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할아버지가 나쁜분은 아닌데 성격이 급하시고, 소리를 잘 지르시고, 의심이 많으셔서
가족들이 연중행사로 할아버지한테 상처를 받으면서 살았어요.
치매 이런건 아니구요. 그냥 원래부터 급한 성격이셨어요.
엄마 말씀에 의하면 돈을 먹고살만큼 벌어다 주셨는데 그냥 거기까지.
힘든 시댁식구들도 할머니 혼자 감당하게 하셔서 할머니는 지금 많이 아프시고 할아버지는 그냥 나몰라라...ㅜㅜ
당신께서도 그런 본인의 아버지의 모습을 그렇게 싫어하고 학을떼고 도망다니셨으면서 그 성격을 그대로 닮으셨어요.
일화를 풀어놓자면 말할 수 없이 많지만, 일단 그렇게 무서우시고 같이 밥먹을때도
이렇게해라 저렇게해라 잔소리가 심하시고 그래서 .... 한 식탁에 앉아도 할말도 없고 너무 어색하고....
그래서 밥은 차려드리지만 같이 밥먹는건 되도록이면 안하고 싶은데....
할아버지가 같이 먹자고 할때마다 죄송하기도 하고 죄책감도 느끼지만
정말 그럴수가 없어요. ㅜㅜ 진짜 식구들 전부 체해요.
할아버지랑 같이 밥만 먹으면 꼭 엄마는 언성을 붉히게 되거나 식탁이 좋게 시작해서 무서운 분위기로 끝나요.
반면 할아버지가 밖에서 드시면 다른 가족들은 거의 사이 좋은편이고 즐겁게 식사하고 웃으면서 끝나구요.
이런거 생각하면 휴..도저히 못먹겠다 싶지만
할아버지도 원하시는 것 같구.... 저도 사람이니까 죄송하다는 맘도 들지만
할아버지가 억지말씀하시고? 우기시고....??
예전에 본인 마음에 안든다고 제 어린 동생을 쇠파이프? 로 때리신적도 있거든요.
그때 정말 싫었어요. 아직 어린애였는데 너무너무 불쌍했고. 그럴때마다 솔직히 싫어지고 정나미가 떨어져요.
(심지어 별것도 아닌일로 한밤중에 누군가를 의심해서 경찰서에 신고까지 하시는 분임...ㅜㅜ)
다시 말하지만 치매나 노망 이런거 아녜요. 뇌검사도 자주 하시는데...
아무튼 진짜 난감해요.
처음에는 맞춰드리자 했는데 저런일이 반복되니까 노인분들은 역시 안바뀌시는구나 싶고..
그냥 할아버지랑 멀리하는게 상처 덜 받는 길이라는 걸 깨닫고 나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