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쯤되면 우리 남편은 너무 센치해져요
남편이 가을을 탄다거나 그러진 않는데
겨울막바지 이맘쯤되면 과거 크리스마스때 애틋함이나
연말의 아쉬움, 지금은 느낄수없는 그런 감정들에 관해 얘기를 하곤 해요
크리스마스나 새해에 2번 카드 주고받았던 거
지금은 없지만 버스정류장마다 있던 레코드가게, 거기서 나온던 캐롤 그런 얘기들이요
특히 눈쌓인 어느 외국의 마을 풍경이나 교회의 불빛들 (한밤중의 그런 외국 그림들 왜 있잖아요)
그런걸 좋아하구 이맘때 가끔 듣는 음악도 약간 서글픈듯한 캐롤 (전 신나는 것만 좋아하는데 -_-@)
어제는 스누피(?) 크리스마스 환상인가 머 그런거 보드라고요 (영어판으로 된거)
그에 비해서 전 좀 둔녀과거든요 ㅠ.ㅜ (봐도 그저그래요)
아니 이전엔 저 역시도 굉장히 감수성이 (개콘감수성말고)
엄청났는데 지금은 나이들고 잘 모르겠어요 그런 애틋함을 알긴 아는데
남편이 말하던 길거리에서 호롱불 켜놓고 팔던 카드묶음들 다 기억하고 그러는데
나도 사람인데 근데
이상하게 그 분위기에 수준에 응대를 제대로 못하겠어요 (수준이 탄로날까봐)
한번은 남편이 오진유닐의 밤으로의 긴여로라는 책을 원서로 읽으면서
눈물 흘리는것도 봤어요 아 진짜 슬프다면서
근데 전 학교영어도 못하진 않았는데 그걸 읽을수준이 안되요 (읽자면 읽는데 감성으로는 못느끼는 외국어단계?)
하여튼 그래요
한두번은 공감도 그럭저럭 해주긴하는데
왠지 내 무식이 드러날까 싶기도 하고 몸이 맘을 못따라가는거 같아요
그렇다고 항상 울고불고 하는 그런 감수성만 가진 사람은 아니고요
남자가 맨날 그러면 그건 청승이죠
왠만한 슬픈거는 뭐 눈깜짝도 안하는 그런 사람인데 (8월의 클스마스나 러브레터는 수작이라고 하더라구요)
전 러브레터는 살짝 지루 ~~~
남편의 저런면이 한편으론 맘에 들었기도 했는데
정작 저는 소녀의 감성이나 센스는 다 사라진듯 ,,,,,
그저 소곱창이나 먹으러 가자하구 에궁
살짝 내가 지적인 면에서 처진다는 생각도 들고
다른 여자들 같으면 참 그럴듯한 대화를 나눌텐데
그렇다고 수준맞추겠다고 영문학을 전공할수도 없구
울 남편은 대학을 두번 나왔거든요 두번째가 영문학과
남편이 이과지만 외국어를 잘해요 (은하철도 999도 자막없이도 다 봐요 그건 저도 알긴 알겠더만 대충)
제가 너무 레베루 떨어지는건가요?
다른 집은 다 반대던데 남편이랑 감성이 안통한다구
근데 우리집은 저만 이래요 애들도 아빠랑 말이 더 통하는 것 같구
아 자존심 상해