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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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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네살 아이에게 너무 가혹한가요?

어려워요 조회수 : 3,626
작성일 : 2012-12-02 12:10:50
큰 딸이 네살이에요. 생일이 빨라 곧 다섯살이지요.
고집이 셉니다. 하지만 순한 편이라 크게 떼를 부리는게 아니라 묵묵부답으로 고집을 피워요.

방금,

양치하고 세수하자 하니 싫어! 하면서 멀리 갔어요.
그새 두살 작은 애가 먼저 씻겨달라고 화장실로 왔지요.
그래서 큰애에게 지금 싫으면 이따 씻어~ 하고 작은애 씻기는데
큰애가 동생이 그러고있으니 또 샘이나서 자기 먼저 하겠다고 동생을 미네요.
그레서 제가 밀지마라, 너는 아까 싫다고 했고, 얘가 먼저왔으니 먼저 온 순서대로 하는거다, 하니까,
예의 그 묵묵부답으로 버티고 서서 동생을 계속 밀어요.
그러는 동시에, 가지고 놀던 장난감 카트로 저와 둘째 발등에 바퀴를 문지르며 버티더라구요.

그 장난치다가 바퀴 때문에 큰애가 넘어진 적도 있고, 바퀴로 발등 눌리는게 싫은 일이기도 해서
바퀴 굴리지 마라 그러다 또 넘어진다, 그리고 엄마도 싫다, 해도 계속 그래요.
카트를 뺏어서 미리 치우면 됐겠지만 이미 아이가 두 손으로 꽉 잡고 있어서 제가 억지로 떼었다간
뺏겼다는 마음에 일단 큰애가 이번엔 악을 지르고 울 것이기에 여러번 말하진 않고
평정한 목소리로 카트 치우고, 동생 다 할 때 까지 기다려랴 순서를 지켜야지. 해도 말을 안듣습니다.

그러다 결국엔 제가 뺏어서 치우는 꼴이 됐고 큰애는 카트를 집어던지고 울며 방으로 들어가고
저는 둘째 씻기고 큰애한테 씻을거니 물으니 또 아무 말 없이 있어요,
제가 화장실 불 끄고 나와 조용히 있으니  큰애가 방에서 나와 저를 흘낏 봅니다.
씻을거면 일단 카트 제대로 놓고 씻자. 하니까 역시 또 입 꼭 다물고 방에 들어갔네요.

방문이 열려있고 아이의 소리가 다 들리니
저는 그 소리와 움지임만으로도 아이의 마음을 알겠어요.
이 때도 제가 방에 들어가서 아이의 마음을 다독이며 그랬구나 저랬구나 하면서
소위 말하는 아이 마음 읽어주기를 해야 하는건가요?
저는, 저도 사람인지라 방금까지 아이에게 훈계조로 말하다가 금세 얼굴표정 목소리톤 바꾸며
다정히 안아주는 엄마로 변신하기가 힘들더라구요.

사실 아이의 저런 성격이 저를 닮은 면도 없잖아 있어서
내가 저렇게 반응할 때 나는 상대에게 뭘 바랬던가 생각해 봐도 답이 안 찾아져요.
더 어릴 때도 아이의 성격이 어느 정도 파악이 되어서 적절한 수준에서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고 되도록이면 일방적인 지시는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어른이 알려줘야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할 수 밖에 없는데
아이가 한달 한달 커 가면서 그런 상황이면 자주 저런 식이 되네요.
저는 점점 더 얼굴이 굳어지고 목소리가 낮아지고 뭐랄까 매정해 지고..

아직 고작 네살인데, 더 크면 이런건 일도 아니라고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저도 아이도 바로 이 순간을 지나는 중이라서
무턱대도 안아줄 수도 무작정 모른척 넘어갈 수도 없는 마음이에요.

두살 터울 동생이 있어서 큰애에게 신경을 많이 쓰기는 했어요.
그럼에도 큰애는 서운한게 있고 이해할 수 없는게 있고 엄마아빠의 사랑을 더 받고 싶기도 하겠지요.
그 부분까지 제가 어떻게 채워줘야 할지 그걸 모르겠어요. 둘째도 이제 세살 다 되어가고 같이 커가니
둘째가 더 어리다고 해서 마냥 둘째의 요구사항을 뒤로 해 줄 수도 없고 그렇네요.

