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님을 사랑할 수 없는 저는 나쁜 자식일까요?

나쁜딸 조회수 : 2,017
작성일 : 2012-12-11 13:37:05

 제가 나쁜 딸, 나쁜 자식일까요...

부모님을 진정으로 좋아할 수,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문득 문득 너무 싫다는 감정과

한편으로 애처롭고 안됐다다는 마음이 번갈아 들면서 제가 한없이 싫어 집니다.

부모님...

전 1남 2녀의 막내딸입니다.

아버지는 전국을 다니시는 일을 하셔서 1년에 집에 계시는 기간은 2~3달 밖에 안됐습니다.

어머니는 전업 주부 셨습니다. 아버지가 그때 당시로 지금 대기업 직장인 만큼 버시는 편이라

수입이 나쁘신 편은 아니셨는데 자식 3명을 키워야 된다는 부담감 때문이신지 항상 어머니와

돈 얼마를 쓰는지 따지는 편이었고 어머니도 말끝마다 돈 없다, 돈 없다 달고 사시는 분이셨어요.

 지금에 와서도 의아한게 그때 언니, 오빠, 저 학원 하나 다닌적 없고

( 초등학생때 오빠가 태권도 학원 1년 다닌게 다입니다.) 메이커 옷 산적 없고, 항상 남에게서

얻어 오시거나 시장에서 조금 사주시고 이게 다입니다. 생일날 선물 받아 본적 한번도 없고

과일도 정말 가끔씩 그 계절 제일 싼 귤 조금 사먹은게 다에요. 저 입학하면서 크레파스가

너무 갖고 싶었는데 언니가 쓰던 12가지 있는 다 반토막만 남아 있던 크레파스를 물러받아 썼어요.

그때 같은 반 아이의 금색, 은색 있던 새 크레파스가 어찌나 부럽던지....

 

어쨌든 자식이 3명이지만 밥만 먹고 학교 다닌것 밖에 없습니다. 아버지가 효자이고 본인 형제간을

더 중요시 여기는 분이라 돈 빌려주고 거의 받지도 않고 조부모님께 논밭 사드리고 그 논밭도 큰 아버지가

차지 하셔도 아무말 안하고... 자식보다 본인 형제가 더 중요시한 분이세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어머니는 이 문제로 아버지와 싸우시고 싸우시면 물건도 부서지고 아버지가 어머니를 몇대 때리시기도 하고...

이때 어릴때는 한없이 울면서 말리기만 했는데 제가 고등학생, 대학생 되면서는 제가 아버지말리면서 그만해라고

 싸웠어요. 그러다 저도 따귀 맞고... 휴우..

 그때 어머니보고 제발 이혼해라고 했지만 어머니는 전날 싸우고도 다음날이면 기분 괜찮아지고 아버지와

금방 화해하는 타입이라 이혼 안하신다고 하시더군요.

 부모님과 행복한 추억은 없고 항상 돈 이야기, 싸우신 기억밖에 없습니다...

 아버지는 술을 좋아하셔서 일주일에 거의 매일을 반주삼아 술을 드시고 술이 취하시면 밤중이라도 자식들 다 깨워서

앉혀 놓고 바르게 커라, 부모에게 잘해야 된다, 나중에 커서 돈벌면 생활비 다 달라.. 등등 이런 이야기를 몇 시간이고

반복해서 하십니다. 언니,오빠 다 순한 편이라 앉아서 몇 시간이고 같은 이야기를 다 듣고 있어요.

저희가 성인 되어서는 난리 부리니 이제 못하는 데 그래도 항상 하는 말이 이런 이야기에요. 부모에게 잘해라, 생활비

달라....지금도 저희 자식들 다 한달에 30~40만원씩, 못하더라도 각자 1년에 200~300만원씩은 드립니다.

그래도 불만이십니다. 어느집 자식은 한달에 100만원씩 준다는데 그러고요... 아마 아버지는 젊었을때

돈을 못 모으로 형제에게 베풀었는데 지금 형제들은 아버지에게 주는 게 없으니 그 못 받은 한을

자식에게 푸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러고도 아직도 본인 형제에게 연락오고 하면 부탁 다 들어주고 합니다.

 

어머니도 자식 교육이나 자식 양육에 관심 가지기 보자 계모임, 등산 좋아하시고 하셔서 학교 갔다 집에 오면 항상

없으셨어요. 제일 싫었던게 학교에 준비물이나 회비 몇 천원 내야 될때 엄마에게 달라고 하면 항상 돈 없다 짜증내시면서

며칠을 미루다 겨우 주셨고, 본인 화장품이나 옷은 가격은 비쌋지 않지만 어쨌든 본인에게 필요한건 잘 사는 타입이셨어요.

 이렇게 자라 그런지 저는 항상 우리집은 너무 너무 가난하다, 돈 없다는 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 었고,

즐거운 추억은 없고 부모님을 생각하면 사랑하는 감정보다 싫은 감정이 더 들었습니다.

 저 남들에게서는  마음이 정말 따뜻하고 나쁜짓 못할 좋은 사람이다 이야기 듣습니다. 제가 봐도 저는 애정이 많은 살마이라 제 조카나 제가 사랑하는 언니 오빠에게는 제 목숨보다 더 소중하고 잘하고 하는데 부모님한테나 이럴 수가 없어요.

