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신설된 고등학교의 1회 졸업생이었어요.
입학식이라고 가보니 운동장은 뻘밭이고, 학교 건물은 달랑 1층만 지어놓은 상태였어요.
그 뒤로 2학년 올라가면서 2층 짓고, 3학년 올라가면서 3층 짓고 그런 식이었죠;
체육시간마다 운동장 돌 고르기 뭐 이런 건 매주 행사였구요.
교사들도 딱 1학년들에 필요한 교사들만 왔고, 점점 더 충원되는 방식이었어요.
교사수가 적어서인지 담임도 1학년때랑 3학년 때 같은 담임을 만났죠.
그 담임 생각하면 정말로... 아, 이 사람을 찾았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이 사람은 고3 대입상담한답시고 불러서 모의고사랑 내신으로 따지면 제 성적에 충분히 갈 수 있는 대학, 학과에 절대 원서 못 써준다, 니 성적으로는 절대 안된다. 여기도 안된다, 저기도 안된다...단칼에 자르던 이상한 인간...
나중에 엄마가 오셔서 면담하시고 나선 원서 써주셨죠.. 알고보니 봉투 받은 것...
공부만 해도 힘들 고3때 이 인간한테 시달린 생각하면 정말 지금도 치가 떨려요...
제가 찾은 분은 고2때 담임선생님이셨는데, 영어 선생님이셨어요.
세련되거나 뭐 특출하신 분은 아니었지만, 저랑 동향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늘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담임 아닐 때도 복도에서 인사하면 정말 푸근한 미소로 받아 주시던 분이셨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성함으로 검색해보니 인근 지역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더라구요.
사진 보고 헉! 했어요. 왠지 별로 변하지 않으신 거 같은 그 모습~ ㅎㅎㅎ
다른 동창들 사이에선 어떤 인상이신지 몰라도 저에겐 언제 한번 꼭 인사하러 찾아뵙고 싶은 분이시죠.
편지로라도 언제 한번 인사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