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산후우울증일까요? 왜 백일즈음부터 심리적으로 더 힘들까요?
저는 아기를 정말 기다린 사람이고 산후우울증이란 말은 나랑 먼 얘기라 여겼어요
아기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순하고 착한데
엄마가 강하지 못하고 부족하네요...
처음에는 이 한 생명이 오로지 나만 바라보는게 벅차고 무거웠는데
이젠 다른 현실적인 것들까지.. 남편한테 서운한건 늘어만 가고요
신혼때도 한번 안싸운 부부인데 아기낳고 남편이 한번 크게 화를 낸 적이 있어요
바로 사과했지만 그때 놀란 가슴이 아직도 가끔 쿵쾅거리는거 같고
가끔 신랑이 냉정하게 남처럼 느껴지는게 힘들어요
이 아이한테 정말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주어야 할텐데 이 남자를 끝까지 사랑할수 있을까
이런 불안감까지 드네요
이렇게 생각이 변한 계기는 산후조리다 뭐다 친정엄마가 자연스럽게 집에 자주 드나들면서부터 인거 같아요
친정이 멀다보니 오시면 하룻밤씩 또는 이틀씩 주무시고 가시는데
이 상황에서 아무도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결국은 셋 모두 불편하단 사실을 알고 있는거죠
그래, 나도 시부모님을 우리 부모님처럼 생각하진 않으니까...하고 내려놓다가도
친정 식구들한테 살갑지않은 남편을 보면 나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서 저런거 아닐까,
이렇게 생각이 미치니까 우울해지는거 같아요
살면서 점점더 기대수위를 낮춰야겠지요..? 그러면서 얼마나 더 마음은 쓸쓸해지고 남편은 더 남 같아질까요.
저녁에 혼자 밥을 먹다보면, 말못하는 아이랑 단둘이 눈마주치다보면
가끔씩 눈물이 나요. 심지어 신랑이 있을때도 그런적이 있어, 놀라더라구요. 산후우울증인가봐, 이러고 말았는데...
정말 우울증이긴 하죠.
엄마가 되면 강해질줄 알았는데, 아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힘든 상황에선 항상 나약했던 원래 모습이 돌아오고, 스무살처럼 사랑을 갈구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