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거짓말을 했어요.

불량맘 조회수 : 4,101
작성일 : 2012-12-18 08:46:15

7개월 여아를 키우는 맘이예요.

아기낳기 전날까지도 일을 했는데 아기가 태어나고 부터 제 인생은 달라졌어요.

매일 아침에 출근해야할것만 같았고

집에 아기랑 둘이만 있으니..남편은 아침에 출근 저녁 퇴근..

창밖에 보이는 찻길만 봐도..아기를 안고 어르면서 저기만 나가봤으면..

저기만 씽~하니 달려봤으면 속이 후련하겠다..라는 생각 많이 했었어요..

 

그렇게 출산후 얼마간 우울증 같은 감정에 시달렸구요..죄책감과 책임감..구속감 같은것에..

지금껏 줄곧 그런 감정들이 몇번이고 솓구치곤 합니다.

아기가 예민한 편도 있고.

 

밖에 내돌아 다니고 모험 좋아하던 제가 집에 아기랑 둘이서

대화상대 없이 남편 퇴근만을 기다리는 완전 아줌마가 됐다는 자체에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다고 아기가 밉지는 않아요..그런다고 모성애가 뛰어나서 아주 이쁘지도 않구요..

제발 한시간 만이라도 내게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밖에서 일이라도 하면 잠깐이라도 허리펴고 커피한잔정도는 마실수 있겠지.

 

전 오늘이 대선 전날이라는 것도 몰랐어요.

제겐 매일 그날이 그날이고..

 

어제 남편이 상갓집 갔다 온다는 거짓말을 했어요.

물론 남편도 힘들꺼라는걸 알아요..

저는 남편 오기만을 눈빠지게 기다리고 아기좀 봐주면 저도 좀 씻구 밀린 집안일도 하고..여유가 생길텐데..

남편이 요즘 요령을 피우기 시작했어요.

 

자기도 주말이 싫대요..좀 쉬고 싶은데 여기저기 불려 다녀..애기 보랴..내 눈치 보랴..힘들겠죠.

 

전 그런 남편을 한편으론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미워하고 있어요.

차라리 아기랑 둘이 살면 아예 기다리지도 않을꺼고..남편이 괜히 밉고 꼴베기 싫을때가 한두번이 아니예요.

일부러 남편 들으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한테 일부러 화내고 소리지른적도 있구요..

 

사람들은 벌써부터 둘째 이야기 하는데 저는 그것때문에도 스트레스 받아요.

지금 하나도 힘든데 둘째를 얼마나 잘 키울 자신도 없을뿐더러.

지금 장남에 장손에게 시집와서 아들을 기대했는데 딸 낳고..둘째는 아들 낳는다는 보장도 없고..

괜한 책임감 때문에 스트레스..

제가 또 딸딸딸딸-아들집에서 막내딸이예요..

어렸을때부터 아들아들 오냐오냐 하는 것도 너무 진저리가 나더라구요.

결론은 아들타령이죠머..

 

끝도 안보이는 육아에 둘째는 아들을 낳는 다는 보장도 없는 괜한 맏며느리로써 책임감과..

지금 저의 심리상태로 봐서 지금 아기한테도 잘해주지 못하는 죄책감.

 

한 일주일만 혼자 여행이나 다녀왔으면 좋겠네요..

그냥 주저리였어요.

길었네요.

 

- 콩나물에 물주듯이..밑 빠진 독에 그냥 물이 흘러버리듯 부질없는 것이라고 생각 했는데.

콩나물은 쑥쑥 자라고 있듯이, 지금 우리 아기도 쑥쑥 자라고 있겠죠?

항상 그말을 새기며 맘 다짐을 하는데

가끔 이렇게 내 자신이 한심할때가 많네요.

IP : 61.105.xxx.129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12.18 8:54 AM (218.38.xxx.231)

    아기가 말하기 시작하면 훨씬 나아져요.
    많이 힘드시죠? 시간이 답이라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ㅌㄷㅌㄷ

    그나저나 남편님 정말 나쁘시네요.
    부부사이에 신의가 얼마나 중요한건데...어쩌면 섹스보다 더 중요한게 신뢰와 존경이거늘...

  • 2. dma..
    '12.12.18 8:56 AM (115.126.xxx.82)

    부모님이나 가족들은 멀리 있나요?
    가능하면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잠시 맡기는건 어떨까요?
    아니면 베이비시터를 잠깐씩 쓰세요.