아마 큰애가 저렇게 방에서 조용히 고집을 피우다가
어쨌든 지금은 제가, 엄마가 더 우위일 수 밖에 없으니 곧 나와서
제 말을 듣고, 저는 또 아이에게 이러저러하다고 설명하고 잘해보자 사랑해.. 하고 지나가겠지만
그 텀이 점점 더 길어지는 느낌이라 제가 과연 어찌해야 하는건지 제가 잘못한 부분은 없는건지 걱정이 됩니다.
간혹 제가 바로 아이를 달래주지 않고 어느 정도 내버려두는 것에 대해
저희 남편이 저에게 아직 앤데 너무 가혹한거 아니냐고 해요. 
남편이 종종 너무 극적인 단어선택을 할 때도 있어서 어느 정도는 감안하며 듣는데
가혹하단 말은 좀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흔히 말하는 애착형성은 잘 된 편이에요.
세돌 넘도록 제가 돌보다가 올 봄에 어린이집 다니면서
크고 작은 문제 없이 잘 다니고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나 주변 어른들을 대하는 것을 보면
아이의 마음이 참 튼튼하게 자랐구나.. 하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주말 같은 경우  하루 24시간 아이와 붙어있을 때 찰나의 순간에 아이와 이렇게 어긋나는 때에는
뭐가 문제일까 이럴 땐 어떻게 풀어야 맞는걸까., 고민이 되네요.
IP : 121.147.xxx.22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12.2 12:30 PM (175.213.xxx.61)

    때로는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듯싶어요
    그냥 아이에게 다음 스케쥴을 설명하고 그 스케쥴에 참여하려면 씻자고 해보세요
    예를들면 지금 마트 갈건데 같이 갈려면 씻자 라던지 간식먹을건데 예쁘게 씻은 사람만 예쁜 그릇에 줄거에요~~이런식으로요
    그리고 아주 이뻐해주세요 그걸원하는거같아요

  • 2. ᆞᆞᆞ
    '12.12.2 12:42 PM (115.126.xxx.147)

    윗분말처럼 모든 행동에 의미를 부여할필요는 없어요. 이렇게하자~~~하고 했는데 산따를때는 할때까지 기다리면서 무시하는게 방법^^ 신경전이 좀 필요한데 니가 그렇게 산하면 너만손해... 이런게 필요. 그리고 아직 아기니 너무 훈육만 하려고 하지마시고 응석도 받아주세요. 너무 좋은엄마가 될려고 한다던가 하는 맘은 좀 비우시구요. 우리는 그냥 아이랑 같이배워나가는 사람.ㅇ. ^^

  • 3. 그런가요.
    '12.12.2 1:03 PM (121.147.xxx.224)

    맞아요.
    제가 아이에게 관심을 준다는 미명으로
    모든 행동에 의미를 두는거 같아요.
    대층 넘길건 넘겨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나중에 자라서 엄마를 피하고 싶게 만드는건 아닐까.. 너무 생각이 멀리까지 가네요 ㅠ.ㅠ

  • 4. 물고기
    '12.12.2 1:06 PM (220.93.xxx.191)

    외동아이키우는데 자격은 없지만
    조카들을 가까이 자주봐서요
    보면 작은애는 계속 언니보다 말을 잘듣고
    큰애는 점점더 고집?반항?을 하더라구요
    가끔은 그럴때 그럼 언니부터 씻을까~?
    ㅇㅇ야~언니 먼저 씻을동안 잠깐 기다려주자
    하고 가끔은 언니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것도
    괜찮지않나~~~싶어요.
    저희언니보면 어휴~동생은 잘하는데 언니가되서~등등의 말은 둘째는 점점 칭찬만 받는아이.첫째는 점점
    그렇지않이아이가 되는듯보였답니다
    이상~첫째조카를 더사랑하는 이모의 넋두리예요ㅠㅠ

  • 5. 흑,, 물고기님..
    '12.12.2 1:12 PM (121.147.xxx.224)

    글쎄.. 저도 그런식으로 결국 둘째는 눈치가 빤해져서 말 잘 듣고 큰애는 반항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웬만하면 큰애한테 언니니까 쟤는 어린 동생이니까,, 이런식으로 거의 말하지 않는데요. 이게 또 문젠가 싶기도 하구요.
    저 상황에서 그럼 언니먼저할까? 했다가는 둘째놈도 자지러지게 제 다리 붙들고 울 기세라.. 흑흑..
    그랬다가 또 큰애가 어? 이렇게 하니까 순서같은건 안지켜도 되잖아? 이럴까봐도 염려고..
    아이고,, 정말 답이 없어요... 이럴 때면 둘 다 말귀 알아듣고 알아서 잘 판단하게 얼른 후딱 커 버려라.. 싶기도 해요 ㅠ.ㅠ

  • 6. 어허
    '12.12.2 1:15 PM (58.124.xxx.153)

    저도 님같은 엄마였습니다.거기다가 어딜카틀 던져..하면서 때리는...
    그러다 세월 지나 막내를 낳으니...아 큰애도 아직 어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막내는 더 사랑스럽습니다.
    그런데 큰아이에겐 아직도 잘 안됩니다.그래서 막내에겐 거의 설득형으로 나갈까..사랑스럽기도 하고..그 와중 저도 반성하여 큰아이에게도 잘합니다.그러다 큰아이가 사춘기가 오니 감정의 폭풍을 격고...반항도..전..아 아이들에겐 마음 헤아려주고 그리 해야겠구나 혼내면 안되겠구나..싶습니다.

