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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해할 수 없는 애아빠의 생각

둥둥 조회수 : 3,082
작성일 : 2012-12-13 12:28:43

남편이 아니라 굳이 애아빠라고 쓴 이유가 있어요.

아이 아빠로서 저는 정말 남편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요...

얼마전에도 글 올렸었는데요.

 

36개월된 딸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싫어해요....

제가 맞벌이라 17개월쯤 부터 어린이집 다녔는데

두세달 힘들어하다 적응해서 그다음부터는 그럭저럭 잘 다녔어요.

올 가을부터는 재밌어하며 다녔고, 10월달에는 데려다 주면 뒤도 안돌아보고 들어갈 정도로요.

 

그러다 11월초부터 애가 좀 힘들어 하더라구요.

아침에 데려갈때면 무섭다고 하고, 어린이집 안가고 싶다고 하고.

제가 요즘 휴직중인데...

점심 먹으면서 자꾸 엄마 보고 싶다고 운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당분간 1시30분에 애를 데려오자 싶어 일주일 정도 그렇게 했어요.

그 사이에도 애는 여전히 가기 싫어서 아침마다 울먹이며 어린이집 들어갔구요.

그냥 무섭다고만해서...아직 조리있게 왜 가고 싶지 않은지를 설명하지는 못해요.

 

그러다 어느날 ...  다른 선생님이 점심 먹을때 혼냈다고 하더라구요.

어서 먹어, 라고 했다고. 때리진 않았다고도 하고, 때렸다고도 하는데...

어서 먹어, 라고 소리지르고 강압적으로 한것은 사실인거 같구요.

그러던차에 애가 장염으로 아파서,

담임선생님과 상담하고 ... 겸사 겸사 열흘정도 쉬게했어요.

 

아이를 잘 다독거려주면서 쉬게하고, 어제부터 다시 어린이집에 보냈는데요.

어제는 아침, 점심 조금 울먹이다 말았다고 하더라구요.

친구들하곤 잘 지내고 놀기도 잘 놀았다고 해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도 또 무섭다고, 어린이집 안가고 싶다고해요.

아이 생일이 지났지만... 일부러 이쁜 옷도 입히고, 오늘 생일 파티 해달라고 했어요.

그럼 생일파티만 하고 집에 오자고 했더니 좋다고 하더라구요. 친구들하고 생일파티하는거 좋다고요.

 

남편과는 주말부부예요. 저는 몸이 아파서 당분간 휴직중이구요... 

그렇게 애를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집에 와서 남편에게 전화하면서

어제 오늘 보내긴 했지만 애가 자꾸 울먹이고, 안가고 싶다고 하니 맘이 안좋다.

일주일 정도 보내보고 정 안되면 그냥 어린이집 안보내고 내가 데리고 있겠다, 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남편은....

왜 자꾸 그런 생각을 하느냐, 엄마가 그런 생각을 하면 안된다.

어린이집은 무조건 보내라.

힘들더라도 아이가 다니면서 극복해야 한다. 라고 하더라구요.

 

남편은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자상한 사람이예요.

그런데....왜 이렇게 까지 어린이집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제가 휴직중이지만 아파서... 하루종일 매일매일 아이를 볼만한 체력은 안돼요.

그렇다고 남편이 저의 건강을 생각해서 그런건 절대 아니예요.

어린이집 가는 문제를...무조건 아이가 극복해야할 문제로만 보는 거예요.

 

저는 애가 스트레스 받으면서 가야할 필요가 있느냐

지금 가장 필요한건 정서적 안정이고, 스트레스 받으면 뇌도 쪼그라 드는 거다. 뇌발달에도 안좋다.

남편은... 정서적 안정이 중요한게 아니다. 뇌발달이 중요한게 아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을때마다 엄마가 싸고 돌거냐. 아이가 극복할 수 있게 보내라.. 라네요.

