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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청담동 앨리스 보면서 엄청 울었네요

앨리스 조회수 : 5,326
작성일 : 2012-12-14 18:35:09

어제 오늘 다시보기로 연속 4편까지 봤어요.

저의 20대가 떠오르면서 문근영에 심하게 이입되네요.

엄청 울었어요. 다시 가슴이 얼마나 시리고 아픈지...

저는 94학번인데 고등학교는 지방에서 나왔구요, 대학은 앨리스가 나왔다는 *화여대 나왔지요.

나름 고향에서는 공부 좀 잘해서 꿈도 많고 자신감도 많았어요.

여튼 대학4학년때 imf 되면서 제법 취업이 잘되는 과였는데도 전체중 4명인가 취업했던거 같아요.

과수석도 취업을 못했어요.

취업한애들은 모두 집안이 받쳐주는 애들이더라구요. 알음알음... 그런게 있다는것도 그때 알았어요.

이쁘고 집안좋은 애가 있었는데 졸업하자 마자 좋은데서 결혼을 한다하더군요.

내 "처지"는 백수 였지요.

대학갈때는 마치 모든걸 다 할수 있을것 같았는데, 부모님께도 면목이 없고...

졸업후 1년간 준비하던 시험에서도 떨어져서 앨리스 처럼 계약직 일을 시작했습니다.

복사하고 커피타고 심부름하고... 채용기준은 고졸이었는데... 암튼 거기도 지원자가 어찌나 많았던지...

퇴근하면서 울때가 많았어요. 바람도 시리고 춥고...

나는 정말 매순간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됬을까 싶고...

백수일때 카드 현금서비스  이용하면서 돈이 들어오자 마자 0원이 되는 것도 경험했지요.

그 이후로 다시는 현금서비스 안쓰고 있어요.

그 처음 계약직일 하면서 계속 구직활동을 하면서 몇번의 회사를 옮기며 꽤 괜찮은 자리까지 하긴 했습니다.

그때 월급모아서 32살까지 직장을 다니고 그돈으로 유학가야겠다 결혼도 안할것이고 아이도 안낳아야지 했습니다.

그런데 32살이 되기전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네요...

남편을 안만났다면 아마 계획대로 했을것 같아요.

나의 20대는 아프고 시리고 춥고... 우울하고... 여튼 그랬어요.

발랄하고 생기넘치고 이쁘고 그랬어야 할 시기에 뒤늦은 사춘기를 심하게 겪었지요.

하물며 나도 이런데 요즘 20대는 얼마나 힘들까 싶어요.

희망을 잃어버린 20대라고 하던데...

20대 청춘들 힘내세요. 꿈꿀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IP : 1.235.xxx.12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12.14 6:37 PM (14.63.xxx.22)

    글을 잘쓰셔서 감정이입이...ㅠㅠ

  • 2. 그보다 전 학번
    '12.12.14 6:41 PM (180.64.xxx.190)

    원래 취직안된다는 문사철과를 나왔는데 그땐 정말 여자 취직하기 힘들었어요.
    친구들 중 된 얘들이 몇있었는데 전부 은행..나중에 알고보니 국가유공자 자녀특혜로 국책은행에 (조흥 외환,장은..) 취직된거였어요..
    그때의 상실감은...
    전 겨우 알바수준의 학원강사..나중에 공부해 공무원이 됐지만 월급차이때문에 쓸쓸했던 기억이 나네요..

  • 3. ..
    '12.12.14 6:42 PM (222.234.xxx.74)

    전 95학번...비슷한 점이 많네요..저때도 거진다 계약직이었어요...정직원은 정말 작은 회사 들어간애들만.... 전 알만한 회사 계약직이었는데...이대,숙대,기타여대출신들 정말 많았어요.... 그리고는 결혼할때까지 다니고 말더라구요... 정말 이게 뭔가 싶었어요..ㅠㅠ 남자들은 그나마 밥벌이 하고 사는듯...

  • 4. 블루라군
    '12.12.14 6:47 PM (118.131.xxx.98)

    저도 공감은 하는데...
    요즘 사회적 구조 문제가 선거철이 돼서 더 느끼게 되네요
    드라마가 현 사회모습 그대로 보여 주는 거 같은데 작가가 누군지...

