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친척중에 자기연민이 심한 사람이 있어요.
주위 사람들은 모두 그 분처럼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할 정도에요.
학벌도 재산도 남편도 자식도 모두 평균이상입니다.
그런데도 늘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는 식입니다.
얼마전에는 그분 남편이 비자금으로 갖고 있으라면서 오천만원을 줬대요.
그런데 그 돈으로 집안 가구를 싹 바꿨대요.
남편이 비자금으로 갖고 있으라는 돈을 한꺼번에 다쓰면 어쩌냐고 한소리 했다면서
자기처럼 불쌍한 사람은 없다고 하소연이 늘어집니다.
자식들도 서울안에 있는 대학 들어갔는데 더 좋은 대학 못갔다고 한숨이구요.
남들은 아줌마 두고 사는데 자기는 살림하랴 애들 돌보랴 늙어가서 서럽대요.
골프치러 다니고 피부관리 받으러 다니고 때때마다 백화점 가서 몇백만원씩 쇼핑하구요.
지금도 뵈면 그분 연세보다 훨씬 젊어보이고 날씬하고 예쁘답니다.
그런데도 아들들이 백만원씩 용돈 안준다고 자기처럼 박복한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합니다.
그렇다고 사는게 힘든것도 아니에요.
아직까지 남편분이 일을 하셔서 소득도 좋은 편이라 들었거든요.
처음에는 되게 고생 많이 한 분인줄 알았어요.
남편이 속을 썪히거나 자식들때문에 맘고생이 많거나 뭐 그런 사정이라도 있는줄 알았어요.
명절때 가끔 보는데 그 분이 말을 할때마다 저는 정말 처참한 기분이 듭니다.
백화점에서 제대로 쇼핑해본적도 없고 아줌마는 고사하고 맞벌이 해야되는 상황인
저를 붙들고 한번씩 하소연을 하실때는 정말 기가 막혀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