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거창하지만 저같이 단순무식한 사람은 안철수 식의 행보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꼭 거북이처럼 목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해가 나면 나오고 해가 지면 다시 집어 넣고.
너무 이해가 어려워 정신.심리학적으로 접근을 해 보았습니다.
대개 사람이 우유부단하고 결정을 못내리는 경우에는
양단간에 선택을 해야 하지만 양 손에 떡이 다 먹음직스러워 못버려서이거나
가슴과 머리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자신이 하고 싶은 행동과 외부에서 기대되는 행동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리면 외부 사람의 지지와 쌓아왔던 것들이 한번에 무너지고
외부사람 지지대로 하려니 컨텐츠와 마음이 죽어도 따라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철수씨가 본의아니게 이도 저도 아닌 오리무중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즉, 안철수씨가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여망을 알고 있으나
본질상 그는 진보, 개혁보다는 보수, 안정의 사람입니다.
그는 체질상 진보, 개혁이 맞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하려니 죽어도 안됩니다.
노무현, 박원순, 문재인, 한명숙, 김대중... 하다못해 이정희까지
그들처럼 그는 자기가 누리고 가졌던 것을 국가와 타인을 위해 버린 경험이 없습니다.
또 성격상 그렇게 열정적이고 과격한 사람도 아니고 온건한 체질일 겁니다.
국민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개혁을 위해서는 단호함, 과감한 행동력이 필요한데
그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바뀌기도 힘들겁니다.그 자신이 제일 잘 알 것입니다.
저는 그가 앞으로 정치인으로 나서려면 반드시 이 같은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현재 그가 그런 시험대 위에 있다고 봅니다.
또 기본적으로 의사로서 기득권의 사람이고 기업인 출신입니다.
기업인들의 본질을 아실겁니다. 손해 나는 일은 하지 않고 계산에 밝습니다.
민주화 열망이 강했던 시절 시위에 참석한 전력도 없고,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긴 했다지만 서민들과 약자를 위해
가진 것을 기꺼이 버리고 내려 놓은 경험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성공한 기업인이자 엘리트로
조용히 단점도 드러나지도 않고 묻힌 채 살 수 있었지만 시대의 요구가 그를 불러 냈습니다.
국민들의 기대 속에, 혹은 난세 속에 영웅이 난다고 극보수와 극진보에 지친 중도파들이 환호할
대체 인물로 나선 겁니다. 그러나 막상 해보니 자기에게 그만한 컨텐츠가 없다는게
나타났습니다. 그러니 이도 저도 못하고 답답하기만 한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그가 현재 기득권들과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그들을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문재인씨 편을 들지 의문입니다. 대놓고 박근혜 편을 들자니 정치적 자산이 무너지고
대놓고 문재인 편을 들자니 아무래도 그가 서 있는 기득권과 전면전을 벌여야 할 거 같고. 결단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제가 쓴 이 글도 만약 그가 적극적으로 개혁을 지지하여
지금 현재 가진 것을 버리고 혹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경우 받을 수많은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편에 서서 적극 지지한다면 개혁 편에 선다면 부끄러운 글이 되겠지요.
저는 단일화 후보가 안철수가 되거나 문재인이 되거나 호불호에 관계없이 무조건 단일후보를
지지할 각오였습니다. 안철수씨는 선명성이 부족해 보이고 문재인씨는 대중적 카리스마는 덜해 보입니다.
하지만 박근혜가 되는 것은 죽어도 싫기에 무조건 단일후보였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혼자 싸우기에는 너무 열악하고 불공정한 게임입니다.
사회 곳곳에 뿌려진 거대한 기득권의 독초가 너무 거세게 자라서 혹시 안철수가 도와주길 바랬다면
그만큼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는 것이 쉽지 않고 희생이 필요하기 때문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