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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드라마가 세상을 내어 보일때 <민호와 현빈 사이에서>

쑥과 마눌 조회수 : 1,970
작성일 : 2012-11-28 02:20:37

오래전 배용준이 욘사마로 불리며 겨울 연가로 일본 아쥠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을때,
일본을 마이 알고, 일본에 마이 살았으며, 일본을 마이 공부한
58년 개띠 일본어 선생언니에게 물었더랬어요.
진짜루..진짜루..욘사마가 인기 있느냐고..왜냐고..

언니가 대답하시길.
진짜루..진짜루..좋아하니므니다.
일본아쥠들이 기억하는, 일본패망 전후의 일본 남자를 떠올리는 캐릭이라서.
남자들이 모두 말랑말랑하기만 해지기전에 그들.
다 알면서도 기다려 주고, 감싸주며, 그러면서도, 관계를 한결같이 리드해가는
그 남자다움에 대한 향수를 아련히 떠올리는 거 같다고..

그 많은 제작비를 어디다 잡솼는지.
허접한 구성과 편집, 그네언니 어휘만큼이나 반복되던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신의가 아쥠들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었던 건
민호의 알홈다운 눈빛만은 아니였으리라...(믿고 싶소)
어디에선가, 일본아쥠들이 맡았던 그 같은 브랜드의 향수에 우리도 홀린것이 아닌가...하는 생각.

그 상남자의 스멜에..
그래서, 신의를 달리고, 시티헌터를 달리고, 심지어 꽃남을 달렸지요.
늦게 배운 도둑질에, 누워서 보던 아이패드를 놓쳐서 이마에 떨어뜨리길 대여섯번.
아무리 외국생활한다케도,그동안 안보고 놓친 드라마가 도대체 몇개인게야.
촌금을 아낀 열티열마에, 섬머타임해지에 길어진 밤이 짧게만 느껴지게
드라마 고전을  파기 시작했지요.
꽃남을 끝나고, 삼순이로 갔다가..시크릿 가든으로 방점을 찍으면서.

잔디에서 삼순이까지 즐거이 내 달렸는데,
길라임에서...길라임에서...이젠 드라마도 재벌이 나온 드라마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닌,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인어공주스토리가 되었다는 사실에.. 헉 하고 말았지요.

이젠 우리의 신분차이는
김수현드라마의 잘 차려진 응접실과 잔디정원으로만으론 재벌묘사가 허접해졌듯이..
연못에, 끝없는 정원에, 수 없는 건물에, 자가용 비행기에..커지기만한 스케일만큼이나,
서로 왕래나 교환이나 결합이 불가능한 그런 스케일의 관계가 되었다는 것.
영혼이 바뀌는 천지개벽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걸어도,
그래도..그래도..용납이 안될 관계라는 거.


같은 현빈이 나온 오육년전 삼순이와 일년전 시크릿가든에서
나이 들수록 오히려 풋풋해지는 민호가, 느끼했던  삼사년 전 꽃남을 보면서
나의 동굴밖 세상은 어찌 변했던 것인지.

저녁만 없어진 삶이 아니라,
신데렐라는 전멸하고,
인어공주는 세컨드가 된거라는 루머에 시달리며,
장자연은 꽃남뿐 아니라, 어느 드라마 단역들에도 아직도 존재할 거라는 걸.

그려서, 난 안철수와 문재인이 박이 터지게 싸우길 바랬었어요.
단일화룰이 아니라,
왜 우리에겐 저녁이 없는 삶밖에 없으며,
왜 신데렐라는 전멸해서 계층간의 이동이 불가능해졌으며,
왜 이쁘고 재능있는 여자는 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비정규직으로만 몰려야하는지에 대해서.
이게 누구 탓이며, 이게 무신 제도며,어떻게 할꺼며, 얼로 가야 하는지로.

잔디에게 청혼하는 걸로 엔딩을 날리는 고딩민호보다,
마음에 들어온 여자에게 세컨드드립 치는 삼십대 동안 현빈이
빚줄이는 삶을 위해, 삼각김밥으로 저녁 때리는 청춘들에게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 드라마였냐는 거...


우리의 마르지 않는 드라마 샘물...재벌 드라마..
앞으로 우리 평민에게 놓인 일년, 이년, 삼,사년 후의 그 재벌 동화가
무서우면서도, 느므느므 기대되므니다.
부디,
신데렐라를 살려주시고,
인어공주는 정규직으로
서민에게는 가끔이나마 옛다 니들도 저녁이나 먹는 삶하라카믄,
내 삼각김밥을 까본 적도 없을 그대라도, 섬섬옥수 한표한표 까서 헌정할텐데.

IP : 72.219.xxx.3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28 5:00 AM (174.252.xxx.58)

    글을 아주 맛나게 쓰십니다.

  • 2. ..
    '12.11.28 7:50 AM (121.88.xxx.168)

    공감합니다. 어느 글에선가 우리나라에 신데렐라 드라마가 판을 치는건 신분상승이 안되는 경제구도라서라더군요. 문화코드나 트렌드 인기는 경제에서 오고 경제의 끝에 정치가 있어서 투표 잘해야지..그런다는..

  • 3. ㅇㅇ
    '12.11.28 11:04 AM (219.249.xxx.146)

    잼나게 잘쓰시네요~~

  • 4. ㅎㅎㅎ
    '12.11.28 1:01 PM (211.182.xxx.253)

    재밌게 잘 쓰셨네요~~
    저녁이 있는 삶은 손학규가 외치던 것 같아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얼핏 들엇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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