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서울 구치소에서 망치부인이 보내온 여섯번째 편지네요.

얼른나오시길 조회수 : 1,119
작성일 : 2012-12-14 08:51:47

으~아! 날씨 장난이 아닙니다.
화장실 변기 안 물이 얇게 얼어붙더니 변기 손잡이가 고장이 나서, 하염없이 물이 흐르는 고장이 3일째입니다. 단계를 밟아 신고를 하고, 수리하기까지 6시간 정도를 흐르는 물 때문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지난 2일 동안은 고쳐도 바로 다시 물이 세더니 오늘 드디어 수리 후에 물이 더 이상 흐르지 않습니다. 물이 부족해서 고생하는 지구 반대편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했던 3일이었습니다.
 
양말을 두 겹씩 신고 있어도 시린 발은 소름이 끼치게 합니다. 낮 시간 동안에는 이불을 덮으면 안된다는 규정 때문에 식어버린 방바닥에게 체온을 뺏기고, 발을 부여잡고 지내는 하루하루입니다. 빨리 밤이 왔으면 합니다. 밤에 이불을 펴고, 침랑 속에 담요를 두 겹으로 접어 넣어 세 겹 깔고, 세 겹 덮고 누우면 조금은 무겁지만 춥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에어메리 위에 기모처리 된 티셔츠를 입고 방한조끼까지 입고 관복(일명 죄수복)을 입고 있지만 몸이 둔하기만 하고, 뼈가 시린 추위와 싸우면서도 여러분께서 보내주시는 전자서신을 읽다보면 후끈후끈 열기가 느껴집니다. 소리와 화면이 막 상상이 됩니다. ㅎㅎ
춥다고 해도 저는 사방이 가려진 실내에서 충분한 옷과 밤이면 따뜻한 이불도 있지만 이 추운 겨울 냉방에서 고통 받는 저소득층 서민들과 노숙자들을 생각하면 너무 사치스러운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해 봅니다.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전자서신을 읽다보면 나만 너무 편한 곳에서 놀고먹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고 있습니다. 이 추운 날씨에 밖에서 선거운동 하는 운동원들은 얼마나 고생이 많을까 싶고, 추운데 선거운동 하러 다니는 문재인 후보는 얼마나 추울까 생각해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여러분 조금 만 더 고생해 주십시오. 이 편지를 읽으실 즈음에는 투표일까지 5일쯤 남았겠습니다. 평생 다시 오지 않을 5일입니다. 후회하지 않을 5일을 만듭시다. 파이팅!!
 
구치소 안에서 보는 뉴스와 한겨레신문을 보면서 열 딱지가 나지만 전자서신으로 들어오는 바깥소식들이 큰 위로가 됩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설득하는 이야기. 멀리 타국에서 20시간 넘게 운전해서 투표하러 다녀 온 이야기. 대구 부산 안산 광화문 유세현장 이야기. 카페에 올라오는 글들을 전해주시는 분들. 뉴스 제목만 모두 적어 보내주시는 분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정말 한사람 망치부인을 가둔 잘못으로 수 백 명 망치부인들이 달리는 일이 벌어졌으니 저들이 얼마나 속이 탈까 싶습니다. ㅋㅋㅋ
“쌤통 도라무통 깡통이다. 메~롱”
 
8일 토요일 기도 중에 반가운 얼굴을 보았습니다.
푸른 색 수의를 입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근태 의장님께서 기도하는 저를 응원하고 계셨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수고하소.” 하셨고, 김근태 의장님께서는 그 특유의 어색한 몸짓으로 “파이팅! 파이팅!”을 외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노 대통령께서는 밀짚모자를 쓰고 제 옆에 앉아 웃고만 계셨습니다. 속으로 저는 “이건 뭔 상황이지?” 하며 열심히 기도에 집중했습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앞서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여론 지지율과 투표 참여율은 다르다는 게 문제의 핵심입니다. 20~30대 유권자 수와 50~80대 유권자 수가 맞먹는다는 것 기억하시죠? 20~30대가 투표율이 낮아 투표율이 높은 50~80대와 막상막하지만, 40대의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압도적일 것이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가 반드시 이깁니다. 하지만 남은 5일 동안 20~30대를 투표장으로 이끌어내지 못하면 질 수도 있습니다. 20~30대가 더 많이 투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떤 분께서 저에게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에 힘들 것 같다.’ 하셨습니다.
제가 그리운 것들은 뭘까요?
‘열심히 방송하고 있을 때’, ‘학교에서 돌아오는 딸의 현관문 버튼 누르는 소리’, ‘아침마다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제 앞에 타다주던 신랑의 따뜻한 커피’ 그리고 ‘채팅창에 가득 올라오던 ㅋㅋㅋㅋ와 ㅎㅎㅎㅎ 글자들’.....
여러분 배꼽이 다 빠지게 웃겨드리고 싶습니다. 간절히... 언제인가 그런 날이 오겠죠! 길어야 7개월 후에는 말입니다.
 
