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휴고보스가 자기 몸에 제일 잘 맞고 신발은 페라가모랑 발리만 맞는대요.
셔츠는 란스미어...
좀 통통한 타입이고 발 볼이 넓은데 구두 죄는걸 못 견뎌요.
시계는 태그호이어 롤렉스 몽블랑 구찌 이런거 있는데 자기 오메가가 없다며 007 오메가(?)를 사야된다며 어쩌고 저쩌고
좋은건 알아가지고 벨트는 에르메스, 트렌치는 버버리여야 하고
좀 절충해서 한단계 싼 물건을 사주면 십중팔구 원하는걸 나중에라도 사게 되더라고요.
물론 좀 대중적으로 좋은 물건이라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어요.
만약에 어우, 난 키톤이랑 브리오니가 좋고 로로피아나 좀 사야겠고 그러면 가계가 타격을 받는 정도가 아니라 유지가 안될 거니까요.
저는 남편의 이런 성향을 잘 몰랐어요.
평범한 회사원이고 그냥 깔끔하게 다니면 되지 명품이랑 거리가 먼 직종이예요.
제가 보기엔 빈폴이나 니나리찌 정도면 무난하고 충분히 이쁘고 괜춘할텐데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갔거든요. 여자라면 백퍼 이해하지만 남자잖아요.
근데 그런 성향의 사람이 있는거 같아요.
차라리 택시 절대 타지 말고 걸어와라, 이번달은 스타벅스 금지임, 앞으로 일년 동안 여행은 없음 이런건 그다지 힘들지 않아도 자기가 생각하는 좋은 물건을 쓰고 싶고 그거에 못 미치는 물건은 아무래도 좀 못하게 느껴지고
제가 봤을땐 별 차이가 없는 작은 디테일도 매우 크게 느껴지고
좋은 셔츠를 잘 다려입어야 일상이, 삶이 만족스러운 거죠.
대신 특별히 다른 남자들처럼 낚시나 캠핑이나 오디오나 자전거 이런데 돈을 쓰는건 아니기 때문에
저는 그냥 인정하고 가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왠만하면 좋은걸 사주자 이렇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