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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중1 딸아이가 억울해 운다는 아랫글을 보고

이상과 현실 조회수 : 2,719
작성일 : 2012-12-14 21:45:25

시험 끝난 주말 보강한다고 우는 아이글을 읽고 댓글들을 보니

다들 아이 쉬게 해 주라가 대세네요

예~~ 저도 그런 엄마여요

시험 끝났으면 쿨하게 놀아야지 그러고요

울 딸아이도 내일 친구들과 서울나들이 간다고 지금 들떠있어요

근데요

현실에서는 제가 참 무른 엄마여요

저처럼 시험 끝나고 아이 놀게 해주는 엄마도

학원도 쿨하게 빼주는 엄마도 그리 흔하지 않아요

 

아이가 중1때 해외로 남편 친구 가족이랑 팀짜서 놀러를 갔어요

거기에 초등 고학년 아이가 왔는데 영어학원 숙제를 들고 온 거여요

동남아로 갔는데 아침 7시엔가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도착하는데요

10시부터 있는 방학 영어학원 특강 보내야한다고

그 여행에 영어숙제 들고 와서 호텔에서 문제 풀고 있었어요

한국에 도착해서 남편은 운전하고 우리는 근 7시간을 밤 비행기를 타고 와서 거의 비몽사몽으로 눈도 못뜨고

집에 오면서 그 아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얼마나 졸리고 피곤할까? 학원에서 잘 할까?

 

제 주변의 친척아이들 정말 다들 전교등수에서 노는 아이들인데요

이 아이들 부모님들이 참 독해요

여기서는 그리 부모가 시키면 나중에 고등가서 지친다 하는데요

이 아이들 다 공부잘해서 좋은 의대 다니고 서울대 다니고 카이스트가고 그래요

근데 이 부모들의 공통점이 다들 독해요

 

시험공부는 아이가 하는거지 제가 뭘 도와줘요  그러는데요

늘 주말에 새벽같이 (평일처럼) 일어나서 아이밥 차려주니 (8시면 아침식사 끝)

그리고 티비는 켜지 않으니 아이들이 알아서 공부하고 학원가고

옆에서 지키고 앉아서 같이 공부해주는게 아니라

이렇게 생활습관을 흩트리지 않게 하니 아이가 딱 절도있게 공부할 수밖에 없다 싶고

 

또 다른 한 집은 엄마가 부엌에서 아침 준비하는데 식탁에서 각자 공부할 것 가지고 와서 공부하고

 

반면 무르디무른 나는 시험 전주 일요일에도 아이가 어제 늦게 공부하는라 얼마나 피곤할까 싶어서

깨워야하나 열두번도 더 고민한 후에 일어나라고 하고

 

평일에도 12시 다되서 자는 아이들 주말이라도 늦잠자게 해주고 싶은 맘인데

공부잘하는 아이를 둔 부모는  칼캍이 평일처럼 깨우고 밥 먹이고 그러더라구요

 

친한 아줌마들 모임에서도 저같은 경우에는 아이 학교에서 오는 시간보다 좀 늦게 집에 가게 되면 아이에게 전화하고

집에서 엄마 올때까지 간식먹고 좀 놀고 있어그러고

엄친아의 엄마들은 아이가 올 시간 전에 칼같이 일어나요^^

 

아마 현실에서 아랫글 같은 경우가 있다면 내가 아는 사람들은 거의 다 학원 보낼꺼여요

아이 쉬게 하는 경우 못 봤어요

시험 끝난 날 영어학원 가기 싫다는 중딩아이 그래 가지마 했다가

같이 있던  엄마들의 놀란 눈빛

그리고 엄마가 참 쿨하네요 이런 말들

그 속에서 나는 참  뭔가 엄마노릇 잘못하고 있는듯한 느낌

 

그냥 공부는 스스로 하는거지 라는 내 경험은 나의 체념이 아닐까 싶고

뭔가 좀 더 잡아야 울 아이가 잘하지 않나?

나는 엄마로써 너무 방관하고 있는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는가?