 

제가 이건 왕따당하는 애한테 무조건 니가 극복하라고 학교 보내는것과 같지 않냐 했더니

그게 왜 왕따 당하는거랑 같냐고. 말도 안된다 라고....ㅠㅠ

 

저는요 정말 이문제를, 36개월 아기가 왜 극복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문제가 있으면 .... 아이가 왜 그렇게 힘들어 하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려고 하는게 먼저일거 같은데

남편은... 지금 중요한건 무조건 어린이집을 다니는거고, 극복하는 거라네요.

정말 화가 납니다.

 

제가 엄마로서 객관적으로 보고있지 못하는건가요?

제가 애를 나약하게 만드는 건가요? 애를 싸고만 도는 건가요?

 

어린이집 문제를 어찌해야할지도 머리 아픈데

남편의 이런 생각..........정말 이해가 안되네요.

IP : 175.117.xxx.11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12.12.13 12:34 PM (121.136.xxx.107)

    어린이집에 애가 안가겠다고 하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데요

    어린이집 교사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에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을 만날때는 얼굴 표정부터가 달라진데요
    어떤 어린이집은 원장선생님이 애가 울면 달래지 않고 방에 혼자 가둬둔데요
    악을 쓰고 울다가 잠이 드는거죠
    그런데 아이들이 원장선생님만 보면 울려고 하고 무서워하는데
    엄마들이 그걸 잡아내지 못하고 원장선생님만 믿고 보낸다는 거에요.
    아이를 보내고 안 보내고의 문제가 아니고 아이가 왜 그렇게 무섭다고 하는지가 문제인데요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아이를 억지로 가기 싫다는 곳에 보내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되요
    오히려 나중에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잃게 되는 경우인것 같아요
    남편분이 너무 어린 아가한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시는 듯 싶어요

  • 2. 제 생각
    '12.12.13 12:35 PM (175.214.xxx.23)

    남편께서는 아이의 상황을 직접 본 게 아니니 더 냉정하게 말씀하신 것 같고, 님은 우는 아이를 보니 당연히
    끼고 있고 싶으신거죠. 남편께서 하신 말씀이 영 틀린 말은 아니예요.
    제가 원글님이면 다른 어린이집 알아보고 보내겠어요.
    지금 문제는 아이를 끼고 있느냐, 보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거예요.
    아이가 조리있게 말하지 못했음에도 아이가 선생님때문에 힘든게 보여요.
    전후사정이 어떤지 알아보시고 다른 곳으로 옮기세요.

  • 3. .....
    '12.12.13 12:44 PM (115.22.xxx.177)

    다른 어린이집 보내시면 안되나요~?아이가 가엽네요 ㅠㅠ

  • 4. ...
    '12.12.13 12:46 PM (110.70.xxx.76)

    엄마가 휴직중이라 집에있으니 어린이집 안가도
    되는걸 눈치로 알고 그러는건 아닐까요?어린이집
    문제일 수도 있지만 엄마가 어디까지 받아줄수
    있는지 아이들도 다알고 투정부리는 것일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 5. asd
    '12.12.13 12:53 PM (59.2.xxx.104)

    36개월 아기는요, 사회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는 시기가 아니라 엄마 아빠의 사랑과 전폭적인 지지와 보호를 받아야 할 월령입니다.

    남편분 말씀도 전혀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건 적어도 만7세 이상부터 해당되지요.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물 속에 확 던져넣고 수영하는 법을 체득하라는 것과 같아요. 아이가 정상적으로 살 수 있을까요?

    일단 어린이집과 선생님, 원장 등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보시고 아이에게 냉정하게 대한다거나 가혹하게 하는 일 등이 혹시라도 있었다면 어린이집을 바꾸시기 바랍니다. 아이는 말을 잘 못하지만 온몸으로 의사표현을 하는데, 그걸 못 알아듣고 방치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해요.

  • 6. 둥둥
    '12.12.13 12:56 PM (175.117.xxx.115)

    ...님 말대로, 어린이집에서는 엄마가 집에 있는걸 알아서 그러는거 같다고 해요.
    원장선생님이 불러서 물어보니까... 엄마랑 집에서 청소하고 싶다고 그랬대요.ㅠㅠ
    제 생각에도 엄마가 집에 있으니까.. 그런 부분도 있는거 같구요.
    엄마랑 있는걸 워낙 좋아하기도 하구요.
    전에는 친정엄마가 도와주던 것도 엄마가 해줘야만 해요.
    엄마가 해주는것만 좋다고.... 아이들도 다알고 투정부린다는 거에 저도 일정부분 동의해요.


