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 길에 푹신푹신 쌓였는데...
아이가 학교 단축수업을 하고, 돌아왔어요.
저녁 밥도 없어서^^;; 동네에 밥 먹으러 걸어 나갔지요.
저희동네 안쪽 아파트 단지가 대단지고...
거기 진입로가 완만한 경사길이고, 양편이 모두 상가예요.
그 안쪽은 완전 아파트, 상가 위는 주상복합 아파트...
상가 분들이 나와서 전부 눈을 쓰는데,
이건 쓰는게 아니까 완전 두툼한 눈이 쌓인 판을 찍어서 긁어내고 계시더라구요.
근데..근데...조금 올라가니까,
젊은 엄마아빠들이 대여섯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을 눈썰매를 태우고 있더라구요.
플라스틱으로 된 눈썰매판을 가져다가 아이들을 경사길에서...
근데, 그 경사길이 전부 상가앞 인도이거든요.
으악....누구는 땀뻘뻘 흘리고 눈을 깨고, 쓸고..
누구는 눈길을 꽁꽁 다져주고,
아니, 눈사람만들고, 운동장이나 놀이터에서 노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인도에서 눈썰매를 태웁니까.
그 대단지 아파트, 저희 동네에서 제일 비싼 아파트입니다.
애들데리고 눈썰매장이나 스키장 충분히 가실 분들이, 한쪽에서 눈치우는데, 그러고 싶을까요?
욱해서 한소리하려는데,
아이가 질색을하면서 저를 뜯어 말리더군요.
쓸데없이 나선다고, 창피하다고
그게 무슨 버르장머리 없는 소리냐고, 울 아이 야단치다가
기운빠져서 그 사람들 옆을 그냥 지나쳐 왔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이제 나이들고보니
눈 내리는 날이 이제는 더이상 아름답고, 신나는 게 아니라
귀가하지 않은 남편 걱정, 시골계신 부모님 걱정, 낼 출근 걱정하는
아줌마이니...참 기분 그러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