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2월 18일 주류 제조사와 연예기획사, 광고 제작사 등에 공문을 발송해 적어도 아이돌만은 주류 광고 출연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서울시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주류 광고 현황을 파악한 결과 총 18만9,566건, 하루 평균 574회의 주류 광고가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는 대한보건협회와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서 전국지역을 대상으로 지상파 33개·종편 4개·케이블 67개 등 104개 TV 채널과, 16개 라디오 채널, 87종의 신문, 174종의 잡지를 대상으로 광고 1회당 노출 횟수를 1회로 해 조사 집계한 결과로 인터넷은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중 주류 광고 노출 횟수가 높은 상위 모델 22명을 분석한 결과, 아이돌이 출연하는 광고가 72%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아이돌 기준을 '청소년들에게 인지도가 높아 영향력이 있고, 우상화 되고 있는 연예인'으로 정의내렸고 주류 모델 22명 중 17명이 이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는 최근 롯데주류의 선정적인 댄스 배틀 광고 동영상이 19세 미만 금지 동영상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인증 절차 없이 접속할 수 있는데다 자사 홈페이지 접속 시에도 별도 절차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주류광고의 양 뿐만 아니라 선정성에서도 청소년, 시민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 울시는 아이돌이 주류 광고에 출연할 경우 청소년들에게 술에 대한 위험성 인지를 약화시키고 오히려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우려가 있어 업계 스스로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도록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청소년보호법에서는 술을 유해약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서울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주류 광고를 모니터링해 이들 회사들의 자율규제 활동이 형식적이거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과다한 광고나 청소년 보호에 해가 되는 지나친 광고를 하는 광고 제작사, 연예기획사나 주류 제조사 등을 대상으로 수입 누락과 광고로 인한 부당 이득, 부당 지출 부분 등에 대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 2순위가 연예인이라고 하는 시대"라며 "이런 현실에서 주류 광고에 버젓이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아이돌을 기용한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청소년 보호를 회피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업계의 자율적인 개선을 촉구하고, 반영이 안 될 경우 강도 높은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롯데주류 제공)
[뉴스엔 배재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