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심한 엄마입니다.

답답 맘 조회수 : 2,499
작성일 : 2012-12-13 15:00:20

어디 부터 어떻게 제 상황을 이야기 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마음 가는대로 찬찬히 써보려구요.

제게는 스물하나 되는 딸이 하나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늘 씩씩하고 낙천적이고 건강한 아이였고, 제가 한가지 욕심을 낸다면

독립적인 아이로 자라 주길 바랐었어요.

 

그래서인지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내심 잘 커주는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초등 6학년이 되며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성격 좋고 썩 잘하지는 않지만 공부도 그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별 걱정 없이 전학을 했는데

중학교에 가서 문제가 생기고 말았어요.

 

아이가 친하게 지내는 친구 그룹이 있었는데 그 친구중에서 한 아이(ㄱ 이라고 할게요)가 다른 친구들과

제 아이를 이간질 하는 일이 생겼어요.

반 아이들 전부가 제 딸아이에 대해 오해를 하는 상황이 된거죠.

 

제 딸이 좋아하는 남학생이 있었는데 그 아이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ㄱ 에게 말을 했었던 가봐요.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 인지 반대로

남학생이 제딸을 좋아해서 매일 전화하고 선물하고 한다는 이야길 ㄱ 이라는 아이가

매일매일 한가지씩 지어내어 퍼뜨린거에요.

그러니 그 남학생은 세상에 둘도없는 싸이코라고 반 아이들과 딸 등뒤에서 수근거렸던거죠.

말이 불어나고 커져서 딸아이 귀에 들어왔을 때는 말로 설명할 수도 없는 이야기가....

한마디로 반애들 모두가 아이 하나를 바보로 만든 일이었어요.

 

아이는 가장 친한 친구가 이런 일을 꾸며내서 자기를 이런상황에 빠뜨린것에 놀라 거의 공황상태였어요.

근 일년 가까이 반 친구들이 뭔가 설명할 수 없는 태도로 자신을 대하던 것에 대한

의구심이 다 설명 되는 상황이었던 거에요.

반 친구들이 자기를 나쁘게 대하지는 않지만 뭔가 이상하게 보는것 같다고 늘 힘들어 했었거든요.

정신과 상담으로 학교를 대신하면서 아이는 학교가길 거부했고 자퇴를 했습니다.

저도 일을 접고 아이에게 매달리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구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해외로 유학하고 싶다고 해서 그리 해 주었습니다.

미국에서 중 고등과정을 졸업하고 대학을 가는 6년의 시간동안

아이는 평온해 보였고 저도 안심하고 있었는데

대학을 들어가서 아이가 아프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대학생활이 고교때와는 전혀 다르니 당연히 힘들것이고 곧 적응하여

괜찮아 질거라 생각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너무 아프다하여 제가 가서 보니 애는 뼈만 남다시피 말라있고 ....기침에...

그리 힘들었으면 진작 이야기 하지 어째 미련스럽게 이러고 있었냐고 붙들고 앉아 막 울었어요.

더 생각 할것도 없이 대충 짐을 싸들고 들어왔어요.

 

종합 검진에 별의 별 검사를 다 해도 뚜렷한 이유를 찾을 수 없으니 정신과로 전과시켜 주셔서

검사하니 심한 우울증.....이라고....

친구로부터 받은  상처, 부모 떠나 혼자 생활하며 겪었을 좌절감, 무엇이든 혼자 해결해야 했던

부담감과 어린 나이에 겪었을 책임감에 대한 부담 ...이 모든것들이 어느순간 한꺼번에 덮쳤던거지요.

 

일년 넘게 치료하고 지금은 볼에 발그레 하게 살도 올라 아주 이뻐요.

더 이상은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고 싶지 않다고, 엄마 밥 먹고 아빠하고 운동도 같이하고

하얗게 빨아진 티셔츠도 계속 입고 싶다고.... 이렇게 소박한 일상을 소원하고 있다고....

서울서 대학 다니고 싶다는 말을 하며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묻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아무말도 해줄수 가 없었어요.

아이 학비며 생활비에 용돈 벌어

보내느라 눈코뜰새 없이 지냈으니 다른것엔 신경쓸 겨를도 없었고 당연히 미국서

대학을 다닐거라 생각하고 한국 입시는 남의 일이었거든요.

 

병원 선생님께서는 괜찮다 하시지만

벌써 대학입시 재수를 시작하게 해도 될런지 걱정스러워 애를 내놓지 못하겠어요.

게다가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막막하구요.

미대를 다녔던 터라 미대입시를 준비하게 해야 하는데 입시제도가 어떤지 알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머릿속이 실타래 처럼 얽혀 뒤죽 박죽입니다.

