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식습관 글 보고

rolrol 조회수 : 2,877
작성일 : 2012-11-24 18:36:45

대문에 걸린 밥을 차려 놓으면 바로 와서 먹지 않는 식습관에 분노하시는 글을 보니 찔리기도 하고 변명 아닌 변명을 좀 하고 싶어서요.

저는 매번 그러는 건 아닌데 차려 놓으면 바로 자리에 앉는 타입은 아닙니다.

나름 씹으면서 쩝쩝 소리도 안내고, 그렇다고 국물을 후룩거리지도 않고, 먹으면서 흘리지도 않고(거의), 뒤적거리는 것도 없고, 식탁에 손 올려놓는 것도 없고, 반찬 투정도 별로 없어서 나름 식습관은 잘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와서 먹지 않는 것도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안 좋은 습관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어머님께 죄송하고 반성도 합니다.

변명을 좀 하자면, 곰곰히 가끔 내가 왜 그랬나 생각해보니, 말 그대로 '배가 불러서'가 가장 큰 이유네요.;;;;

보통 끼니를 아침, 점심, 저녁 타임으로 먹게 되는데, 저는 어려서부터 식사가 좀 불규칙이었어요. 그게 배가 고프면 찾아서 먹는게 습관이 되다보니 점심때가 되어도 아직 배고픈 공복감이 없으면 바로 식탁에 앉기가 안되네요

그래서 식사가 차려지는 기미가 보이면 뭔가 더 일을 찾고 있는거죠. 부지런히 몸을 놀리다보면 좀 더 확실하게 공복감이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무의식 중에 식사시간이 하루 스케쥴을 조정하는 표시같은 것이 됐나봅니다. 그러니까, 할 일이 있는데 생각을 못했거나, 좀 귀찮아서 미루고 뒹굴거리다가 점심이 차려질 때가 되면, '아 점심때다! 오후 되기 전에 끝내야지 저녁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마음이 급해지는 거죠. 점심은 이미 차려진 거, 먹고 치우면 되니까, 이거부터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그제서야 듭니다.

돌이켜보니 이런 습관들이 차리는 입장에서는 정말 짜증하는 것이었겠다 싶어서 반성 많이 했습니다.

이런 습관 가진 가족 두셔서 스트레스 받았던 분들께 대신이나마 제가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거창한 고의가 숨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알아주세요.

전 항상 그랬던 습관은 아니라서 이제부터라도 작정하고 잘 고쳐보겠습니다.

IP : 59.29.xxx.17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24 6:38 PM (121.136.xxx.28)

    직접 어머니꼐 말씀드리면 더 좋을듯합니다.^^
    82에 변명하실 필요는 없잖아요!
    엄마 보시면 기뻐하실듯.

  • 2. rolrol
    '12.11.24 6:39 PM (59.29.xxx.170)

    .../네, 당장 오늘 저녁부터 살짝 말씀드리고 반찬 아부도 좀 하려고 해요. ㅎㅎㅎ 만드신 반찬 맛있다고 해드리면 눈에 띄게 좋아하시거든요 ㅎㅎ

  • 3. 어머니께서
    '12.11.24 6:44 PM (14.47.xxx.112)

    그래도 이해해 주셨나봐요
    지금까지....
    전 애들 밥 먹으라고 해서 안 나오면 밥 먹고 치워버려요...
    그래서 애들이 밥먹으라고 하면 바로 나와요

  • 4. ㅇㅇ
    '12.11.24 6:45 PM (110.13.xxx.195)

    직접 차려드시는 습관을 시작해보시면.

    밥상 여러번 차리는거 정말 보통일 아니거든요.
    찌게, 국, 조림, 구이...따뜻하게 먹어야 하는 요리들은 열을 가할 수록 맛이 없어져요.
    냉장고에서 나왔다가 들어가는 반찬들은 어떻구요?


    그냥 알아서 대충 챙겨 드시던지...맛 없는 음식 대충 드시는 분이면 괜찮겠네요.

  • 5. 원글
    '12.11.24 6:46 PM (59.29.xxx.170)

    어머니께서/어머님께서 직장생활을 오래 하셔서 주로 제가 알아서 차려 먹곤 했어요. 주말때 어머님이 차려주실 때 아마 종종 그랬던 것 같고, 퇴직하시고 차려주신 이후로도 종종 그랬었네요. 밖에 나가서는 외식이 되니까 제가 그런 줄 저도 잘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 6. ...
    '12.11.24 6:50 PM (119.194.xxx.177)

    지금부터 아시면 되지요~~
    저도 다른사람이 차려주는 밥 먹을적에는 언제든 먹으면 어때 식어서 먹으면 어때 심정이었는데
    제가 밥을 하니까 비로소 알겠더라구요...따뜻할때 먹어주는 것이 좋다는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7026 토절이 뭔지 아세요? 5 .... 2013/03/05 749
227025 울아빠는 말한마디면 다 됐는데 난 왜 안될까? 7 ... 2013/03/05 1,152
227024 상하이에서 카드 사용할때요 4 여행 2013/03/05 776
227023 고등입학식에 갔었는데 아이가 넘 작아보였어요 흑.... 11 속상녀 2013/03/05 2,175
227022 제 피부 뭐가 문제일까요? 4 호이 2013/03/05 995
227021 정상어학원 학급인원 질문이요 5 ... 2013/03/05 1,016
227020 퇴원하는데 실비서류 뭘 챙겨야죠? 3 .. 2013/03/05 732
227019 저는 100%현미밥이 좋고 아이는 흰쌀밥원하고 이럴경우 4 zz 2013/03/05 1,219
227018 [펌] 여친사이의 임신 -> 여친 부모님께 말한 분의 글 .. 4 빨리요리해줘.. 2013/03/05 1,864
227017 요즘 얼굴 눈빛이 이상해요 박준 2013/03/05 811
227016 부동산 수수료관련 문의 좀 드려요. 1 궁금 2013/03/05 475
227015 같은종교 신자끼리만 결혼해야하는 종교가 뭔가요 12 .. 2013/03/05 1,685
227014 미군범죄 또 유야무야?…“병원 핑계 전형적 시간끌기“ 비판 세우실 2013/03/05 268
227013 첫말이 안나오고 말이 부정확해서 무슨말인지 모르겠어요 4 6학년 2013/03/05 445
227012 노래 좀 찾아주세요... 2 알고 싶어요.. 2013/03/05 368
227011 중학교 입학식때 선서 하는 아이는 배치고사 1등인 아이인가요? 6 선서 2013/03/05 2,871
227010 영국 액센트를 쓰는 유아용 DVD 어디서 사면 좋을까요? 8 영어사람 2013/03/05 812
227009 드뎌 자가비 먹어봤네요. 7 몰래먹어요 2013/03/05 1,705
227008 부천 상동이나 중동 쪽에 고등학교는 주로 어디로 보내시나요? 3 경민맘 2013/03/05 2,535
227007 고로케집 대구 2013/03/05 604
227006 넘 걱정이에요 애가 기침이 너무 심해요 13 너무걱정 2013/03/05 1,654
227005 노트 2 쓰시는분 알람설정 스노피 2013/03/05 635
227004 아파트 전세 나갔는데, 수수료를 얼마나 줘야 할지... 3 부동산 2013/03/05 1,053
227003 문서 세단기 추천 1 ... 2013/03/05 916
227002 “영훈국제중, 돈받고 입학시켰다” 2 돈이 돈이 2013/03/05 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