    원글님 너무 지치신게 글에서 고스란히 느껴져요. 맘이 짠하네요.
    게다가 그런 원글님 보는 남편도 숨막힐거 같아요.

    힘들때 그냥 참고 넘기는게 능사가 아니예요.
    현명하게 그걸 이겨나가는게 살아가는 이유죠.
    뭔가 해결방법을 찾으세요. 누구탓, 신세타령 이런 것만 하고 있으면 건강에 좋지 않아요.
    물론 아이한테도 고스란히 영향이 갈꺼구요.

    힘내세요!!! 잘 해결해서 두분다 숨통이 트이면 금방 옛이야기하는 날이 올꺼예요~토닥토닥

  • 3. 음음
    '12.12.18 8:58 AM (1.227.xxx.209)

    이렇게 82쿡 하시면서 오늘이 대선 전이란 걸 모르실 수 있나요?ㅡㅡ? 저도 9개월 아가 엄마입니다.ㅡㅡ
    저도 같은 심정이라 하루하루 그냥 버티며 살고 있어요. 저희 남편도 거짓말은 아직 발각은 안 되었지만 연수니 봉사활동이니 하며 계속 밖으로 나갈 궁리만 해요. 집이 답답한 거지요. 다들 그런가 봅니다. 봄이 되면 산책도 쉽게 하고 아기도 커 있겠지 하는 희망을 갖고 살고 있어요. 원글님도 힘내세요.
    내일 투표하시며 바람도 쐬시구요~

  • 4. ㅇㅇ
    '12.12.18 9:00 AM (61.253.xxx.7)

    원글님 때문에 일부러 로그인 했어요.

    그때가 제일 힘든때지요.

    남편분에게 마음을 다 털어놓으세요.
    대신 널 탓하는게 아니라는 점 꼭 얘기하시구요.

    핵가족화 되면서 육아가 온전히 엄마만의 것이 되어서 더 힘이 들 거에요.

    전 문화센타 주말 특강반 들어가서 매주 토요일 두시간은 제 시간 가지니
    살것 같았어요.

    원글님도 남편분하고 잘 타협하셔서 힘든 육아 기간 슬기롭게 보내세요.
    시간은 흐르고 애는 큽니다.

    그때 되면 남편이 늦게 오는게 좋아져요. ㅎㅎ

  • 5. ㅇㅇ
    '12.12.18 9:02 AM (1.253.xxx.46)

    큰애키울때 소원이 혼자 시간 좀 보냈으면... 이었어요. 어찌나 힘들던지. 타지에서 혼자 육아하려니.

    지금은 둘째가 아가인데요. 노련한? 엄마가 되서 그런지 남편있는게 오히려 걸리적ㅋㅋ 거리네요. 원글님이 육아에 지치셔서 그래요. 계절도 지금 겨울이라 외출도 힘들고요. 어차피 인생은 혼자라는 생각으로 강해지세요. 남에게 바라고 기대하는거 다 쓸데없어요. 결국은 내 몫의 일은 내가 해야되거든요.

    남자들... 대부분 육아에 아무 쓰잘떼기 없어요. ^^ 힘내세요. 곧 좋은날 옵니다. 나중되면 그래도 그때가 그리워질지 몰라요. 아기가 얼마나 빨리 크는지 전 안타깝더라구요.

  • 6. 나중에
    '12.12.18 9:04 AM (211.234.xxx.188)

    딸이 크면 둘이 절친될수 있어요.힘들겠지만 지금 잘 놀아주세요..남글땜에 하나 더 낳을 생각은 꿈도 꾸지마세요.하나와 둘은 엄청 차이가 있고 아빠의 손도 더 많이 필요해요.남편이 육아에 도움이 되지않는한 둘째는 진짜 말리고싶어요.

  • 7. jjiing
    '12.12.18 9:08 AM (211.245.xxx.7)

    힘내세요~ 애기는 점점 예뻐져요^^
    저도 아이 낳고서 나는 모성이 별로 없나보다 생각했는데,시간이 갈수록 내새끼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지금 한창 힘들때에요, 좀만 참고 기다리시면 애기도 이뻐지고 꽃피는 봄이옵니다. 그러면서 남편보다는 애때문에 살맛나는 때가 옵니다~^^님 좀만 더 힘내세요^^

  • 8. ..
    '12.12.18 9:11 AM (61.74.xxx.243)

    33개월 쌍둥이 키우는 직장맘이에요..
    저도 신랑이 바빠서 정말 없느니만 못하고 싱글맘이 따로 없구나..(지금도 그건 마찮가지구요..ㅠ)
    차라리 없으면 기대치라도 없으니 실망도 안하고 화도 안날텐데.. 싶은적이 한두번이 아니에요..

