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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0대 이상이신분들 아버지와 관계가 좋으신가요?

아버지 조회수 : 1,387
작성일 : 2012-12-06 11:59:27

아버지가 많이 어렵고 불편합니다

아버지와 좋은 기억이 한번도 없고 웃는 모습을 본적도 없고

아버지하고는 떨려서 말도 평생 몇마듸 못하고 살았고

무섭고 늘 못마땅한 얼굴이시라 눈도 못 마주보고 자랐습니다

술 담배 전혀 안하고 여자 문제도 없고 직장 잘 다니신 분이지만 엄하고 무서운 아버지 였습니다

초등 저학년때 좀 징징거리기라도하면 잘못했다고 비는데도 질질 끌려가

 엉덩이를 흠씬 얻어 맞은일이 몇번 있은후론

길에서라도 아버지를 보면 냅다 도망쳤습니다

고등학교때  니가 하는일이 다 그렇지하며 경멸하둣 쳐다보던 그 얼굴이 평생 지워지지 않습니다

저는 객관적으로 착하고 성실한 학생이었습니다

저는 자존감이 낮고 눈치를 보는 편이고 자기 비하가 좀 심합니다

나도 모르게 사람들 앞에서 할줄 아는게 없어서 아는게 없어서 잘하는게 없어서 이런 말들이

불쑥불쑥 튀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나이값 못하게 아버지가 원망스럽습니다

그렇게 자라서 이런 성격이 된것 같아 아버지가 너무 싫습니다

한번은 인간이란 뜨거운 가마솥이 있으면 살려고 자식도 밟고 올라서는 존재다라고

하시는데 아버지에 대해 마음이 딱 닫혀버리더군요

그런데 든든한 방패 같던 엄마가 올해 먼저 가시고 아버지 혼자 지내십니다

연세도84세이고 건강하지도 못하십니다

근처에 사는 오빠부부가 매일 들여다보고 식사를 챙겨드리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많이 넉넉하시지만 혼자 계시니 자주찾아보고 전화도 드려야하는데

전화 거는것조차 마음이 너무 힘드네요

그래서 죄책감도 많이 드는데도 잘 못하겠어요

그냥 남 같아요

누군가 82에서 자신도 아버지랑 사이가 안좋았는데 돌아가시니

후회하는데 1초도 안걸렸다고 하시더군요

정말 그렇게 후회하기전에 잘해드려야 하는데 저에겐 너무 어렵네요

오늘도 전화 드려야지 하다가 머뭇거리다 또 기회를 놓쳤네요

아버지 한번이라도 좀 잘해주시지 왜그러셨어요

제 아버지에게 자식이란 어떤 존재이고 의미인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IP : 184.145.xxx.5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도
    '12.12.6 12:24 PM (112.155.xxx.85)

    나중에 후회해요.
    잘해드리세요
    낳아 준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요.

  • 2. 눈물
    '12.12.6 12:32 PM (124.54.xxx.160)

    저도 아버지가 참 어려웠어요.
    아버지께 맞고 자란 것은 아니지만
    다정한 대화가 없었거든요.
    대학 졸업하고 다른 도시에 살게되면서는 더
    먼 사이로 지냈어요.
    저도 곰살맞은 성격이 아니라 더 그랬겠지요.
    병원때문에 서울 오셔도 병원에서 만났지,
    아빠, 주무시고 가세요, 이런 말도 못 했네요.

    그런데, 3주 전에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신 후 들었어요.
    아버지는 제가 자랑스러웠대요.
    대학에 간 것도 자랑스러웠고,
    서울에 가서 당당하게 사는 모습도 보기 좋았대요.

    아버지는 저를 사랑하셨으나 표현을 못하는 분이셨던 거지요.
    저는 그걸 눈치못채는 미련한 딸이었구요.

    이제 죄송한 마음만 남았네요.
    매일매일 죄송해서 눈물나요

  • 3. 우리 세대의 아버지
    '12.12.6 12:38 PM (110.12.xxx.185)

    대부분 그런 것 같아요. 밖에 나가면 친절하고 자상한 신사, 집에 들어오면 찬바람 쌩쌩 도는 냉정한 아버지.
    저희 아버지도 그래요. 저희 남매들도 특히 자매들이 아버지를 싫어했어요.
    그런데 저희 어머니가 그러시더라구요. 네 아버지도 불쌍한 사람이다, 네 아버지도 할아버지한테 사랑 한 번 못 받고 커서 그렇다.
    어머니 말씀을 듣고나니 "그럴 수도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 아버지께서 악성 림프종 진단을 받으셨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슬플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던 저였는데, 그 소식을 듣고 한동안 미친 듯이 엉엉 울기만 했었죠. 다른 자매들도 다 마찬가지였고요.
    아무리 싫었어도 아버지는 아버지이더라구요.


    다행히 악성 림프종이 다른 암보다는 치료가 수월한 편이라 병원에서도 치료만 잘 하시면 괜찮으실 거라고 해서 지금은 저희 가족 모두가 아버지의 완치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은 아버지를 싫어하지 않고 이해하게 되었어요.
    아버지도 불쌍한 사람이다, 아버지가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서 사랑이 어색해서 그렇게 사신 거다. 하고요.
    아버지가 첫 번째 항암치료를 받고 오신 날 다 모여있는 식구들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셨을 때(가족들에 대한 우리 아버지 최대의 애정 표현이셨을 거예요) 전 악수대신 아버지 꼭 안아드렸어요.
    정말 저도 모르게 너무나 기쁘게.
    원글님도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시길 바랍니다.

  • 4.
    '12.12.6 12:57 PM (121.166.xxx.70)

    저도 그랬는ㄷ 35살 넘어가면서 아빠가 측은지심으로 보이더라구요

    아빠도 완벽한 인간이 아닌거죠..

    말로 무시하고..상처주던거...이제는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요. 그냥 웃어버리구요..
    그래도 어느정도 벽은 있지만 많이 허물어졌어요..

  • 5. dkfrlsl rkwlaks
    '12.12.6 2:48 PM (175.197.xxx.65)

    머리로는 아버지도 불쌍한 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다 친정에 가게 되면 이제는 늙고 초라해져서
    말이라도 나누고 싶은 아버지를 봅니다.

    인간으로 측은하고 불쌍한 생각이 들지만
    생각이 달라도 너무 다르고, 그분의 완고한 생각만
    이야기 하시는지라
    그 시간이 지루하고 너무 싫습니다.
    최소한의 공감대가 전혀 없어서 핏줄로 얽히긴 했지만
    너무 힘든 존재라는 것이 슬픕니다.

  • 6. **
    '12.12.6 3:39 PM (182.210.xxx.122)

    원글님 싫으면 하지마세요. 억지로 하려다가 중병걸립니다. 누가뭐라해도 자존감높이시고 마음가는데로 놔

    두시면 됩니다. 인간은 언젠가는 죽습니다. 돌아가시고 불쌍해보일지모르는 아버지도 죽고 결정적으로 원글

    님도 언젠가는 죽는단말입니다. 뭐든 다 좋을수는 없지요. 머리로는 해야하는데 가슴으로 안되는 일 억지로

    하시고 병내지마세요. 그리고 원글님 아이있으면 늘 사랑해주고 사랑한다고 하시고 키우세요

    그러면 다음세대는 좀더 나은관계가되는 부모가 될겁니다. 그리그리 넘어가시면 되지않을까요?

    확실하고 명확한 인생은 없다고 봅니다. 나자신사랑하고 그다음 내분신들 진심으로 사랑하고 입으로 꼭

    말해주세요.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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