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경찰대 교수의 글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정원 김씨가 20대의 여성이기에 보호받아야 하는 약자라면
청와대 이씨 역시, 그가 지난 5년 내내 어떤 짓을 해왔든, 70대 노인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약자입니다.
청와대 이씨에 대한 이런 쉴드를 "감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
국정원 김씨에 대한 쉴드 역시 "감성적으로" 철회하여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 논리의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 거니까요.
607호 사건은 단순히 민주당과 20대 여성 사이에 발생한 사사로운 사건이 아니라,
공명선거라는 공익을 추구하기 위해, 행정기관인 국정원을 상대로 행한 공적 차원의 감시, 견제 행위입니다.
이 사건이 법정싸움으로 가게 되면 이런 논리를 기본으로 싸우게 되는 거지,
20대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 운운하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조차 없는 뻘소리에 불과할 뿐입니다.
문제제기가 된 부분은 국정원 직원의 사생활과 관계된 내용이 아닌,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 국정원 직원의 업무 내용과 관련된
공적인 영역입니다.
그렇기에 유권자들이 이 사건을 바라볼 때, 국정원 김씨를 단순한 20대 여직원이 아닌, "국정원"이라는 행정기관을 대변하는
것으로 인식해야 하는 겁니다. 이러한 인식을 할 수 없다면 억지가 사촌보다 낫고, 법보다 주먹이 우선이라는 비합리적이며 낡은
인식에서 깨어나지 못한 스스로를 반성하고 부끄러워 해야 하는 거지요.
박그네의 개인사를 거론하며 불쌍하다는 이유로 박그네를 찍어주겠다고 말하는 사람들 역시 607호 사건을 개인에 대한
인권침해행위로 착각하는 것과 같은 관점에서, 전형적인 공사혼동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겁니다. 박그네 개인의 인생에 동정을
받을 만한 요소가 있다 해도, 그것이 헌법기관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과 대체 어떤 합리적인 인과관계가 있다는 겁니까?
불행한 개인사가 대통령의 자격 가운데 하나라는 겁니까? 정치가 감성의 영역이라 해도 투표만큼은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한
행위이어야 하는데 최소한의 공사구분조차 하지 못한다면 과연 스스로에게 투표권을 행사할 자격은 있는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보셨으면 합니다.
새머리당이 정상정인 정당이 아닌 위헌적 양아치 집단에 불과한 이유는, 바로 위에서 언급한 공사구분 못하는 40%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대놓고 사기를 치고 양아치 짓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권자들이 공사구분을 못하면 이에 대해 정확히 구분하여
알려주는 것이 공당의 역할이지, 유권자의 어리석음을 악용하여 정치공세, 억지주장을 퍼붓는 것은 시장통 야바위꾼이나 할 짓
아닙니까?
청와대 이씨가 단순히 보호받아야 할 70대 노인네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대통령"이라는
헌법기관이듯이, 국정원 김씨 역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행정기관의 공무원입니다. 공무원이 공무집행중에 행한 모든 행위는
개인의 사적인 행위가 아닌 국가기관의 행위로 귀속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번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것은 607호에서 발생한
일이 국정원 소속 직원으로서의 공무집행과 관계된 것이냐 아니냐 이것을 밝히는 것이지, 인권 침해니 뭐니 하는 주장은 사건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논란을 위한 논란에 불과할 뿐입니다.
607호 사건을 놓고 새머리당의 양아치 주장에 동조하기 전에, 먼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 대한 구분 정도는 철저히 해야
하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박그네에게 표를 행사하고자 한다면 헌법기관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과 개인에 대한 평가를 철저하게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며, 이런 기본적인 구분조차 할 줄 모른다면 그 손에 쥐고 있는 표는 차라리 찢어버리는 것이 유권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적인 판단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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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씨와 청와대 이씨
.. 조회수 : 624
작성일 : 2012-12-15 12:49:16
IP : 125.141.xxx.23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구구절절 옳은 말씀
'12.12.15 1:21 PM (211.207.xxx.228)맞아요.
당연합니다.
국정원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소리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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