제 주변을 보면 요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IP : 121.168.xxx.2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12.12.14 10:04 PM (175.121.xxx.225)

    저도ᆢ두 가지 유형의 주위친구들 봤고ᆞ
    전ᆞ무른엄마예요ᆞ시험마진날은 엉어학원도 빼줘요ᆢ한데ᆞ주위에 보면ᆢ원글님 말씀처럼ᆞ독한엄마를 둔 자녀들이 더 좋은대학가는건 맞는듯해요ᆞ

  • 2. 저도 그래요
    '12.12.14 10:14 PM (183.102.xxx.20)

    반성합니다.
    이제 저희 아이들이 독한 엄마를 필요로 하는 학년이 되엇거든요.
    이 글 저에게 도움 되엇습니다. 감사합니다.

  • 3. 저도
    '12.12.14 10:22 PM (211.234.xxx.207)

    애 어릴적엔 그런 여자들 이상타했는데 그 집 애들이 다 잘하니 제가 뭔가 잘못한듯 오늘도 느끼고왔어요

  • 4. 원글이
    '12.12.14 10:23 PM (121.168.xxx.26)

    독해지자 이런 뜻으로 쓴 건 아니고요
    그냥 저는 독해지고 싶어도 그러기가 참 힘이 들어요
    저번에 심리테스트에서 원숭이 뱀 새를 데리고 가야한다는게 있었잖아요
    저는 거기서 새는 그냥 알아서 잘 날아오라고 내버려둔다 이렇게 답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자식들이라고 그래서 딱 맞다 하면서 웃었거든요

    내가 어떤 확고한 교육적 주관을 가지고
    방임형 부모가 되면 모르겠는데
    저는 아직 어떤게 최선인지 모르겠어요
    물론 저희 아이들은 행복하겠죠?
    아닌가? 저만의 착각일까요?
    위의 독한 부모밑의 아이들이 불행한 것은 아니니깐요

    뭐 중딩때 사춘기도 하긴 한 것 같은데
    다들 특목고 붙고 나서 엄마한테 자기 잘 잡아줘서 고맙다고
    엄마덕분에 옆으로 안 빠지고 독하게 한 것 같다고 그랬다니 참 그것도 부럽고~

  • 5. 좀 다른 거 같아요
    '12.12.14 10:34 PM (58.236.xxx.74)

    엄마자신이 자기일에 독하게 하면서 애를 잡는 경우와
    엄마는 나태하면서 아이만 잡는 경우는 달라요.
    아이성향에 따라서 소아정신과 가게 될 수도 있고, 원글님 글의 취지는 이해해요.

  • 6. 원글이
    '12.12.14 10:50 PM (121.168.xxx.26)

    윗님~
    위의 경우는 제가 아는 성공 경우는요
    일단 엄마들부터 생활이 참 독해요
    엄마는 나태하면서 아이만 잡는 경우는 아이고요
    사실 엄마들도 주말 아침에 늦잠 자고 싶고 방학때 남편 출근시키고
    특히나 겨울 방학 같은 경우는 아침단잠 즐기잖아요 그런게 없어요
    그리고 자신에게 엄격하니 아이를 봐주는 법이 없어요
    전교 1등했다고 다른 집처럼 뭐 사달란다고 사주지도 않고요
    아무튼 독해요

    사실 저는 나태하니깐 나태하면서 아이만 잡는 게 최악이 될 수도 있기때문에
    내가 그리 규칙적인게 숨이 막혀서 못하는 것도 있는데요
    어느날 아이에게 늘어진 생활태도때문에 잔소리하다보니
    문득 나는 얼마나 성실한가
    이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모습일까?
    반대로 이 아이들이 내게 잔소리한다면 어떤 잔소리가 나올까 생각해보니
    이러지 말자 싶더라구요
    그래서 주말에 일찍 일어날려고 노력하고 몇 주 실천중입니다
    이렇게 실천하면 언젠가는 아이들도 좀 변하겠지 싶어서요

    좀 다른 것 같아요 님 댓글 읽어보니
    제가 참 몇년간 고민한 끝에 엄마로써 내가 할 일이라고 한 부분과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댓글 자꾸 남기게 되네요

  • 7. 좀 다른거
    '12.12.14 11:06 PM (58.236.xxx.74)

    현대 사회에서의 성공 요인이 2 가지래요.
    감성적인 민감함, 굳은 의지.

    저도 주위에 의사엄마가 토요일 새벽에 딸과 요가까지 같이 하고
    출근하는 경우를 봐서 제 고민과도 맞닿아 있고 글이 참 와 닿아요.
    그집 딸들 다 절제력 강하고 부지런하고요. 보면서 많이 반성해요.

