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아래 비슷한 이야기가 있어서 더욱 맘이 아파졌네요.
저희 아이는 초등고학년입니다.
선생님께 예쁨 받고 공부 즐겁게 하는 여아구요.
그런데 지난 주에 반 아이들이 몇 명 작당을 하고 우리 아이 물건을 몰래 가져가서 악질적으로 훼손시켰습니다.
이 일로 아이가 무척 상심이 컸고
그 중 주동자인 아이들을 제가 부모님 대동해서 만났어요. 따로 따로.
두 아이 어머님 모두 저와 제 아이에게 사과했고 그 중 한 아이(A)는 진심을 담아 사과편지도 써왔더군요.
나머지 한 아이(B)는 그리 반성을 하지 않는 눈치였어요.
문제는 이 두 아이가 서로 자신이 주동자가 아니며 상대방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삼자대면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아이들은 역시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하는 상황이었고
선생님은 증거가 없으니 어느 쪽 편을 들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진정한 사과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고
두 아이 모두 사실이라고 말하고 두 아이의 부모님 역시 왜 우리 아이말을 못 믿냐고 서운해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상황이면 어쩔 수없이 증인을 불러야 하고 그러면 폭대위를 열게 되는 일도 생길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중 한 아이 엄마는 폭대위라고 열어서 자기 아이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하셨지만
나머지 한 아이 엄마는 그건 절대 안 된다고, 자기 아이에게 기록이 남는다고 뭐 이만한 일 갖고 그러느냐고
저에게 화를 내셨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부모님을 대동한 상황에서 삼자대면을 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삼자대면 전에 두 아이를 각각 따로 만나 한 아이의 말을 노트에 기록하고
한 아이의 말은 녹취를 했습니다(양쪽 모두 부모님 먼저 동의를 구했습니다)
그 후 노트에 기록된 내용과 녹취한 내용을 대조하면서 다 같이 분석해 보니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폭대위라도 열어 진실을 밝히겠다고 한 집의 아이의 말이 거짓이었던 것인데..
끝까지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난다로 일관하는 아이였습니다.
잘못을 뒤집어쓰게 생긴 상대편 아이 엄마가 끈질기게 추궁하고
제가 그 아이에게 절대 화내지 않을테니 사실을 말해달라고 하며 그 아이 엄마를 잠시 나가 있게 하자
아이가 그제서야 인정을 했습니다.
자리를 비웠다 돌아온 그 아이 엄마는 경악했고..눈물을 흘리시며 사과하였습니다.
저는 그 두 아이에게 아이니까 실수할 수 있고 솔직히 말해주고 진심으로 사과해주었으니 됐다고 말하고
저희 아이들 다독여서 당장은 용서가 안 되더라도 노력해 보자고..
누구를 미워하면 네 마음이 가장 먼저 다치는 법이라고 그렇게 달래고 돌아왔는데
아이가 묻습니다. 주동자 외 나머지 가담하거나 못본척하고 관망한 아이들은 어떻게 할 거냐고.
아이가 말합니다. "엄마 나도 용서해야 한다는 거 머리로는 알아요. 하지만 잘 안 돼요. 제 기분은 이래요. 그 아이들이 나에게 못을 박았고 지금은 박힌 못이 빠졌지만, 제 마음에 그 못 상처는 그냥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그 아이들도 뭔가 벌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냥 사과만 하고 끝나는 건가요? 주동자 아닌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요? "라고.
제가 할 수 있는 말은..."그렇다고 그 아이들을 신고하거나 어떤 기록이 남게 하거나 하는 것은..당장은 네 마음이 후련할지 모르지만 결국 복수는 복수를 부르는 법이고. 또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있으니 엄마는 그 아이들에게 한 번쯤은 기회를 주고 싶다. 하지만 다시 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엄마도 그 때는 가만히 두지 않겠다"이것이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너무나 아이 마음을 공감해 주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사실..이번에 일을 저지른 주동자 아이들보다 주위에서 부추기고 망을 보는 등 뒤에서 도와준 아이들은 저희 아이를 늘 시샘하고 이용하는 아이들이었습니다.공부가 필요하면 저희 아이에게 연락하면서 은근히 저희 아이를 경원하고 다른 아이들까지도 저희 아이와 놀지 못하게 은근히 압력을 가하는..그런 종류의, 겉으로 보면 모범생인 아이도 섞여 있습니다. 이번에는 뒤에서 일을 꾸미거나 또는 관망하면서 보고 있는 거지요. 직접적으로 물건 훼손에 가담한 것은 아니지만 망을 보고 못본척 하면서 동조한 것만으로 제가 그 아이들에게 어떠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길이 장황한데 다시 정리하자면
1. 아이가 받았을 상처에 대해 제가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인지요?
2. 주동자 아이 외 관망하거나 망을 본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