    근데 반전이..
    막내 아들 친구중에 부모가 다 마음 헤아려주고 그런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부모가 굉장히 잘해줍니다.
    제가 다시 태어나면 그아이로 태어나고 싶을정도로..
    그런데 그런 아이는 너무 배려해주니 자기 감정을 주체를 못하더이다.
    자기가 손씻을 차례인데 못씻음 폭발에 배려감도 주체를 못하던데요.엄마가 나를 씻겨줘야지...왜 재를 먼저..식이더군요.
    결론은 제가 보기엔 큰아이 반에 그런 스타일이있는데 것도 문제더군요.

    큰아이가 어려서 그렇지..오라했는데 먼저온 동생을 제끼고 씻는거 아닙니다.
    타일러야지요..아니라고..
    그런데 카트 던지고 들어간거는 혼내야하는 행동입니다.뭐 4살이란것이..맘에 걸리긴 하지만..님이 잘못한거 없는듯..

    저도 맘이 갈팡질팡입니다.막내 친구아이보니..

  • 7. ....
    '12.12.2 1:23 PM (112.159.xxx.4) - 삭제된댓글

    뭐랄까 애기들이 엄마머리위에서 놀려고 하지요 ?
    일단 큰아이에게 기회먼저(분명 너먼저 씻자 했으니까 )준거니까
    그냥 단호히 하세요
    전전 긍긍하면 더더 답은 안보입니다 스스로 생각해보고 안통한다?싶으면 그런 그런행동 반복 안하거든요

  • 8.
    '12.12.2 2:13 PM (222.117.xxx.172)

    큰 애가 그러는 건 오로지 단 하나의 이유 때문입니다.

    엄마에게 관심 받고 싶어서.

    엄마가 자기를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더 적극적으로 표현해 주세요.

    더 꼭 안아 주시고, 뽀뽀해 주시고, 장난 걸어 주시고 웃어 주세요.

    첫째가 한번 고집 부렸다고 원리원칙대로 둘째를 챙기시지 마시고,
    둘째 앞에서 첫째를 더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세요.


    님의 대처가 아쉬운 부분은, 큰 애가 다시 와서 동생을 밀었을 때,
    그 행동이 비록 잘못된 것일지라도, ..야, 엄마가 ..를 더 챙겨 줬음 하는구나?
    그래, 지금이라도 왔으니까 엄마랑 깨끗하게 씻자? 우리 이쁜 딸? 이런 식으로 반응 보여 주면서,
    둘째에게 잠깐만 기다리라고 다독거려 줬더라면, 큰 애가 고집 피우는 게 바로 끝났을 듯 합니다.

    대신, 둘 다 씻은 후에는 큰 애에게 따로 반드시 아까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란 걸 가르쳐 주셔야겠죠.
    앞으로 또 그럴 때엔 그땐 엄마가 속상할 거라고 엄마의 입장을 전하시고요.


    두살 터울이라면 엄마와 두 아이 모두 힘들었을 것 같네요.

    특히나 큰 애가 둘째에게 느꼈을 질투심이나 상실감은 더욱 컸을테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겠지만, 아이가 고집 부린다 해서 무조건 혼부터 내지 마시고,
    그 마음을 헤아려서 말로 표현해 주세요.

    네가 이러저러한 마음 땜에 지금 속상한 모양이구나, 라는 말부터 먼저 건네시면
    고집 피우거나 반항하는 행동이 서서히 줄어들 거에요.

    네가 속상하거나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땐, 말로 설명해 주면 엄마가 네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을 거다 라고
    가르쳐 주시고, 말도 안 하고 저런 행동을 하는 건 옳지 않은 거라고 알려 주세요.

    마음은 살펴 주시되, 안 되는 건 안된다 분명히 말해 주시고 잘 설명해 주시면 될 거에요.


    잘 해 오신 듯 한데, 이 부분만 신경 쓰시면 더 좋을 듯 하네요.

  • 9. 윗님말씀동감이요..
    '12.12.2 3:48 PM (211.234.xxx.140)

    큰애는 엄마사랑을 받고싶은거지요...근데 둘째가 어릴땐 특히나 큰애는 아주 큰아이로 느껴져서 알아서 척척 내가 말하는대로 척척 해주길바라고..큰애는 그걸 약점잡고 말안듣기로 버티기.....암튼 아이가 그래도 씻으려온거에 대해선 오바해서 칭찬하시고 그래도 둘째가 씻고 있으니 잠깐 기다려주면 좋겠다하시고 기다려주면 더 오바 칭찬..역시 언니구나...이런 말 섞어가면서 해주시면 아이도 으쓱해져서더 말 잘듣게 되요.그러다 또 수틀리면 오히려 땡깡일때도 있지만요. ㅎㅎ그러나 물건을 던지거나 다른 사람몸에 화풀이를 하는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이야기하셔야해요.화가 난건 알겠지만 그래서는 안된다는걸 가르쳐야죠.말로 자꾸 표현하시고 말로 하게끔 시키셔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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