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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제가 되게 씩씩하고 쿨한 줄 알았어요

왕짜증 조회수 : 2,921
작성일 : 2012-12-03 09:43:40

사실 제가 오늘 생일이예요.

그런데 어제 오후부터 기분이 너무 안좋고, 나이 40 넘어 폭풍 사춘기도 아니건만 만사 다 짜증만 나고 미춰버리겠네요.

제가 성격이 아기자기 하지 못한 공대녀라서 편한게 그저 좋다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기념일은 딱 생일과 결혼기념일에 세식구 밥 먹는게 다였고 그 외에 선물이니 이벤트니 남편한테 기대한 적도 요구한 적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남편도 저에게 생일상이니 챙김을 요구하고 바라지 않는 스타일이구요.

남들 볼 때는 알콩달콩도 없이 뭔 재미로 사나 싶게 보일 수 있는 부부지만 우린 그대로 편하고 좋았거든요.

그.래.도. 오늘은 제 생일이고 어제는 일요일입니다.

오늘은 회사 끝나고 남편이 수영을 가는 날이고 딸아이도 바이올린 강습이 있는 날이고 굳이 모여서 밥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적어도 어제 한 끼 정도는 알아서 먼저 뭐 먹을래 어디 가고 싶니 해줄 수 있는거 아닌가요.

저는 제가 정말 씩씩하고 쿨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이깟 생일 밥 한끼 때문에 이렇게 속상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어제 낮에 생일인데 준비한거 하나 없냐며 농담처럼 언질을 줬는데도 하루 종일 자고 나서 배고프면 깨우지 그랬냐고 하는데 너무 짜증나서 미춰버리는 줄 알았어요.

네.. 깨울 수도 있었겠죠.  그치만 깨우지 않은 이유는 졸려서 자는 사람 밥 먹겠다고 깨우기 싫었구요, 또 늘 거의 제가 계획하고 준비하는데 올해 제 생일밥마저 제가 챙겨서 얻어먹고 싶지도 않았어요.

저녁에 당신 너무 한거 아니냐고 속마음 다 말했어요.  저한테 미안하다고 했고 오늘은 출근길에 전화해서 생일 축하한다 케익 뭘로 사갈까 묻고 하는데도 풀리지가 않네요.

딸 하나 8살이고 남편과 만난지는 이제 10년이 되었네요.

거의 싸우지도 않는 편안하고 미더운 부부인데.. 난 조금이라도 남편 편하게 해주려고 늘 신경 쓰는데.. 남편은 그게 아닌 것 같다고 느껴질때면 그 서운함이 잘 버려지지가 않습니다.

지금 출근해서 이 글 올리는데도 울컥해서 눈물 날 것 같네요.

왜왜왜왜왜 너는 날 이리도 구차하게 만드냐 싶어 너무 화가 나고 짜증이 나거든요, 지금.

사실 지금 마법 전 증훈군 때문에 이렇게 감정이 널뛰나 싶기는 합니다.  그래서 어젯밤에 오메가3도 먹었어요.

제가 평소엔 화내고 짜증내고 하는 일이 거의 없거든요.

여튼.. 영양가 없는 긴 글.. 제 속풀이.. 읽어 주신 님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IP : 164.124.xxx.14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2.3 9:45 AM (182.216.xxx.178)

    에구!!! 생일 축하드려요~!!
    남편님 뿡뿡이네요
    님을 위한 선물 하나 직접 선물하세요~글구 서운한건 꼭 얘기하세요~~

  • 2. ...
    '12.12.3 9:47 AM (115.126.xxx.82)

    일단 원글님 생일 축하합니다~~~빰빠빠~~~^^

    그리고 마흔앓이 맞으신거 같아요.
    저도 작년엔 참 힘들었거든요. 근데 한해 지나고나니 또 맘에 여유가 생기고 그러네요~
    남편분은 그동안 별문제 없었기에 이번에도 작년과 같겠거니 했었던거 같구요~
    어제 그렇게 진심을 말씀하셨으니 앞으로 달라지시겠죠.
    얼른 마음 푸시고 맛난 케익 사오라 하셔서 저녁엔 오붓하고 따뜻한 생일저녁 보내시길 바랍니다!

  • 3. 스뎅
    '12.12.3 9:47 AM (124.216.xxx.225)

    남편이 지금쯤 엄청나게 미안해 할 거에요^^ 마음 푸시고 저녁에 맛있는 거 사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생일 축하 드려요~^^ㅁ

  • 4. ..
    '12.12.3 9:48 AM (1.241.xxx.188)

    생일 축하드려요~
    아직 오늘이 다 지난 건 아니잖아요?
    남편분이 저녁에 따로 이벤트를 준비하실지도 모르잖아요
    수영이야 하루쯤 빠질 수도 있는거고^^
    저녁에 맛있는 케잌드시며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하시길 바래요
    남편이 안 챙겨주면 직접 선물이라도 하나 사시구요

  • 5. 팜므 파탄
    '12.12.3 9:52 AM (183.97.xxx.104)

    아이고 속상하시겠어요...
    정말 이집 남자건 저집 남자건 남자들은 왜 그런대요??
    근데...남자들은 그런대요..
    태생이 ....그렇다네요.
    그래서 말로 해 줘야 한다고 해요.
    더럽고 시차해도 여자 입으로 말해줘야 한대요..
    그래서 저도 뭐 받고 싶은게 있으면 미리! 정확하게!! 뻔뻔스럽게(ㅋㅋ) 말합니다.
    그 정도는 말안해도 알아서 해줘..하지 마시고
    앞으로 내가 말한대로 해줘요...하세요--효과 짱입니다요^^
    님 원하는 최고의 케잌 정확히 말씀하시고 준비하라 하세요~
    님도 속 좁은거 아니구요 남편분도 나쁜 분은 아니네요.
    님 생일 정말 축하랍니다!!!

  • 6. 팜므 파탄
    '12.12.3 9:53 AM (183.97.xxx.104)

    축하합니다--라는 건 아시죠 ㅋㅋㅋ

  • 7. 훠리
    '12.12.3 9:54 AM (116.120.xxx.4)

    생일 축하드려요^^

  • 8. 어머나
    '12.12.3 9:56 AM (183.98.xxx.150)

    생일축하드려요^^

  • 9. 저도..
    '12.12.3 10:02 AM (211.228.xxx.110)

    생일 축하드립니다~~~~~~~~~~~
    저도 무난히 넘어가는 어느 생일날 서러운 생각이 들어서 머리를 짰어요.
    이젠 식구들 각자 하나씩 선물을 하도록 이주일 전 쯤부터 제 생일이 다가온다고 말해줍니다.
    제 초등딸은 여러가지 쿠폰(자기가 만든거-설겆이 대신해주는 쿠폰, 밥해주기 쿠폰 등등)과 만원, 초등고학년아들은 이만원 축하카드에 넣어 주더라구요. 제 돈 조금 보태서 지갑이 마침 필요해서 사고 아이들한테 고맙다고 했어요.
    카드 내용이 해마다 달라서 좋구요. 내 아이지만 문구 한구절 엄마에 대해 써주는데 그게 눈물나게 고맙드라구요.
    올핸 초3딸아이가 엄마 항상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라고 썼는데 그거 보고 울었어요. 으앙~(저도 얼마전에 생일이었어요.)
    남편은 그냥 받기 싫어 밥이나 사라했어요.
    그리고 남편에겐 제가 비싼 코트하나 샀다고 통보했어요. 헤~
    기분푸시구요. 오늘이 가기전에 뭔가 요구를 하세요. 그냥 있지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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