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들딸 차별은 만국공통인가 봅니다

그냥... 조회수 : 2,217
작성일 : 2012-11-23 11:06:39

심플 라이프라는 홍콩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1961년생이라는데 아직도 돋보기 쓴 모습까지 멋있어 보이는 유덕화가 제작과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50대 영화제작자 로저(유덕화)는 가족들 다 이민 떠난 뒤

어린시절부터 집안일을 돌봐주던 늙은 가정부 아타오와 단둘이 홍콩의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타오가 중풍에 걸려 쓰러집니다. 혹시라도 유덕화에게 폐를 끼칠까 봐 아타오는

유덕화가 말리는 것도 뿌리치고 스스로 요양병원에 들어갑니다(홍콩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병원이

집 근처 번화가에 있더군요. 시설은 열악합니다). 영화는 주로 그 두 사람 위주로 흘러가지만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요양병원에 있는 한 할머니와 딸의 이야기였습니다.

 

할머니는 남편이 죽자 유산을 전부 사랑하는 아들에게 물려주는데 아들은 유산만 챙기고는 아내와 자식을 데리고

중국으로 가버립니다. 혼자 남은 할머니는 어쩔수없이 요양병원에 들어가고 병원비는 딸과 아들이 반씩 부담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아들은 처음 몇 번만 돈을 내다가 어느 날 연락을 아예 끊어버립니다.

딸은 요양병원에 찾아와 사람들이 다 보는 데서 엄마에게 소리칩니다. 재산은 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몰아줬는데 왜 병원비는 자기 혼자 부담해야 되느냐고... 어릴 때부터 차별만 받고 자랐는데 왜 내가 엄마를 책임져야 되냐고..

자존심이 상한 할머니는 입을 굳게 다물고 앞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얼마 후 새해를 앞두고 같이 명절을 보내기 위해 딸이 엄마를 데리러오지만 엄마는 아들이 올 거라며 딸을 따라가지 않고 버팁니다. 속상해하는 딸을 보면서 아타오가 할머니를 설득하지요. 딸이라도 있으니 나보다 낫지 않냐, 그냥 따라가라고..

할머니는 그 말에 마음이 풀렸는지 슬며시 딸을 따라 나섭니다.

어느 날 할머니가 화장실에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 세상을 뜨자 딸이 요양병원에서 할머니의 짐을 챙기며 계속 소리내어 우는 장면을 끝으로 그 모녀의 이야기가 끝납니다.

 

저는 그 딸에게서 82 회원들의 모습을 봤습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었죠.

친정엄마에 대한 사랑과 증오심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얘기도 최근 들어 점점 많이 보이고요. 저 역시 왠지 남 얘기 같지 않아서 영화를 보고 난 지금까지도 여운이 남습니다.  

IP : 119.64.xxx.18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래
    '12.11.23 11:22 AM (122.153.xxx.162)

    줌국도 아들선호 끔찍한 나라잖아요.....우리나란 딸을 팔아먹기까진 안하지만 중국은 흉년이나 노름빛 값으려고 딸은 서슴치 않고 팔아치우는 나라인데요 뭘...

    여기보면 중국여자들 요리 안한다 집안일 안한다 하지만...
    [멋진추락]이라는 소설에 보면...
    며느리가 자기한테 잘 안한다고 며느리 다니는 회사앞에가서 라는 플래카드들고 서있겠다는 구절도 나와요.
    참다못한 며느리가 남편회사를 그만두게하고 자기가 취직해서 돈을 벌어오게 일을 꾸미고........시어머니가 풀죽어서 급 꼬리내리고..........고향으로 돌아가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06811 북한에서 만든 글씨 '광명체' 폰트 논란? 3 이계덕/촛불.. 2013/01/13 1,552
206810 카카오톡 친구찾기 1 궁금해요~ 2013/01/13 4,209
206809 피부나이 21세 비결 털어놓아요 185 일요일 2013/01/13 21,383
206808 '버스 한 대'라는 책이나 글이 있나요? 문의 2013/01/13 341
206807 한국영화 극장에서 보는거 14 2013/01/13 1,489
206806 가난 극복이요? 구멍이 없어야 가능하죠. 45 아야야 2013/01/13 13,629
206805 아이들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 스크랩어찌하시나요 2 스크랩 2013/01/13 1,032
206804 서울 시내버스서 술·성인용품 광고 퇴출 2 참맛 2013/01/13 552
206803 월요일에 광화문 밑에 전시관 문 여나요??? 낼 뭐할까 2013/01/13 329
206802 미국에서도 한국 할머니들은 호구조사하세요.. 11 어디가나 똑.. 2013/01/13 2,985
206801 밀가루풀을 쓴 후 머리카락이 나셨대요.. 8 유후 2013/01/13 5,896
206800 초등딸이 방광염인것 같은데 응급실가야죠? 8 염증 2013/01/13 2,011
206799 가까운거리는 버스가 나을까요 승용차가 나을까요? 4 2013/01/13 748
206798 “충격 ‘고로케’ 기사, 다음에선 안 건다” 1 샬랄라 2013/01/13 2,520
206797 순풍 산부인과 레전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아놔 2013/01/13 2,253
206796 연어회가 남았는데 처치방법있나요?? 3 연어회 2013/01/13 1,676
206795 애셋 다 어디갔어요 10 애셋?? 2013/01/13 2,971
206794 노량진시장에 킹크랩 추천해주실 곳이 있으신가요? 1 2013/01/13 914
206793 통돌이13년 쓰다가 처음으로 드럼사용하는데 영~~ 적응이 안되.. 3 민들레 2013/01/13 1,687
206792 치즈케익 질문이요~ 1 실패기 2013/01/13 970
206791 빨래건조대...질문올렸던 사람입니다. 3 초보엄마 2013/01/13 1,316
206790 반죽기가 너무너무 갖고싶네요. 12 ㅎㅎ.. 2013/01/13 3,910
206789 문풍지와 커튼 효과 대단하네요 6 ㅇㅇ 2013/01/13 2,767
206788 시어버터의 재생력과 발모효과 14 오오 2013/01/13 7,641
206787 선관위 "박근혜표에 문재인표 포함 불량개표기 사용됐다.. 8 이계덕/촛불.. 2013/01/13 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