    어린이집 선생님하고도 얘기해봤지만... 제 판단에는 좋은 분들이신거 같고,
    (이러다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거라면 정말 미칠거 같긴해요)
    강압적이었던 선생님도... 12월말까지만 근무하신다고 하고..
    구립이라 시설도 좋고요.
    엄마랑 있고 싶어 그러는 부분도 있고해서 제대로 판단이 안돼서요.
    일주일나 열흘정도 보내보고 그래도 싫다하면 안보내려고 하거든요.

    다른 어린이집 보내는건 ... 요즘은 너무 어려워요.
    어디나 대기자들이 장난 아니거든요.
    저는 한달정도 휴원하고 보내려고 했는데 요즘은 것도 안된다네요.
    무조건 출석일수 11일은 채워야하고, 아니면 퇴원해야 한대요.

  • 7. 저같으면
    '12.12.13 1:17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집에 데리고 있겠어요,
    아직 자기가 당한 부당함을 표현도 정확히 못하는 아기한테 극복이라니요

    그리고 가기싫으면 분명히 이유가 있을거에요.
    선생님이 무섭게 군다던지 괴롭히는 아이가 있다던지.....
    당분간 데리고 있다가 평이 좋은 어린이집으로 옮기시는것에 한표 던집니다.

  • 8. iizerozu
    '12.12.13 1:54 PM (1.237.xxx.119)

    구립이시라니.... 다시함 생각을 해보심이 어떨까요.
    12월까지는 아이를 보내지 말고 강압적인 선생님 관두면 보내보면 어떨까 합니다.
    그래도 안되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구요.
    1월에 다시 보낼때는 처음보내는 것처럼 적응기간을 가져도 될지 어린이집에
    물어보세요.
    엄마랑 같이 어린이집을 다니는 거 말씀드리는 거예요.

  • 9. 머리로 벽을 치는 아이
    '12.12.13 1:55 PM (116.40.xxx.165)

    저의 회사동료 남자분인데 그분이 남편분처럼 그랬답니다. 그 아이가 5살인가 그랬구요. 맞벌이라 다른 아이들은 4시 정도면 부모가 데려갔는데 이분들은 둘다 공무원이고 칼퇴근이라 어린이집이 7시까지 봐준다고 좋아했답니다, 그런데 아이 혼자만 매일 저녁 6시까지 혼자 남아 있는걸 아이가 무섭다고 싫다고 했는데, 이 부부가 무식해서 아이가 참아야 한다고 몇개월을 계속 그랬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집에 와서 벽에 머리를 박더랍니다, 표현은 못하고 아이가 얼마다 답답하면 벽에 머리를 박았을까요. 그 이후로 이부부가 오후 3시에 데리고 와서 저녁 8시까지 봐주는 파트타임 아주머니를 고용해서 초등5학년까지 키웠답니다, 그 이후로 우리아이가 싫다고 하면 절대 안합니다, 표현 못하는 아이에게 어른의 의지를 강제하는 것은 학대입니다,

  • 10. 지나가는비
    '12.12.13 2:33 PM (114.205.xxx.34)

    지나치려다가 한마디 거들고 가요
    제 둘째를 4살때 저희집 바로 아래층 어린이집에 보냈었는데
    늘 봐오던 익숙한 곳인데 한달 다녀보더니 죽어도 가기 싫어라 하더라구요

    어르고 달래보고 원장님이 올라오셔서 업고 가기도 하고
    별의별 거 다 해봐도 막무가내...
    나중엔 원장님이 올라오면 머리를 벽에 쿵쿵....

    결국 할머니가 오셔서 봐주셨는데
    나중에 5살쯤 되니 말해주더라구요..어느날 느닷없이요..