    근데 전업이시라고 하니..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아이가 어린이집 가면 정말 편해지실꺼란거에요..
    저도 애들 어릴땐 직장나와서 쉬는거라고 말하고 다닐정도로 집에서 애들 보는게 너무 힘들었거든요..
    (주말이나 연차때는 오히려 더 힘들었쬬..)
    그러다가 애들 어린이집 보낸뒤로는 생각이 싹 바꼈어요..
    몰랐는데 연차때 애들 어린이집 보내놓고 집에서 뒹굴 거리는데 시간이 어찌나 빨리가던지.. 눈물이 날정도..ㅠ
    끝이 보이는 고생이다 생각하면 좀 낫지 않을까요?
    그리고 둘쨰는.. 정말 말리고 싶네요.. 전 쌍둥인데도 도움 안되는 신랑보면 내가 미쳤따고 둘을 낳았찌.. 이말이 절로 나오는데.. 스스로 선택해서 하나 더 낳는건 정말이지...ㅠㅠ

  • 9. ....
    '12.12.18 9:28 AM (110.14.xxx.164)

    이런글 올라오면 다들 곧 좋아진다 아이로 인해 행복하다 하시죠
    저도 동의하긴 하지만..
    솔직히 결혼한다고 준비없이 아기 낳는건 반대에요 본인이 부모로서 맞는지 꼭 낳아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보라고 권하고싶고
    부모교육이라도 받고 낳으라고 하고 싶어요
    15년전 저도 결혼하면 당연 아이 낳는거라 생각했고 하나 낳고는 질려서 둘째 맘 접었거든요
    우리부모세대처럼 무조건적인 희생이나 사랑이 있는것도 아니고 아이도 힘들고 부모도 힘들고...
    요즘은 자식도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린이집 보내면 잠깐 몸 편해지지만... 곧 사춘기 오고 아이 성적때문에 맘 고생 몸고생 엄마는 학원비 벌러 알바라도 나가야 하는 현실이고.
    하나 키우고 곧 또 둘째 낳아서 이어지고...
    둘째라도 신중히 생각해서 결정하세요 옆에서 아들 아들 하는거에 헷갈리지 마시고요

  • 10. xiaoyu
    '12.12.18 9:45 AM (211.216.xxx.229)

    위에 베이비시터 얘기가 나와서요. 나라에서 하는 베이비시터제가 있더라구요. 아이돌보미서비스라고. 최소 한시간부터 쓸 수 있구요. 국가에서 하는 사업이라 그래도 믿을만한 분들(교육도 받고 신분확인도 되구요)이 오시는거 같아요. 시간당 오천원이에요. 지원받는 분들은 더 싸구요. 먼저 등록을 하고(등록은 무료) 요청을 하면 되는 분이 오세요.

    한두번 두시간 정도만 쓰셔도 숨통이 트이실 거에요. 너무 힘들때는 자신을 아이를 위해 한번 써보세요. 스트레스가 심하면 아이에게도 영향이 가니까요.

    얼마전 이 서비스를 알고 넘 행복하던 차에 글 남겨요^^

  • 11. 흰둥이
    '12.12.18 9:49 AM (203.234.xxx.81)

    원글님 토닥토닥 저도 그맘때 그랬어요ㅠㅠ 저는 34개월 여아 키우는 엄마구요.
    날도 추우니 그때쯤 저는 근처 백화점 나들이가 일이었네요. 베이비마사지 문화센터 가서 유아휴게실에서 이유식 먹이고 백화점 유모차에 애 태워 커피 한 잔. 그렇게 두어시간 바람만 쐬어도 버틸 만했어요. 그리고 일주일에 한두번 도우미도 오셨구요. 살림만 누가 깔끔하게 해줘도 살 것 같더라구요.
    시간이 지날수록 모성도 커집니다. 지금 할 수 있는만큼 최대한 스스로를 배려해서 버티세요 정말 정말 갈수록 좋아집니다 힘내세요!!