제 부끄러운 글을 읽으신 82 어머님들께 도움을 구하고 싶어요.

치료가 끝나고 아이가 행복해져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건강해서 어떤 일이든지  하고싶은 일 맘껏 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고생만 많이 했으니까요....

IP : 222.234.xxx.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12.13 3:05 PM (121.131.xxx.228)

    원글님은 한심한 엄마가 아니세요.
    열심히 잘 키우려 노력 하셨잖아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겠어요..

    미대 입시는 저도 잘 모르지만, 외국에서 미술 공부를 계속 했었다면 실기에 도전해도 될 거 예요.
    21일부터 받는 정시에 원서를 넣을 수 있는지부터 알아 보세요.
    홍대 앞 미대입시 학원 한 두군데에 가면 필요 서류 등등을 상담해 주지 않을까요?
    전형이 다양해서 한국에서 다닐 수 있는 대학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미대 입시 잘 아시는 분들이 도움을 주실 수 있도록 제목을 미대 입시 상담이라고 고쳐 보세요.
    힘내세요.

  • 2. ^^
    '12.12.13 3:27 PM (211.114.xxx.201)

    기운 내세요.
    지금껏 잘 하셨네요.
    아무리 애들이지만 그 ㄱ 친구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참.
    할 말이 없네요.

    같은 사례는 아니지만
    저두 제 아이 대학 갈 때 학교에서 전혀 도움을 줄 수 없는 경우여서
    아아와 함께 의논하고 실기학원 따로 보내면서 준비했어요.

    원하시는 정보를 제가 몰라서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한데
    그래두 기운 내시라구 글 올려요.

  • 3. 난감
    '12.12.13 4:19 PM (211.51.xxx.98)

    이런 경우 어디서부터 설명드려야할지 난감하네요.
    그렇지만 하나 하나 풀어가다 보면 길이 있을 것 같아요.

    일단, 미술학원부터 먼저 가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아이가 순수미술(동양, 서양화)인지, 아니면 디자인, 또는 조소인지 먼저
    과를 정하는게 순서구요.

    그에 따라 학원이 달라져요. 서양화 전문, 동양화 전문 학원, 조소 전문 학원,
    디자인 전문학원이 다 다르니, 먼저 아이 과부터 정하시고,
    그에 맞춰서 좀 큰 학원에 가셔서 상담해보시면 대충 그림이 나올 겁니다.

    서양화과에 기준을 맞춰 본다면, 일단, 국어, 영어, 사회2과목 이렇게 수능을 봐요.
    수학은 아예 보는 대학이 없으니 수학은 수능을 안보셔도 되요.
    학과 공부는 이렇게 4과목만 집중을 해서 따로 재수종합학원을 보내시던가 아니면
    단과별로 보내시던가 선택을 하시면 되는데, 단과별로 보내면 모의고사를 볼 때 마다
    엄마가 따로 신청을 해야 해서 좀 복잡하긴 할거예요.

    학과 재수학원은 선릉역 쪽에 베리타스라는 곳이 일단 유명한데, 분위기는 엄한데
    강사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아서 성적을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노량진 대성학원의
    예체능반도 그리 분위기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일단 이 2군데가 선택할 수 있는 곳이구요.
    아는 사람은 강남 청솔학원도 괜찮다 추천을 하던데, 여기는 수학시간은 별도로
    빠져서 다른 공부를 해야 한다고는 하더군요.

    실기는 되도록 큰 학원이 좋은 것 같습니다만 이건 정말 선택이 어렵더군요.
    서양화로 보자면, 강남의 클릭전원이 괜찮고, 요즘 뜨는 대치동의 이감동 미술학원이
    좋습니다. 홍대앞의 사람인도 괜찮구요. 다만, 대학별로 정물 수채화를 보는 대학이
    있고, 이대처럼 소묘와 수채화 둘 다를 보기도 하고, 홍대처럼 성적이 중요한 대학이
    있는데, 나머지 대학들은 주로 정물 수채화를 보기 때문에 다 달라요.
    중요한 건 학과 성적에 따라서 대학을 정해야 하니까, 먼저 성적을 올리는게 관건입니다.
    성적이 안되면 거의 정물 수채화를 해야하거든요.

    이처럼 좀 복잡하긴 한데요. 일단 과에 따라서 전문학원에 가시면 상담을
    상세히 잘해 주실겁니다. 어려울 것 없어요.
    차분히 검색해보시고, 또 문의하실 게 있으면 여기 올려주세요.
    다들 대답해주실 겁니다.

