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광주 투표 후깁니다

사뭇달라요 조회수 : 1,297
작성일 : 2012-12-19 14:27:55
제 생애 네번째로 대통령 선거를 겪습니다.
광주라... 맨 처음엔 멋모르고 김대중,
그 다음엔 대세를 따라 노무현, 
지난번엔 소신껏 문국현 후보. 이렇게 찍었었죠.

잘 살지도 못 살지도 못하는 동네고,
큰 변화없이 그럭저럭 이 동네 오랜 주민들이 사는 곳이라
투표소 변경이라거나 부정행위 의심이라거나 그런건 전혀 없었구요.
투표 때 마다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선거안내 하시는 분들이
늘 동네에서 오며가며 만나는 아주머님 들이라 
줄 서서 잠깐 기다리며 인사나누고, 투표용지 받으면서도 안면이 있어 인사하고 뭐 그랬네요.

그런데 뭔가 사뭇 달랐어요.

사람들이 움직인다..는 느낌이 드는 투표일은 오늘이 처음인 듯.
예전엔 듬성듬성 사람들이 움직이고 도로에 차들도 별로 없는 휴일같았는데,
오늘은 뭔가 다른 지속적인 활발한 움직임이 느껴졌어요,

누구 찍었는지 말하면 불법이라죠?
기표소 안에 들어가서 투표용지랑 나랑 단 둘이 마주보고
그 분 이름 옆에 도장 꽉 찍는데 울컥하더군요.
내가, 그저 집에서 애보는 전업인 내가, 이 손으로 뭔가 바꿀 수 있을거란 생각이었는지,
그 동안 내내 익숙하게 보던 이름 석자를 보니 반가워서 그랬던건지.
주책맞게 콧등 시큰해져서 훌쩍이며 투표용지 넣고 왔습니다.

나오는 길에, 저희 아이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내 한표로, 저기 줄 서 있는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의 한표로 바꿔진다면,
그렇게해서 지금 고작 네살 두살인 우리아이들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들과 내가 같은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다수의 의견이 비슷하다면 이렇게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느껴지구요.

다음 대선 때면 저희 애들도 꽤 자라서
투표가 뭔지 대통령이 누군지 알만한 나이가 되겠지요.
다음 대선 때는 이렇게 복수하는 기분으로가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차기 대통령을 뽑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많은 분들께 우리 모두 수고했다는 인사를 드리고픈 날이네요.
오늘 밤, 밝은 달이 휘영청 떠오르겠지요?
새 시대의 시작입니다..
IP : 121.147.xxx.22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2.19 2:29 PM (182.211.xxx.3)

    공감이...

  • 2. phua
    '12.12.19 2:31 PM (1.241.xxx.82)

    저는 눈물이...

  • 3. 틈새꽃동산
    '12.12.19 2:35 PM (49.1.xxx.179)

    추운 날씨에 수고하셨습니다. 혼자 1219 개 답글달기 놀이중입니다.

  • 4. 광주 첨단
    '12.12.19 2:35 PM (121.148.xxx.172)

    줄서서 투표해보긴 오늘이 첨이었네요.
    오늘은 학생들이 많아서
    느낌이 아주 좋네요..

  • 5. 쵸코비
    '12.12.19 2:37 PM (175.114.xxx.141)

    그동네 아래 살아요. 아.............이곳은 걱정 없는데 윗동네가 걱정돼 미치것어요.

  • 6. jonny
    '12.12.19 2:43 PM (121.162.xxx.205)

    호남분들이 정말 대단하신 분들 같아요
    대선때 누굴 밀어줄때 100%안나온게 오히려 의아할 정도예요 ㅋㅋ
    100%몰표나와도 우린 할말 없죠 당연한거니까요^^
    호남분들덕에 이렇게 민주주의 된거잖아요?
    아닌가요?ㅋㅋ할매도 감사해야할듯 ㅋ뭐 그정도로 대가리가 돌아가진 않겠지만요 ㅋㅋ
    늘 마음의 빚을 지고 삽니다 감사합니다^^

  • 7. ..
    '12.12.19 3:18 PM (182.215.xxx.17)

    어려서 전주 살때 투표방송보면 거의 몰표였어요
    전라도 라는 핍박 지금까지 진행중입니다
    세상이 좀 더 바뀌길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8585 전자개표기 조작 동영상 11 쉬운데요. .. 2012/12/21 2,417
198584 경기지역 득표현황입니다.txt 26 코코여자 2012/12/21 2,987
198583 대구 택시요금..인상한답니다. 50 대구 2012/12/21 4,095
198582 우리 선진화로 검색순위 함 들어봐요 1 ㅠㅠ 2012/12/21 553
198581 아시는분은 아시죠 기초 노령연금,노인장기요양보험법등.. 7 바다네집 2012/12/21 3,157
198580 mbc에 대한 미련은 이제 버리세요. 9 그냥 2012/12/21 1,510
198579 천박한 한국 노인들 11 미드웨이 2012/12/21 4,397
198578 한번만 더 밤샙시다 10 =_= 2012/12/21 1,640
198577 티비 안보려고 맘 먹었는데 무도가 걸려요 3 무도 2012/12/21 786
198576 저소득층 아이들 후원도 하고 대선 현수막 에코백도 3 에코백 2012/12/21 1,747
198575 도로주행 몇 번이나 연습하고 시험보셨어요? 2 빵빵 2012/12/21 1,235
198574 힐링에 좋은 것들 하나씩 추천해 주세요... 2 슬퍼할 시간.. 2012/12/21 874
198573 오년동안 그래도 한가지는 잘했다하시는게시을까요?? 11 그분 2012/12/21 1,110
198572 초로의 경상도 남자가....(2) 10 미래로~ 2012/12/21 1,533
198571 어머님한테 민영화등 얘기했더니 48 2012/12/21 7,547
198570 아직 이른맛은 있지만 불펜에서 박원순시장 5 ... 2012/12/21 1,895
198569 우리 정의구현 사제단에 도움요청해봐요 억울해죽겠어요 10 사제단 2012/12/21 1,405
198568 새누리 이정현 팽당했나요? 6 00 2012/12/21 2,123
198567 50대이상 표는 전체 표중 몇퍼센트를 차지하나요? 18 2012/12/21 1,071
198566 상수도 민영화되면 식당은 못갈거 같아요. 6 w 2012/12/21 2,004
198565 방송국 설립 추진한다는 소식에 좋아했다 말았네요. 95 방송은 공정.. 2012/12/21 7,406
198564 대선후유증 ~저에게 힘을주세요~독설은 사양합니다 14 나는나 2012/12/21 951
198563 노인을 위한 나라가 있었네요, 한국 1 삼성왕국 2012/12/21 776
198562 눈 내리는 대구에서 10 mj 2012/12/21 1,516
198561 사람 때문에 받은 상처로 너무 힘든데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5 대성통곡 2012/12/21 1,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