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은지는 9개월째 되는 나름 새댁입니다.
3개월 육아휴직 끝나고 복직하고, 주말에도 너무 피로해서
주말이면 친정에 아이를 데리고가서 저는 쉬고,
아니면 엄마랑 같이 아이를 보는 형태로 있곤 했어요. (친정이 좀 가까워요..)
신랑은 주로 데려다주고, 데려다오고...
결혼생활 2년 중 친정에 2시간 이상 진득하니 있었던 적은 한번도 없고요.
친정이 가깝다고는 하나, 결혼하고와서도 친정집에서 하룻밤도 잔적이 없구요.
엄마는 항상 이서방 저녁 먹고 가.. 밥은 먹었어?
하면서 맛있는 거 차려주려고 하는게 낙이었는데..
근데 어느 순간부턴가 밥을 통 안먹으려 하더라구요.
오면 항상 신발도 안벗고 현관에서만 아기만 받아가려고 하고,
저도 매주 아이 받아가고 받아오느라 힘들고, 처가가 아무래도 불편하겠지.. 라고 이해는 하려고 했죠.
그리고 엄마아빠가 저녁먹고 가라고 하면, 신랑 배 안고프다고.. 입이 짧다고... 고기 안좋아한다고.. 이런 식으로
제 선에서 끊기도 했고요.
근데 어젠.. 멘붕이네요.
저번 주말에 제가 친정집에 있으면서 핸드폰을 놓고 갔어요.
그래서 신랑이랑 지하철 역에서 만나서 신랑차를 타고 친정집에 갔는데요.
신랑도 저도 저녁도 안먹었는데, 신랑이 집에는 너 혼자 올라가서 핸드폰만 찾아가고
자기는 그냥 저녁 먹었다고 엄마아빠한테 말하라는 겁니다...
자기는 치킨 먹고 싶다고..
그래서 그렇게 하려고 올라갔는데..
엄마가 식탁을 너무 정갈하게 차려놓으신 거에요...
그걸 보고 어떻게 그냥 나와요.
그래서 전화해서 나 밥좀 먹고 가겠다. 오빠 잠깐 올라와서 10분만 같이 있어줘라.
이랬는데..
내가 거기 가서 뭐하냐고.. 이러면서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어서 내려오라고.. 짜증재면서 이러는거에요.
엄마는 아래에 차 대고 와있으면서도 사위가 안올라오겠다고 끝내 저러니까
황당해하시고..
저는 밥 먹으면서 눈물이 절로 나는 거에요.
마누라가 이쁘면 처가집 말뚝에다가도 절한다는데..
어떻게 우리 엄마아빠한테 이럴 수 있나..
그리고 그날 저희 엄마가 신랑 옷 사입으라고 60만원을 넣어줬었거든요.
신랑한테는 이야기 안했었지만.
너무 서럽고, 엄마도 너무 서운해하고 자존심 상해하는 게 눈에 보이고해서
밥먹으면서 내내 울다가
내려가서 차 타고 대판 싸우면서 왔네요.
저도 싸우면서 좀 짜증나게
어머님(시어머니)은 오시면 무조건 점심저녁까지 다 드시고 가시는데
난 그 6-7시간 동안 뭐 좋은줄 아느냐?
근데 어쩌면 자기는 10분도 친정에 앉아있기 싫어하느냐?
라고 쏘아붙였더니 지가 오히려 더 승질이네요.
열받아서 나도 이제부터 시댁에 똑같이 대하겠다.
라고 응수했는데
제가 현명치 못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거..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