    의지는 덜 길러줬지만, 대신 감성적인 민감함에 힘 써줬다고 조금 위안을 삼고 있어요.
    감성과 의지, 2 가지를 다 가지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요.
    제일 좋은 건 공부 이전에 아이가 뭔가에 미친 경험이 있는 건 거 같아요.
    뭔가에 미쳐봐야 그 경험이 공부로도 전이되고 그게 제일 좋아요.
    독한 부지런도 일종의 재능같아요, 그걸론 따라 갈 수 없지만, 그런 미친 몰입 경험을 살려
    잘 접근하면 더 승산이 있을 거 같기도 하고요.
    독한 분야도 아이마다 다를 수 있고요.
    공부에는 독하지 않지만 미술에는 독할 수도 있는 거고, 그걸 우리가 찾아 줄 수있어야겠죠.

  • 8. ..
    '12.12.14 11:12 PM (110.14.xxx.164)

    저도 약간 찔리긴 하지만..
    독하게 몰아쳐야 잘하는거 알죠 근데
    내 아이 성향을 알다보니... 좀 쉬어가게 되네요

  • 9. eeㄷㄷ
    '12.12.14 11:20 PM (1.177.xxx.163)

    원글님은 독하다는 표현으로 적으셨지만..그건 보기따라 좋은점이기도 해요.
    그리고 지나고 나서보면..치열하게 무언갈 했던시절은요.그뒤에 보상이 따른다는 걸 알았거든요.
    고등때 놀았다면 어떘을까?
    그런생각 가끔해요.
    치열하게 살았고 그 생활이 너무너무 싫었는데.결국 성과는 나왔다는점에서 그시기는잘 몰랐지만 지나고나서보면 결과물이 나왔다는걸요.

    대딩때도 그랬어요..저는 대학생활을즐겼는데 반해.치열하게 시험준비 자격증준비를 했던 애들도 있었거든요.
    그때는그걸 몰랐어요.이제 즐겨야 되지 않겠느냐 왜 저러고 살까 하고 말이죠.
    그러나 대딩을 지나고나서보면..치열했던 사람들이 결과물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사회에 나가서도 그랬어요.
    뭔가 올인해야 될 상황이 왔을때 치열하게 일을 하고나면.어쩄든 그간 일이 너무너무 싫고 왜 이래야하지 싶던 순간이 지나고 결과물이 어떻게든 나오더라구요.

    이런건 재능을 논하기 이전에 겪어보면서 깨닫는거거든요.
    인생을잘 모르는 십대때.누군가의 이끌림으로 어쩔수 없이.또는 왜 그래야 되는지 막연하게 생각한시기에 치열하게 살면서 경험한 일은 나중에 두고두고 다른일에 도움이 될수도 있는거죠.
    그래서 원글님이 말한 그런 결과가 나오는거구요.

    다만.이 모든것들은 아이가 어느정도 따라주었을때 가능하다는것.
    아이가 깨치고 스스로하겠다 하는게 고딩때 나타날지.20살이 넘어서 나타날지.더 나이들어서 나타날지.
    그런게 변수더라구요.
    재능보다는 상황에 어떻게 처해있느냐..하는부분도 있다고 봐요
    그걸 부모가 해주는거죠.뭐.

    24살짜리남자..군대다녀와서 이제서 정신차려 공부란걸 하는데요.
    고딩내내 놀았다더군요.
    왜 사는지.왜 공부해야 하는지.아무것도 모르고.그렇게 조용히.부모앞에서는 네네 대답만 잘하는..
    부모는 그냥 공부에 소질이 없나보다 체념했고. 그애는그렇게 허송세월.
    군대다녀와서 수능준비를 혼자 했더라구요.
    저는우연찮게 가르치는 일이 생겼는데요.
    참..가능성 있는 사람인데.왜 그시기를 놓쳤을까? 싶었어요.
    머리도있고 의지도 있는 아이인데 말이죠.
    시기를 놓쳐도 또 다시 시기를 잡아내는거면 다행이다 싶은 일도 있더라구요.
    고런 실패를 하기 싫어서 다잡는 집도 있으니깐요.