  • 5. nnnn
    '12.12.14 7:09 PM (119.201.xxx.143)

    청담동 앨리스 보면서 엄청 우셧다는데
    원글님 마음이 짠 하네요. 그래도 지금은 어엿한 가정을 가진 주부신데요
    20대떄 생각이 많이 나셧나봐요

  • 6. 전 91학번~
    '12.12.14 7:12 PM (116.34.xxx.197)

    전 돈 모아서 유학도 갔다 왔고~
    취직도 잘됬어요~
    결혼하여 아이 낳고 전업 되니....똑같아요...

    전 패션은 아니고 공업디자인 했는데요~ 디자이너의 안목...
    정말 공감하며 ...글썽 글썽 봤어요~
    좀 왜곡된 부분도 많치만~~그럭저럭~

  • 7. 문근영
    '12.12.14 7:22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우는 얼굴을 보면 보는 사람도 감정이 이입되더라구요.
    남친이랑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정말 눈물이 왈칵했어요.


    드디어 내일 볼수 있겠네요, ㅎㅎ

  • 8. 앨리스
    '12.12.14 7:46 PM (1.235.xxx.125)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저는 그 시절이 트라우마였던지 회사를 점점 좋은 자리로 옮기면서 절대로 손해보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 때 직장동료들 만나기 부끄럽네요. 나도 일어서야 한다는 생각... 세상이 점점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화되니 얼른 "부"쪽에 들지 못하면 안된다는 쫒기는 듯한 생각이 있었던것 같아요. 그러다 요즘들어서야 비로소 공정한 시각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요. 사회참여도 요즘에야 생각하게 되는것 같아요. 아이들 키우니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라는 측면에서 보니 또 다르네요... 윗댓글분... 전업이면 똑같다는 말 ... 빵터졌어요... ㅎㅎ 맞아요. 여자는 어지간해서는 육아라는 큰틀을 벗어나기 어렵죠 ^^

  • 9. 공감
    '12.12.14 9:14 PM (121.167.xxx.48)

    정말 공감이 가게 글을 잘 쓰셔서 끝까지 진지하게 읽었어요.
    꿈을 잃은 젊음...슬프네요.
    공정한 사회 꿈을 가질 수 있는 이 나라가 되기를 짐심으로 바랍니다....

  • 10. 궁금
    '12.12.14 10:12 PM (220.86.xxx.167)

    원글님은 쫓기는 생각이셨다면 20대때의 그 고생으로 보상받으셨는지 궁금해요
    저도 20대는 생각도 하기 싫은 나날들..
    지금 혹시 아직도 일하시는지 이제 아이와 가정을 돌보시는건지..
    어느쪽이던 20대가 힘들었다면 행복하게 느껴질 요즘이시겠어요

  • 11. 아..
    '12.12.14 10:27 PM (211.234.xxx.21)

    같은학교 같은학번.. 어쩌면 같은과일수도 ^^
    반갑네요.
    정말 시리고 아팠는데 ...20대의 기억앓이를 하기싫어 일부러 안보고 있어요. 앨리스...
    건승하시길.. ^^ 토닥토닥

  • 12. 486
    '12.12.14 10:34 PM (121.167.xxx.115)

    전 486 끝자락 세대라 원하면 취직이 잘 되던 시대를 살았지만 대학원 나오고 자리 좀 잡아보려고 하니 IMF 터져서 애 가진 여자부터 그만 둬야 하는 시절을 살았어요. 어느 시대를 살았는지 어느 세대인지 상관없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못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인 것 같아요. 저도 정말 많이 울고 다음날 캡춰된 사진만 보고도 또 눈물이 나더라구요.

  • 13.
    '12.12.15 6:38 AM (211.36.xxx.72)

    저도 94학번
    작은 회사 정직이었다 큰회사 가니 계약직만.
    작은 회사들에 디어서 절대 안간다고 큰회사 고집했던 여파가 지금까지 잔재로 남았네요. ㅜㅜ
    좀더 현명했다면. 그래서 계약직의 부끄러움을 벗어났다면 나의 십년넘는 세월이 많이 달라졌을까. 지금도 잘되고있다지만 신입들보면 난 왜 그러고 있었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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