 

늙으신 모습보고 불쌍하고 안타깝더라도 갑자기 분노와 정말 싫은 감정, 남이 되고 싶다는 감정이 막 솟아 납니다.

저 나쁜 딸이지요...?

 

IP : 175.200.xxx.3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니요
    '12.12.11 1:41 PM (119.71.xxx.74)

    이해 합니다

  • 2. 제목만 보고 답글 담.
    '12.12.11 1:48 PM (182.211.xxx.11)

    아닙니다.
    사랑할 수 없는 부모 많아요. 불행히도 님 부모도 그럴분.님이 죄책감을 느끼거나 할 필요없습니다.

  • 3. 음...
    '12.12.11 1:52 PM (58.237.xxx.199)

    저도 이해해요.
    저도 원글님만할때는 그런 감정있고 지금도 그래요.
    어찌보면 그런 감정은 자립심과도 관계있다 싶어요.

    저도 부모님의 대화가 돈,싸운것 밖에 없어 그리 싫었지만
    이제 저도 40대가 되니 이해할 수 있네요.
    원글님은 아직 40대가 되지는 않으셨나요?

  • 4. .....
    '12.12.11 2:10 PM (180.224.xxx.55)

    어느집이나 썩은부분 없는 집 어딨겠나요 ..

  • 5.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12.12.11 2:17 PM (115.178.xxx.253)

    생각해보세요.

    원글님 쓰신대로라면 좋은 부모님은 아니시네요. 아직까지도...
    싫어하실만 합니다. 그런데 계속 싫어하려면 원글님도 힘들거에요. 그러니 그저 자식으로서의 도리정도만
    하세요.
    이제 원글님은 성인이 됐습니다. 안타까운 어린시절이지만 그시절을 지금 다시 똑바로 만들 방법은
    없어요. 하지만 앞으로의 원글님의 인생은 다르게 살 수 있습니다.

    우선 마음을 굳건히 하시고
    1. 집에서 독립
    2. 할수있는 만큼만 (무리가 안되는선) 경제적 지원
    3. 명절,생신 챙기기 정도

    이런 정도의 도리만 하시고 본인을 위한 시간과 투자를 하시기 바래요.
    꼭 스스로를 위해서 사시기 바랍니다.
    안스럽네요. 제게는 아마도 한참 동생뻘일것같은데 힘내고 밝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 6. uu
    '12.12.11 2:26 PM (121.124.xxx.58)

    결혼해서 애낳아보면
    그제야 부모마음 이해하게 됩니다
    그때까지는 편하게 자신을 놓아두세요
    지금의 형편이 나중에 다 살이되고 피가되니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9179 애들 방학 이번주부터 시작인데.. -- 2012/12/26 375
199178 김남주가 광고하는 인터넷보험 kdb생명 믿을만한 곳인가요? 1 보험 2012/12/26 1,332
199177 울산분들~ 9 울산은 2012/12/26 1,118
199176 반포 쪽 학교 문의요^^ 8 행복하길 바.. 2012/12/26 1,419
199175 20대 남자 스펙 이정도면 상위 % 인가요? 46 ds 2012/12/26 7,315
199174 최고 강추하는,,, 미니믹서기는?? 6 bobby 2012/12/26 3,124
199173 댓글로 얻어맞고있는 50~60세대 16 .. 2012/12/26 3,151
199172 윤창중 토론 동영상 좀 보세요. 눈물 나네요. 8 ㅜㅜ 2012/12/26 2,178
199171 학생용 전자 손목시계 알람 소리 안울리게 방법 아시는 분? 알람? 2012/12/26 2,003
199170 이마트 '엠토크' 브랜드 문의해요 상상이 2012/12/26 785
199169 이력서, 경력과 자기소개서에 이 내용을 적어야할까요? 5 ff 2012/12/26 1,564
199168 박근혜, 무리하게 공약 쏟아내더니… 파장 49 일단 되고보.. 2012/12/26 8,011
199167 울컥... 4 출근길 2012/12/26 1,051
199166 세탁후 냄새나는 수건 어떻게 해야하나요? 9 간장이 2012/12/26 9,378
199165 요 밑에 정봉주 출소 나꼼수글 건너가셔도 될 듯 1 십정단?! 2012/12/26 854
199164 정봉주출소와 도망간 주진우 김어준 10 나꼼공식종영.. 2012/12/26 14,100
199163 신용조회 기록 남지 않고 조회 하는곳 있을까요? 1 ... 2012/12/26 709
199162 빠 언니 문자 5 ... 2012/12/26 1,521
199161 지금 멜론 고장입니까? 2 하얀공주 2012/12/26 710
199160 독일제품 구매대행 수수료나 통관비등이 얼마나 될까요? 3 실리트냄비 .. 2012/12/26 700
199159 심리학전공어떤가요 5 전공 2012/12/26 1,971
199158 부정선거...설마그렇게까지 하겠어? 하는 입장이신가요 24 슬퍼요 2012/12/26 2,340
199157 부정선거 UN에 청원합시다 4 기린 2012/12/26 1,001
199156 직장 동료의 내 임신 꿈. 헉... 2012/12/26 2,737
199155 제 닉넴이 많이 나오네요^^ 1 서울의달 2012/12/26 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