    선생님 한 분이 아이가 뭘 잘못하면 입술에 빨간 립스틱 발라놓기도 하고...
    장난감 가지고 놀면 어지럽힌다고 혼내고...
    어린 아기들 기저귀 가는거 시키고...자질구레한 심부름도 시키고..그랬다고요
    집에선 아기취급 받으며 사는 애가 그런 일 당햇다니 속상했어요

    원장님 만나서 그 얘기 전해주니 흠칫 하면서 변명을 하는데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아이가 싫어할땐 이유가 잇을거예요

  • 11. 루나레나10
    '12.12.13 2:34 PM (165.132.xxx.19)

    우리아들은 26개월이예요. 하지만 덩치가 커서 다들 4-5살로 보고 어린이같다고 막 그래요.

    하지만 어린이집 보낼 생각을 하면 가서 과연 잘 놀까.

    감정 안다치고 잘 지낼까 너무 걱정이 됩니다. 36개월도 얼마나 아가인가요.

    지금 어리광 응석 안 부리면 언제부리나요.

    애가 지멋대로 굴어서 버릇없어질까 염려되는 문제도 아니고 어린이집 안가고

    엄마랑 집에서 청소하고 싶다는데 부모가 용인해줘야 하는 일 아닌가요.

    게다가 엄마도 휴직중이시라면서요. 어른도 가기 싫은곳 매일 가려고 하면 스트레스 받아서 소화가 안되는

    데 애는 어떻겠어요. 회사는 일단 가면 돈이라도 생기고, 스트레스는 수다나 술로라도 풀지요.

    36개월 아가는 어떻게 푸나요? 너무 아가한테 감정이입이 되어서 댓글 너무 길게 남겼네요.

  • 12. ...............
    '12.12.13 3:18 PM (118.219.xxx.253)

    36개월아이에게 적응못하면 어떻하냐는 님 전 유치원안갔어도 잘만 학교 다녔어요 제친구가 유치원교사인데 5살이 되도록 힘들어도 애를 절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안보냇어요 자기가 사정을 잘 아니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교사들이 자기들이 이쁜애들만 챙기고 맘에 들지 않는 애들은 내버려둔데요 그래서 걔는 절대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어요 자기아들이 유치원가면 천덕꾸러기만 될거라고요

  • 13. 대부분
    '12.12.13 3:45 PM (125.178.xxx.152)

    엄마가 바깥 일을 하면 아이들은 엄마가 항상 고픕니다. 이건 제 경험인데요. 항상 마음이 허전해요. 집 안일 봐 주는 언니가 있어도 할머니가 있어도 다 남일 뿐이고요. 엄마와 같이 있을 때의 따스함과 안정감은 엄마만이 줄 수 있는 거고 그런 감정의 교류와 공감이 있어야 아이가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잘 자라고 건강합니다. 가난해도 엄마가 집에서 살뜰히 보살펴 키운 아이는 사회 생활도 야무지게 잘 해 나가지만 부자라도 엄마의 빈 공간이 많은 집에서 큰 아이는 커서도 바깥으로 돌고 집에 잘 정착을 못합니다.

    바깥으로만 돌고 신변 잡기 배우고 친구와 몰려 다니는 것이 사회 생활 잘하는게 아니잖아요. 예전 황산* 변호사도 서울로 대학 와서 낯선 환경에 너무 힘들어서 방학 때 고향집 가서는 엄마 바로 옆에 딱 붙어서 그 옆에서 공부했서 사시 붙었다는 기사를 봤는데요. 엄마 옆에서가 가장 공부도 잘 되고 마음이 안정이 되었다고 한 글을 읽고 공감이 많이 갔어요.
    남자들은 좀 둔하다고 할까 직접 육아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헛똑똑(남편분에겐 죄송하지만)이가 많습니다. 그냥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사람이다 생각하세요. 하여간 남자들은 좀 그래요. 그러다 아이가 나중에 이상 행동 보이면 그때서야 아차 합니다. 글을 읽어 보니 원글님께서 현명하세요. 아이가 엄마를 많이 의지하고 좋아하고 그러다가 학교 5.6학년 되면 이젠 친구들이 더 좋아 더 이상 엄마 안 찾습니다. 지금은 데리고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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