  • 10. eeㄷㄷ
    '12.12.14 11:26 PM (1.177.xxx.163)

    참..저도 앞에 새를 가게 하고 나는 뒤에 간다 적었던 사람인데요.
    해라해라 애를잡진 않지만..원글님이 저 밑에 글 보고 적은 글이라는 거 감안해서적자면요
    저라면 애 학원 보냅니다.
    이유는 철저하게 지불된 비용에 대해서는 손해될 일은 만들지 말자 주의임.
    그건 어릴때부터 그렇게 애를 교육시켜서 우리애도 당연히 가겠지만요.저는그런이유로 보내지 싶네요.

  • 11. ///
    '12.12.15 12:08 AM (175.113.xxx.177)

    애들이 무슨 경주마도 아니고...ㅠㅠ

  • 12. 독하고
    '12.12.15 3:01 AM (14.52.xxx.59)

    아니고가 아니라 그 공부와 학원이 자기한테 필요한거라면 그걸 해내는 아이가 결국 잘 되는거죠
    중학교 기말고사 정도에 해외여행 10일...이라는 글 보고 솔직히 놀랐어요
    수능 끝나면 100일은 가야하나,,란 생각도 들고
    아이가 할 마음이 없으면 결국 가서 앉아있어도 소용없는데
    애들 공부하는게 무슨 상전마냥 대우하는것도 좀 그래요
    이건 그 어머님한테 하는 말이 아니라 저 스스로를 포함,주변 어머님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에요
    제가 아이 수능 치르고보니 결국 아이 인생이지 제 인생이 아니더라구요 ㅠ

  • 13. 좋은 글 고마와요
    '12.12.15 5:27 AM (193.83.xxx.110)

    한 마디로 부지런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인거죠. 심지가 굳고 의지가 강한 부모가 아이의 모범이 되는거죠.

  • 14. 원글님도
    '12.12.15 10:54 AM (58.236.xxx.74)

    원원글님도
    자신의 훈육스타일에 독단적이지 않고
    성찰을 보여주셔서 좋아요.
    댓글들도 새겨들을 내용 많고요.

  • 15. 티니
    '12.12.15 1:54 PM (223.62.xxx.183)

    에휴....
    늘 칼같고, 늘 공명정대하고, 늘 규칙 규칙 강조하며 애를 키우는 건 엄마가 아니예요 훈육사죠. 교육열 높다 못해 미쳤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지역에서 교사 하고 있는데요 원글님이 말씀하신 그런 칼같은 엄마들 많아요.
    늘 자신의 가치기준을 "지켜야 할 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자신의 욕심을 "아이를 위한다"는 말로 치장합니다. 그리고 하나같이 하는 말들이 저는 애들 안잡아요, 저는 핸드폰 검사도 안하고 닥달도 안하고 어쩌구 저쩌구.... 근데 문제는 항상 이 엄마들은 자신보다 아이들을 험하게 잡는 엄마들을 보면서 나는 괜찮은 엄마야 하고 위안을 삼거나 심지어 나도 저렇게 해야 하는데 늘 조바심을 낸다는 겁니다
    아이들은요 기계가 아니고 집은 기숙학원이 아니예요
    그 애들한테 어리광 부릴 나이가 얼마나 남았다고... 세상에 엄마 아니면 누가 그 어리광을 받아준다고 애들을 그렇게 군대 잡듯 잡나요 그렇게 하시면 애들이 마음 붙일 데가 없어져요

  • 16. ........
    '12.12.15 5:41 PM (109.63.xxx.42)

    제가 좀 좋은 대학을 나왔는데...... 우리 집은 막 공부 시키는 집이 아니었어요..... 전 그냥 주변에서 공부잘한다고 치켜세워주는게 좋아서... 지금 생각하면 겉멋?으로 열심히 공부한 타입이었는데요.......

    대학가서 놀란게...... 10명 중에 8,9은 집에서 독하게 공부 시킨 애들이더라구요...... 새벽에 3년 내내 뜨신 새밥 해주고..... 엄청 부모님이 독하게 공부시켜서 공부 잘 하게 된 집 애들........

    이거 보고 저도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철 모르는 시절 애들은 좀 잡아야 한다고...... 근데 의대나 이런데 가는 친구들은 또 달라요.... 본인의 의지가 하늘을 뚫어요......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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