사대천명이라고 최선을 다했는데,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어쩌겠어요!
이게 국민들의 뜻이라는데.

한국과 여기는 15시간의 시차가 있어요.
새벽에 일어나니 딸아이가 인터넷 방송을 사수하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엄마 출구조사에서는 박근혜가 이겼어. 근데 YTN에선 문재인님의 승리로 나왔어. YTN이 정확하대.엄마 흥분하지마"라는데 전 졌구나 싶더라고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 어찌 해야 할지.
일단 아이들 쳐다 볼 낯이 없더라고요.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들고는 왜 2,30대들에게 그리 미안한지...
이 많은 짐을 나눠주지 못하고 고스란히 그들에게 맡겨야 한다니!
그게 참 힘들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점심을 먹으러 갔어요.
누구 좋으라고 이렇게 절망하고 있으랴 싶어서요.
맛있는 거 먹고 다시 일어서야잖아요.

밥을 먹는데 남편과 통화를 하게 되었어요.
제가 걱정이 많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오늘은 절 위로하는 전화가 많이 왔어요.
식사를 막 끝내고 나오려는데 아는 언니가 전화가 왔어요.
제가 걱정이 되어서 전화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제가 "언니 정말 미안해.전라도 분들에게 늘 신세만 지고.언니들 한테 빚을 좀 갚고 싶었는데 그게 안되네.언니 정말 미안해."
식당에서 울음이 터져 참 난감한 상황이 되었어요.
다들 저를 쳐다보며 수근거리더라고요.
언니가 같이 울면서 알을 잇지 못하더군요.

적극적으로 선거활동도 못하는 전라도 출신의 내가 사랑하는 언니들.
내가 벽창호같은 사람들 앞에두고 "전두환을 잊었어?광주를 잊었어?어떻게 박근혜를 지지할 수 가 있어?"하고 목소리 높혔을 때 눈물 맺히는 언니들 눈.

저는 그 언니들의 눈물을 조금은 닦아 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이런 결과를 접하니 새삼 미안하고 또 미안하더라고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요.
전라도 도민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과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서예요.
역사의 고비마다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받치신 위대한 전라도민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살아서 두 다리의 힘이 있는 한 어떻게든 해 보겠습니다.
제발 제 살아생전 여러분들께 진 빚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살아생전 하지 못하면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제 아이들이 할 겁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국에 계신 여러분.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해외에 있는 사람들에겐 여러분이 든든한 친정이었어요.
여러분이 계셔서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2박 3일 국경넘어 문재인님을 투표하고 온 저.
후회하지 않습니다.
미담이 되지 못하고 비록 괴담으로 끝났지만,다음 선거에서는 재외부재자도 투표하는 길이 괴담이 아니라 더 쉽고 간단하게 만드는 초석은 제가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산,경남,대구,경북 지역에서 문재인님을 지지해 주신 여러분들의 용기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저 박정희도 겪었고,전두환도 겪었고,이명박도 겪었습니다.
앞으로 5년 박근혜도 또 겪어지겠지요.
저는 지난 시간이 참 싫고 힘들었는데,많은 분들은 그리웠나 봅니다.
그 분들의 선택도 인정합니다.
제가 축하는 드리지 못하지만 패배는 인정합니다.

다시 일어나죠.
해외에서 괴담을 만들며 투표했던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하시다며 다시 일어서 주세요.
지금 누구 좋으라고 이러고 있어요?
5년 금방 지나갑니다.
82의 명언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를 잊지 마세요.

지금 제가 횡설수설, 맞춤법도 맞는지 틀렸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게 제 진심입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달리신 위대한 여러분!
제가 드릴 수 있는 모든 찬사를 여러분께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IP : 187.160.xxx.21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2.12.20 10:30 AM (119.204.xxx.190)

    임부장 와이프님
    감사합니다

  • 2. ...
    '12.12.20 10:45 AM (182.219.xxx.111)

    저도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09874 카레용 돼지고기를 냉동실에 넣어뒀는데...ㅠㅠ 1 한나이모 2013/01/23 1,406
209873 속초통신원 호출합니다! 속초 2013/01/23 403
209872 알코올중독치료중 극심한 가려움증 생겼는데 좋은약이나 화장품 없을.. 4 궁금 2013/01/23 2,337
209871 우유 안먹고 키 너무 작은 아이들, 칼슘제 소개 부탁드려요(아이.. 6 ///// 2013/01/23 2,596
209870 옆에서 중얼중얼거리면서 찰흙 칼질 하는 아들 크면 뭐될까요? 5 82중독자 2013/01/23 753
209869 아이들 농구 몇학년까지 시키시나요? 2 5학년 2013/01/23 1,183
209868 아이라이크 펫이나 해피팡팡 수제사료 먹이시는 분 1 강아지 2013/01/23 1,241
209867 경찰간부가 이웃주민 차 고의로 긁어 뉴스클리핑 2013/01/23 440
209866 무서운 꿈..무슨 꿈일까요? 1 ㅠㅠ 2013/01/23 1,078
209865 2박 3일 여유가 생겨서 국내 절(사찰) 구경하려고해요. 추천좀.. 12 또 물어봐요.. 2013/01/23 1,642
209864 샤워하거나 머리감을 때 머리카락 흘려보내시나요? 7 젤싫어요 2013/01/23 2,421
209863 잘사는거 속였다가 결혼직전에 알게 하는 남자어떠세요? 50 이런남자 2013/01/23 18,655
209862 40~50대 재테크 노하우, 한개씩 같이 공유해요 16 공유 2013/01/23 6,487
209861 전부치기 좋은 전기 그릴팬 추천좀 해주세요 명절 2013/01/23 1,263
209860 물병 추천좀 해주세요 1 물병 2013/01/23 764
209859 지역모임을 알고 싶어요 2 지역모임 2013/01/23 566
209858 가습기 대용... 2 가습기 2013/01/23 933
209857 선관위 공개 데이타, 지방도 완전 그래프가 똑 같아요. (그루.. 8 그루터기춱 2013/01/23 884
209856 10대그룹 계열사 53곳, 국민연금 지분 5% 이상 주붕 2013/01/23 364
209855 많이 벌면서 돈사고 치는 사람 vs 조금 벌면서 성실한 사람 5 속상 2013/01/23 1,720
209854 오늘 파마 예약했는데 비가 와도 잘 나오겠죠? 2 비오는데 2013/01/23 810
209853 맛있는 곳 케익배달 2013/01/23 381
209852 가로수길.. 지온마미 2013/01/23 552
209851 롯데홈쇼핑 사원 호남비하 발언이 "유행어일뿐?".. 4 뉴스클리핑 2013/01/23 1,626
209850 아이 영어학원 끊어야 하는데요.... 말을 어찌 해야 할까요 ㅠ.. 2 학원 2013/01/23 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