  • 4. hanna1
    '12.12.13 5:17 PM (113.10.xxx.37)

    꼭 애가 원하는대로 해주어요.그리고새로 입시를 시작하는게 아니라 학교만 바꿀수 있지 않나요?
    자세한건 위에분 들 글 참고하시고 전문가들 도움을 받으심 좋겟어요

  • 5. 학원
    '12.12.13 6:49 PM (113.10.xxx.41)

    대입에서 수학이 빠져요
    학원에 직접 찾아가셔서 상담 하시는데 좋겠어요
    그리고 미국서도 대학을 다니셨다면 편입을 고려해 보세요
    다니던 학교의 특성과 비슷하거나, 아님 앞으로 배우고픈 스타일의 대학을 알아보셔서. 편입 고려하는게 좋을듯해요
    지금은 대학들 북새통이 겠어요. 좀 지나고 대학에 직접 전화도 해보세요
    그전에 홈피를 살펴서 편입 관련 사항을 살펴보시구요

  • 6. 답답 맘.
    '12.12.13 9:05 PM (222.234.xxx.7)

    댓글 달아 주셔서 다들 너무 감사해요.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이 갖고 있고 전에 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요.
    약 기운에 졸려하는것 보면 너무 맘이 아파 아이에게 전전긍긍 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평안하고 잔잔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공부해서 대학가야 한다는 생각을 요즘 부쩍 하는것 같아서
    엄마가 알아봐 줄테니까 너무 걱정 말라고 하긴 했는데.....

    아이는 디자인을 하다가 공예쪽으로 바꾸려고 하는 상황이고 해외대학 1년을
    다닌 상황이라 편입은 불가하다고 들었어요.
    영어 특기자 전형으로 수시지원해서 들어가는 경우도 들었지만
    미술 대학도 그렇게 할 수 있는지는 몰라서요.

    댓글 하나하나 읽으며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 지면서
    잘 할수 있을거란 용기도 생기네요.
    다시한번 감사해요.

    조만간 아이와 함께 학원탐방도하고 재미삼아 신촌쪽으로 다녀와야 겠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1676 기모내의 원래 물이잘빠지나요? 3 ㅜ ㅜ 2012/12/13 910
191675 지금 문후보 광주유세 중계보는데 태극기 ㅠㅠ 1 eee 2012/12/13 1,326
191674 초5아들을 은근히 괴롭히는 여학생을 어떻게 할까요? 5 은근히 2012/12/13 1,171
191673 이 와중에 질문,제주가는데 온천추천부탁드려요 3 행복은여기에.. 2012/12/13 1,036
191672 화물용 캐리어(24인치이상) 하드가 좋나요? 소프트가 좋나요? 4 여행 2012/12/13 1,544
191671 육아가 지쳐요 5 아기엄마 2012/12/13 1,517
191670 나는 꼽사리다 4 띨띨이 2012/12/13 813
191669 4학년 아이가 며칠전부터 눈뜨기가 좀 힘들대요 2 ㅇㅇ 2012/12/13 644
191668 오유사이트 진짜 잼있네욬ㅋㅋㅋㅋ 6 ㅋㅋㅋ 2012/12/13 2,088
191667 여행사에 에어텔 상품을 예약했는데요 4 여행 2012/12/13 1,020
191666 "국정원 '댓글공작' 2008년 촛불 이후 시작됐다&q.. 9 우리는 2012/12/13 1,415
191665 카톡 메세지 바꿨어요 동참하실분! 4 투표하라 1.. 2012/12/13 1,333
191664 딤채 3일발효 숙성과정 잘되나요? 2 베네치아 2012/12/13 880
191663 누드 프로젝트, 아, 이런 분이 있어서 정말 볼때마다 감동이에요.. 5 사랑해요 2012/12/13 1,398
191662 김지하는 애잔하기라도 하다. 이외수는 머냐. 16 이겨울 2012/12/13 3,794
191661 셀카도 돈이된다니 신기하네요 투유 2012/12/13 684
191660 제18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예언 대한인 2012/12/13 1,460
191659 행시출신 공무원임, 충격적인 아내 10 공무원남편 2012/12/13 6,978
191658 이사떡 내가 돌릴때는 받는 집들이 답례 안했음 좋겠는데.. 4 .. 2012/12/13 3,577
191657 사전에 부재자신고 안했다면 부재자투표 못하는거죠? 1 질문요 2012/12/13 567
191656 문재인 지지자들의 3가지 대표적 유형. 11 분석 2012/12/13 2,299
191655 국정원직원... 민주당 관계자들 고발조치했네요 35 ㅇㅇ 2012/12/13 2,022
191654 중학생 남자아이 코트 코트 2012/12/13 926
191653 감동적인 안철수 인간 마이크 편집 영상, "투표하니까 .. 2 참맛 2012/12/13 1,285
191652 이번에 고삼되는 사촌 동생 때문에 고민이 고민이.... 3 살콤쌀콤 2012/12/13 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