  • 12. 저도
    '12.12.18 10:00 AM (164.124.xxx.147)

    뭐라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딱 원글님 같은 심정에 원글님 같은 입장에 겪었던 사람이니까요.
    육아에 타고난 소질이 있으신 분 외에는 대부분의 엄마들이 초창기에 겪을꺼라 생각되지만요.
    제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게 육아였거든요.
    심지어 까탈스럽고 많이 우는 아기였기 때문에 하루종일 안고 있으려니 팔도 아팠고.. 누가 애 잠깐만 안아줘도 너무 고마웠어요.
    남편과는 무척 사이가 좋은 편인데 유일하게 말다툼 했던 시기가 그 때였어요.
    회사에서 직원들과 아침에 삼삼오오 모여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는게 얼마나 그립던지요.
    저는 주위에서 지금이 편할때다 점점 더 힘들어질꺼다 그 말이 그렇게 듣기 싫었어요.
    난 지금도 죽을거 같은데 더 힘들어지면 어쩌라는건가 절망스러워서요.
    그런데 너무 다행히 제 딸은 클 수록 자랄수록 손도 덜 타고 너무 편해지는 아이였어요.
    원글님 지금 너무 힘드시지만 시간이 해결해준다 생각하시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내가 군대 왔다 생각하자.. 최대한 받아들이고 즐기기로 해보자.. 그런 마음 가짐으로 버텨내셨으면 해요.
    남편분 거짓말하신건 정말 너무 하셨어요. 제가 화가 나요.
    남편분 육아 도움 안주시고 원글님도 육아 소질 없으시고.. 둘째는 생각 마시라고 하고 싶네요.
    저희는 둘째가 계획대로 와주지 않아서 접었지만 지금은 어차피 부부가 육아에 소질 없는 사람들이라 차라리 잘 됐구나 하고 있거든요.
    힘 내세요. 화이팅!!!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07269 포항 사시는분~ 이아파트 사도 될까요? 9 내집마련 2013/01/16 3,713
207268 서울역 근처 구경할한 곳 추천 좀 해주세요 7 부산여자 2013/01/16 3,105
207267 동남아 해외여행관련!! 잡다한 것 질문할께요 7 ~~ 2013/01/16 1,286
207266 아이가 영어샘에게 사회과학도 가르쳐달라고했다네요 3 2013/01/16 1,418
207265 억울합니다 1 지휘자 2013/01/16 658
207264 초5 수학 최소공배수 구하기에 대해 여쭤봅니다. 3 .. 2013/01/16 3,507
207263 잠이 안와서 음악 들어요. 12 쐬주반병 2013/01/16 832
207262 저도 예전에 돈 400만원을 못 받았어요, 12 2013/01/16 4,702
207261 이 와중에, 오늘 산 패딩, 이건 뭘까요? 1 prisca.. 2013/01/16 1,022
207260 이 정도면 정신과에 가 봐야 할 수준인지요... 8 ㅇㄹ 2013/01/16 2,598
207259 실거주 목적이면 집 사라고 하시는 분들은... 19 궁금 2013/01/16 4,821
207258 대전 유명한 맛집이나 살기괜찮은곳 어디인가요? 5 소금인형 2013/01/16 1,539
207257 맞벌이에 아이 없이 부부만 계신분 12년도 카드값 얼마 나왔는지.. 1 Dd 2013/01/16 1,435
207256 드림렌즈 잘 빼는 법 알려주세요. 3 살빼자^^ 2013/01/16 4,804
207255 유치원 엄마 글 관련 - 죄송계좌를 터야겠어요 47 여러분 2013/01/16 15,677
207254 중국 동방항공 어떤가요? 4 .. 2013/01/16 4,358
207253 아까 나홀로 고깃집녀입니다 13 ㅊㅁㅊㅁ 2013/01/16 10,888
207252 국가 암 검진 사업의 숨겨진 진실 13 건강검진받으.. 2013/01/16 3,959
207251 남편과 부부관계 안하시는 분 계세요? 71 지나가며 2013/01/16 116,722
207250 눈에 띄는 그녀........ 3 그녀 2013/01/16 2,025
207249 과학 성적이 부족한 아이, 과외 할까요? 17 쐬주반병 2013/01/16 2,354
207248 노무현대통령님이 김대중님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4 이이제이 2013/01/16 1,122
207247 홍천 펜천 추천좀 해주세요 홍천 펜션 2013/01/16 485
207246 저희 남편 왜 카드를 안 쓰네요.. 갑자기 친절.. 2013/01/16 848
207245 너무궁금해요.똑똑하신 분들이 답 좀..부탁드려요 4 thvkf 2013/01/16 1,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