12월 19일 좋은 소식을 위해 여러분의 고군분투를 기대하겠습니다.
지금 그리운 것들은 7월에는 다시 맛볼 수 있겠다 상상해 보지만, 문재인 후보의 대통령 당선 안 되는 미래는 상상하기조차 싫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반드시 확신하며.....
  

2012. 12. 11(화) 서울구치소 241번 망치부인 올림

 

 

http://live.afreeca.com:8079/app/index.cgi?szBjId=gtv7&nStationNo=769025&nBbs...

IP : 122.40.xxx.4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12.14 9:26 AM (58.236.xxx.81)

    망치부인 구치소갔나요?
    이런...... 이런....
    팬은 아니어도 아프리카티비서 방송하는거 한번 봤었는데..
    정치방송 하시더니.. 이런일이..
    추운 겨울 잘 나셨으면 좋겠네요.
    근데 왜 잡아 가뒀대..참내..
    말도 함부로 못하고 살겠구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1766 [긴급속보] 안철수 광화문등장한다. 21 .. 2012/12/15 4,984
191765 대통령 취임식 같구나!!! 2 쿡쿡쿡 2012/12/15 1,427
191764 어떤 시술이 효과적인가요? 피부과요 2012/12/15 515
191763 쪽지 보내는 방법좀 알려주세요 1 겨울 2012/12/15 517
191762 아~~~~~~~~광화문 유세 보고싶어요 5 도와줘요 2012/12/15 1,201
191761 충정로에서 가까운 소형 아파트 추천해 주세요_(__)_ 문의드려요... 2012/12/15 962
191760 광화문 현장 감동이예요. 14 노란바람개비.. 2012/12/15 3,262
191759 노니님 김장레시피 3 김장 2012/12/15 1,911
191758 학원의 유혹 2 중학생 2012/12/15 1,335
191757 울 오마니 말씀이 노인들은 자식들 찍어달라는 대로 찍으시랍니다... 4 꼰대 2012/12/15 1,486
191756 광화문에 가족모임하기 좋은 곳 있나요? 2 ᆞᆞᆞ 2012/12/15 1,052
191755 민주 “安 트위터글, 소홀함 돌아보는 계기 삼겠다“ 7 세우실 2012/12/15 2,168
191754 남편에게 다친 마음 자식과 살다보면 치유될까요? 18 설레임 2012/12/15 2,857
191753 바로 글쓰기가 안되는가보죠? 1 엠팍 2012/12/15 453
191752 오르다 자석가베 얼마하는지 아시는분 알려주세요 3 요즘 2012/12/15 1,500
191751 절대 밥주지 맙시다!! 4 일베충들에게.. 2012/12/15 960
191750 미치고 팔짝 뛰겠다 -- 광화문 대첩 5 듣고싶어 2012/12/15 2,827
191749 신세계 본점 식품관 할인쿠폰 받으세요. 3 신세계몰 i.. 2012/12/15 1,192
191748 약콩집에서 볶아먹고싶어서요ᆢ ㅇㅇ 2012/12/15 621
191747 경찰대 표창원 교수가 바라보는 국정원 여자 607호 인권 6 햇살조아 2012/12/15 1,569
191746 망친 기말 어쩜 저리 아무렇지않을까요ㅡ.ㅡ 6 ... 2012/12/15 1,787
191745 탐욕 스럽게 보일까요? 11 심병대 2012/12/15 1,994
191744 인터넷상의 분위기가 대선 전반의 분위기 일까요? 6 과연.. 2012/12/15 1,088
191743 [단독]선관위, ‘불법선거운동 사무실’ 제보받고 현장 확인중 1 참맛 2012/12/15 753
191742 선거당일 날씨가 춥다는데요.. 6 법버버법 2012/12/15 1,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